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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12-19 15:53:07
  • 수정 2024-12-19 17:5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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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재료연구원이 발행한 ‘소재기술백서’는 해당분야 전문가가 참여해 소재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국내 유일의 소재기술백서다. 지난 2009년부터 시작해 총 13번째 발간된 이번 백서의 주제는 ‘극한환경 소재’다. 우주·항공, 에너지, 탄소중립 등 미래 유망분야의 극한환경(초고온, 극저온, 초고압, 고부식 등)에서 사용하는 극한소재에 대한 수요와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극한소재는 대다수 수출통제품목으로, 소수의 국가 및 기업이 독점하는 상황이라 국가 간 경제보복, 패권경쟁의 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소재기술백서 2021은 소재연구 분야의 새로운 혁신을 가져다 줄 ‘극한환경 소재기술’을 주제로 초고온 환경용 소재, 극저온 환경용 소재, 특정극한 환경용 소재와 관련된 기술동향을 분석했다. 이에 본지는 재료연구원과 공동기획으로 ‘소재기술백서 2021’를 연재한다.



고자기장 발생기술, 산업 광범위 응용가능·핵심기술확보 필요


국내 2세대 고온초전도선 연구 준비, 초고자기장 발생 전자석 개발 특화

해외 선진국, 국립 고자기장 연구소 중심·응용분야로 기술 파급



■초고자기장 소재기술


2. 연구개발 동향


2.1 초고자기장용 2세대 고온초전도선 개발


1) 국내 동향


2세대 고온초전도선 개발은 ‘01년부터 10년간 진행된 21세기 프런티어연구개발사업인 차세대초전도응용기술 개발사업에서 본격화했다. 초창기에는 다양한 기판, 완충층, 초전도층 제조 공정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다가 서서히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금속기판은 하스텔로이(HASTELLOY)나 스테인리스를 사용하게 됐다.


완충층의 경우 이온빔 보조 증착법을 이용한 이축 배향 마그네시아층을 포함한 다층구조이며, 초전도층은 동시증발법을 이용하여 국내 고유의 증착 방법을 개발해 현재 사용되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의 경우 ㈜서남과 함께 2세대 고온초전도선을 개발해 왔으며 ‘11년 세계 최고 통전전류 특성(1,500A/cm)을 지닌 고온초전도선을 개발했다. 최근 2세대 고온초전도선을 응용기기에 적용하는 데에 필요한 대용량 도체 개발을 위해 다층선재 제조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기술 안정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한, 2세대 고온초전도선을 이용해 ㈜수퍼제닉스(SuperGenics)와 공동으로 가속기용 고온초전도 4극 자석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였다. 최근에는 서울대학교, ㈜수퍼제닉스와 함께 “범부처 의료기기”개발사업의 일환으로 2세대 고온초전도선을 이용한 초고자기장 MRI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남의 경우 세계 최고 성능의 이온빔 보조 증착법과 동시증발법을 자체 개발하였다. 이를 이용해 세계 최고 속도(360m/h)로 2세대 고온초전도선을 생산하고 있으며, 통전 성능 또한 세계적 수준이다. 2세대 고온초전도선을 전 세계에 판매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시장 요구를 반영한 연구개발을 통해 성능과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 중이다.


더불어 수요처별 다양한 요구사항을 반영해 제품을 적기에 생산 및 공급함으로써 국외 고온초전도선 제조기업과의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다. 국내외 초전도 케이블의 상용화 프로젝트들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초전도 케이블에 가장 적합한 2세대 고온초전도선을 생산하는 업체로서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이다.


아울러 2‘5년 MIT와 함께 당시 고온 초전도선을 이용한 세계 최고 자기장인 26.4테슬라 전자석을 만들기도 했다. ‘17년에는 서울대학교와 공동으로 기초과학연구원(IBS)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CAPP)에 자기장 18테슬라, 내경 70mm급의 세계 최초 고온 초전도 자석을 납품했고, 이는 고자기장 고온 초전도 자석의 세계 최초 상업적 판매 실적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범부처 의료기기” 개발사업에서 초고자기장 MRI 개발사업에 들어가는 2세대 고온초전도선을 공급하고 있다.



▲ <그림1>다층고온초전도선 및 통전전류 특성



기초과학연구원(IBS)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CAPP)에 자기장 18테슬라, 내경70mm급의 세계 최초 고온 초전도 자석을 납품했고, 이는 고자기장 고온 초전도 자석의 세계 최초 상업적 판매 실적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범부처 의료기기 개발사업에서 초고자기장 MRI 개발사업에 들어가는 2세대 고온초전도선을 공급하고 있다.



▲ <그림2>㈜서남의 고온초전도 동시증착장치 개략도(左) 및 고온초전도선재의 통전전류 특성(右)



안동대학교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고온초전도선의 기계적 특성평가 기술을 개발했으며, 현재 다양한 초전도선 및 응용기기 개발자와 함께 고온초전도선 특성평가에 대한 표준화 및 데이터베이스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한, 최근 고온초전도선의 초음파접합기술도 개발하여 ㈜서남과 함께 상용화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다.


‘22년부터 국내 관련 연구기관들이 모여 초고자기장 발생 전자석 개발에 특화된 새로운 2세대 고온초전도선 개발 연구를 진행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주요한 연구개발 방향으로는 초전도선의 길이 방향 균일성(통전전류, 두께 및 폭, 기계적 강도) 향상기술 개발, 자기장중 통전전류 특성 향상기술 개발, 고속 대량생산을 위한 기초 기반기술 개발, 전기-기계적 특성 평가기술 및 경량 초전도 선재 개발 등이 있다.


2.2 2세대 고온초전도선의 고자기장 응용기술개발


1) 국내외 기술 동향


자기장은 전기장과 더불어 ‘전자기학’을 완성하는 핵심요소로서, 현대 문명을 지탱하는 거대한 기둥 중의 하나이다. 다양한 과학기술 관련 연구 분야부터 광범위한 산업 응용 분야까지 매우 폭넓은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현대인의 일상생활에서 자기장을 이용하지 않고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다고 감히 단언할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자기장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고자기장(보다 높은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연구시설을 설립하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시설들이 ‘국립 고자기장 연구소’의 설립으로 이어졌다.


해외 선진국들은 국립 고자기장 연구소를 중심으로 다양한 응용분야로 고자기장 기술이 파급되는 중이다. 해외 고자기장 연구소로는 미국의 국립고자기장연구소(National High Magnetic Field Laboratory, NHMFL), 유럽의 독일 드레스덴 고자기장 연구소(The Hochfeld-Magnetlabor Dresden, HLD), 프랑스 국립고자기장연구소(The Laboratoire National des Champs Magnetiques Intenses in Grenoble and Toulouse, LNCMI), 네덜란드의 고자기장연구소(The High Field Magnet Laboratory in Nijmegen, HFML) 등이 있으나, 국내의 경우 아직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고자기장 관련 주요 시설이 전무한 상황이다.



▲ <그림 3> 주요 선진국의 고자기장 연구소 현황



고자기장 기술은 바이오, 의료, 에너지, 전력, 수송, 환경, 국방 등 매우 광범위한 분야에서 활용이 되고 있으므로 제조업에서의 중요성도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더욱 높은 자기장을 통해 더욱 정밀한 암 진단이 가능하고, 청정 에너지원(신재생, 핵융합 등) 개발의 핵심기술로 활용되며, 효율적인 전력 시스템 구축, 하늘을 나는 자동차와 같은 전기추진 시스템 등에도 널리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 <그림4>한승용, 고온초전도 기술 동향 발표, 서울대학교 전력연구소(2021. 06)



우리나라는 이미 대전력 전송을 위한 고온초전도 전력 케이블의 상용화를 세계 최초로 달성한 나라이다. ㈜LS 전선을 중심으로 자체 개발한 고온초전도 전력 케이블이 ‘19년 신갈 변전소흥덕 변전소 사이 약 1km 구간에 설치되어 현재까지도 상업 운전 중이다.



▲ <그림5>초전도 케이블(左) 및 LS전선 개발 연혁(자료: 세계 최초 초전도 케이블 상용화, 머니투데이, 2019.11)



고자기장을 발생시키는 데는 다양한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대략 2테슬라 미만의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경우 전통적으로 영구자석이나 상전도 구리 전자석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며, 더 높은 자기장의 경우에는 초전도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특히 1986년 세상에 첫선을 보인 고온초전도체는 기존의 저온초전도 방식에 비해 보다 높은 자기장을 보다 높은 운전 온도(따라서 보다 저렴한 운전비용)에서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여 세계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초전도 특성을 잃어버리는 ‘퀜치(Quench)’ 사고 시, 고온초전도 자석을 보호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 최근까지도 응용분야가 매우 제한적이었다. ‘10년 MIT에서 처음 제안된 無절연 고온 초전도 권선법(No-insulation High Temperature Superconductor Winding Technique)은 초전도 코일 내부에 전기 절연을 의도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코일을 권선하는 방식으로, 코일 내부에서 퀜치가 발생하는 경우 사고 전류가 자동적으로 주변의 ’건강한‘ 영역으로 우회돼 코일이 타는 현상을 방지하게 된다.


이러한 무절연 기법의 전류 분배(Current Sharing) 현상은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실험 및 해석을 통해 검증됐으며, 고온 초전도 코일 보호 기법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으로 평가되어 고온 초전도 자석 상용화에 가장 큰 걸림돌 중의 하나였던 초전도 코일 보호에 실질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서울대학교는 미국 국립고자기장 연구소(National High Magnetic Field Laboratory, NHMFL)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무절연 고온 초전도 인서트 코일을 이용, 45.5T의 직류 자기장 세계 최고 기록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고, 관련 논문이 ‘19년 6월 Nature지 본지에 게재됐다.


기존(‘00년) 세계 기록(44.8T)을 가지고 있던 자석(총 중량 35톤) 대비 50배 이상의 에너지 밀도로 설계 및 제작돼 자석의 크기와 무게를 100분의1 이하로 줄이는 초소형화를 가능하게 해 고자기장 발생 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게재 당시 Nature지 홈페이지 메인에 소개됐으며, ’19년 12월 영국 물리학회(Institute of Physics) 산하 Physics World에서 주관한 ‘Top 10 Breakthroughs for 2019’에 선정됐다.


▲ <그림6>45.5T 직류자기장 세계 최고 기록을 달성한 무절연 고온 초전도 인서트 자석(출처: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학부뉴스(20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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