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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6-17 10: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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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재료연구원이 발행한 ‘소재기술백서’는 해당분야 전문가가 참여해 소재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국내 유일의 소재기술백서다. 지난 2009년부터 시작해 총 13번째 발간된 이번 백서의 주제는 ‘극한환경 소재’다. 우주·항공, 에너지, 탄소중립 등 미래 유망분야의 극한환경(초고온, 극저온, 초고압, 고부식 등)에서 사용하는 극한소재에 대한 수요와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극한소재는 대다수 수출통제품목으로, 소수의 국가 및 기업이 독점하는 상황이라 국가 간 경제보복, 패권경쟁의 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소재기술백서 2021은 소재연구 분야의 새로운 혁신을 가져다 줄 ‘극한환경 소재기술’을 주제로 초고온 환경용 소재, 극저온 환경용 소재, 특정극한 환경용 소재와 관련된 기술동향을 분석했다. 이에 본지는 재료연구원과 공동기획으로 ‘소재기술백서 2021’를 연재한다.





액체수소 극저온 소재, 신뢰성 향상·저비용·표준화 등 전체 개발 필요





동 및 비철합금·고엔트로피, 액체수소 저장용·부품용 소재 활용

美·日·中 등 특수합금 및 수소 취성 등 소재부품 관련 연구 활발






■액체수소 저장을 위한 극저온용 특수합금 소재기술


2. 연구개발 동향


(4) 동(Cu) 합금


동(Cu)은 FCC 결정구조를 갖는 금속이기 때문에 액체헬륨급의 극저온 온도까지도 연성-취성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충분한 물성 데이터가 일반에 알려져 있진 않음). 또한 Cu 내 수소 용해도가 약 10-2ppm 수준으로 극히 낮고 수소화합물(hydride)의 생성도 보고된 바가 없다. 따라서 동 합금 내에 과도한 수소가 침입할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일부 수소 가스를 이용한 수소 장입 조건에서 수소 버블(bubble) 및 기공(void)의 생성으로 인한 연신율 감소가 보고된 바 있다.


현재까지 극저온용 Cu 합금으로는 무산소동, 베릴륨-구리(Be-Cu) 합금 등이 주로 고려되고 있으나, 이 역시 액체수소 수준의 극저온에 대해서는 소재 물성 데이터가 크게 부족할 뿐 아니라 수소취성에 대한 연구도 아직은 일관적이지 못하다. 또한 Cu 합금은 Al 합금보다 높은 열전도도와 비교적 높은 열팽창계수 등의 특성을 갖고 있어 열물리적 특성 및 피로 물성 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며, 낮은 강도와 높은 밀도가 약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약점으로 인해 Cu 합금은 액체수소 저장용 탱크 소재보다는 극저온 초탄성 등의 특성을 활용한 부가적인 부품용 소재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5) 고엔트로피 합금


FCC 결정구조를 갖는 고엔트로피 합금은 극저온에서도 높은 강도와 우수한 연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고엔트로피 합금인 칸토(Cantor) 합금의 경우 극저온에서 강도뿐 아니라 연성도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그림 1>에 극저온에서 우수한 파괴 인성을 나타내는 몇몇 고엔트로피 합금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림 2>에는 타 극저온용 합금에 비해 강도와 연성이 가장 조화를 이루는 고엔트로피 합금의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 <그림 1> 고엔트로피 합금의 우수한 극저온 파괴 인성




▲ <그림 2> 고엔트로피 합금의 강도-연성 조합



고엔트로피 합금은 극저온에서 높은 파괴 인성 및 우수한 강도-연성 조합 특성에 더불어, 우수한 수소 취성 저항성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 3>은 대표적인 고엔트로피 합금인 Cantor 합금의 수소 취성 특성을 보여주는데, 노치(notch) 환경에서도 수소 취성에 의한 파단 응력 감소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수소로 인한 연성 감소가 316L 합금보다 더 적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 <그림 3> 고엔트로피합금의 우수한 수소취성 저항성



비록 고엔트로피 합금은 소재에 대한 연구 역사는 길지 않고 개선하거나 평가해야 할 특성들이 많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우수한 극저온 물성과 내수소 취화 특성으로 인해 액체수소 저장을 위한 극저온용 소재로 관심을 받기에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중국,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도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한국재료연구원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6) 기타 비철합금


Al 합금, Cu 합금 외에 니켈(Ni) 합금, 타이타늄(Ti) 합금도 액체수소 저장을 위한 극저온용 소재로 고려되고 있다. Alloy 718 등 대표적인 Ni 합금의 경우 고온뿐 아니라 극저온에서도 높은 강도와 연성 등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열팽창 및 열전달이 비교적 낮기 때문에 극저온용 소재로 고려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253℃에 이르는 극저온에서의 물성이 부족한 실정이고, 특히 수소 취성에 약한 것으로 많이 보고되고 있어 액체수소 저장용 극저온 소재로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Ti 합금의 경우 극저온에서의 높은 비강도, 낮은 열전도도와 더불어 극저온에서도 상대적으로 연성 저하가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Ti-6Al-4V 및 Ti-5Al-2.5Sn ELI 등이 극저온용 합금으로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Ti 합금 역시 액체수소급의 극저온에 대한 물성 데이터가 부족하다. 또한 Ti의 경우 수소와의 친화력이 높아 수소 취성 특성을 주의 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


상용 순 타이타늄(CP-Ti)의 경우, 결정립이 미세하고 변형 속도가 낮은 경우 수소 취성에 대한 저항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노치가 있거나 낮은 온도 또는 변형 속도가 빠른 조건에서는 수소에 민감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러한 이유로 액체수소 저장을 위한 극저온용 소재로서 타이타늄은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 외에 열팽창계수가 극히 낮은 인바(INVAR) 합금도 극저온용 소재로 활용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일부 수소 취성 저항성이 보고되었으나 이에 대해서도 충분한 물성 데이터가 확보될 필요가 있다.



(7) 국내외 선도기관


액체수소급 극저온 환경용 특수합금의 경우 미국 에너지국(DOE) 산하 에이치맷(H-Mat, Hydrogen Materials Compatibility Consortium)에서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H-Mat은 수소와 소재간의 적합성(compatibility)에 대한 종합적인 선행 연구를 위해 구성되었는데, 샌디아 국립연구소(SNL, Sandia National Laboratory)와 퍼시픽 노스웨스트 국립연구소(PNNL, Pacific Northwest National Laboratory)가 주도하고, 오크리지 국립연구소(ORNL, Oak Ridge National Laboratory), 서배너강 국립연구소(SRNL, Savannah River National Laboratory), 아르곤 국립연구소(ANL, Argonne National Laboratory) 등이 참여하고 있다.


본 컨소시엄은 위에서 언급된 공식적인 참여기관 외에 산업계 및 학계가 모두 참여하고 있다. H-Mat 컨소시엄에서는 수소 관련 인프라 및 수소 저장 등에 사용되는 소재의 성능(performance)에 미치는 수소의 영향을 이해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소재의 신뢰성(reliability) 향상, 저비용 소재의 개발, 수소 관련 소재부품의 표준화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체적인 연구 분야는 <표 1>에 나타내었다.


일본은 물질·재료연구기구(NIMS)에서 액체수소재료연구센터(CLean, Cryogenic center for Liquid hydrogen and materials science)를 구축하여 관련 분야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CLean 센터에서는 수소 사회의 구현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 중에서도 액체수소를 더 싸고 안전하게 공급하기 위해 요구되는 소재 및 액화 관련 기술에 중점을 두고 있다.


현재는 주로 수소 액화 관련 기술과 수소 취성을 비롯한 소재-수소 반응 분야에 대한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액체수소의 안전한 저장 및 활용을 위해 필요한 소재의 신뢰성(reliability) 평가와 성능 향상과 관련된 기술 구축을 목표로 연구 기반을 구축 중에 있다. CLean 센터의 현재 및 미래 연구 분야는 <표 1>에 나타내었다.


중국에서도 중국과학원(CAS) 관할로 세계 최고수준의 극한소재 실험기반을 구축하여 극저온을 비롯한 다양한 극한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적극적인 정부 지원 하에서 우주 극저온 추진체 연구실, 북경과학기술대학교 등이 액체수소 저장을 비롯한 극저온용 특수합금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한국기계연구원, 부산대학교 등에서 액체수소 저장 플랜트 및 액체수소 선박 관련 기술 개발 등의 연구개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표 2). 다만 이들 사업은 대부분 액체수소를 저장 또는 활용하기 위한 전체 시스템 관점의 사업으로서 시스템을 구성하는 기초적인 소재부품에 대한 연구가 일부 포함되어 있으나, 액체수소 환경에 적합한 소재부품에 중점을 둔 대형 연구개발 사업은 전무한 상황이다. 즉 앞서 미국, 일본, 중국 등의 사례에서 언급한 사업과 유사한 소재부품 관점의 사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 수소 관련 소재부품 분야 해외 선도연구기관



▲ <표 2> 액체수소 관련 기술-국내 선도연구기관



2021년도에 정부에서는 65개 소재부품장비 미래선도품목 중 주력산업 고도화 분야 기계금속 부문에 ‘액체수소 저장 금속소재(내수소취화)’를 포함시켜 관련 분야에 대한 기술개발 지원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액체수소 관련 기술의 경우, 우주기술 개발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국내의 실정을 감안하여 기초적인 기반구축에서부터 최종 부품 제조 공정 기술 및 실용화까지 전주기적인 지원이 시급하지만, 현재로서는 소재부품 분야에서의 지원은 요원한 상황이며 우선순위에서도 다소 밀려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한국재료연구원에서는 소재부품 관점에서 액체수소 관련 기술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극한환경 소재기술 분야의 국내외 선도 연구기관 및 주요 연구내용은 다음 <표 1>, <표 2>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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