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DED(고에너지적층) 방식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내구성이 우수하고 저렴한 수소연료전지 금속분리판을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김현길 박사팀이 개발한 ‘내부식물질 적층용 3D 프린팅 기술’을 더센텍㈜(대표 김경호)에 이전하는 기술실시계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매출액 2%를 경상기술료로 받는 조건이다.
더센텍㈜은 2021년 11월에 설립된 연구원 창업 기업이다. 3D 프린팅 기술을 기반으로 극한환경산업용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전받은 기술을 이용해 수소차 외 국방‧우주산업 분야까지 활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수소연료전지자동차는 차세대 친환경차로 꼽히지만 연료전지(Stack) 등 가격이 비싸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 간의 화학반응이 일어나, 전기와 물이 만들어지는 공간이기 때문에 연료전지를 둘러싼 분리판은 부식에 강한 소재여야 한다. 이에 현재 시판 중인 분리판들은 주로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티타늄 합금표면에 화학적으로 안정된 금, 백금 등을 코팅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싼 것이다.
이에 원자력연구원 김현길 박사팀은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부식에 대한 저항성이 높은 크롬알루미늄(CrAl)합금을 DED 방식 3D프린팅 기술을 적용해 코팅했다. 크롬 알루미늄은 금 가격의 2,000분의 1에 불과하며 서로 다른 금속 물질이 녹으면서 결합해 코팅 부위가 따로 떨어지지 않아 제작비용이 크게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연구원은 자체 개발한 3D프린터로 ‘수소연료전지용 금속 분리판’ 시제품 제작에도 성공했다. 단순 코팅에 그치지 않고, 오목볼록한 모양의 유로까지 한꺼번에 새겨 제조 효율성을 높였다. 유로는 분리판 표면에 배열된 엠보싱 형태의 돌기다. 연료전지 내 수소와 산소 간의 반응효율을 높여준다.
원자력연구원은 지난 2017년 ‘3D 레이저 프린팅용 분말 공급 노즐 및 장치 기술’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3D 프린팅 관련 기술을 총 4회 이전한 바 있다.
김현길 핵연료안전연구부장은 “이번 성과는 원자력연구원이 보유한 3D 프린팅 기술이 비원자력 분야에도 활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앞으로 다른 산업과의 스핀오프(Spin-off)가 활발히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융복합 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이뤄졌으며, 올해 1월 국내에서 특허등록을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