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2020년 코로나19의 대유행과 경제위기에도 오히려 이익이 증대하고 시가총액을 불리는 등 성장을 거듭하며 미국 경제의 회복을 주도하고 있어 이러한 투자 패턴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해야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GAFAM(구글(알파벳),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으로 알려진 미국의 5대 빅테크 기업의 2021년 1분기 순이익은 2020년 동분기 대비 44~220%까지 증가했고, 2021년 1월 기준으로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약 7조2,000억 달러에 이른다.
빅테크 기업들은 새로운 사업영역을 확보하고 고객 행동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획득하기 위한 수단으로 투자 및 M&A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최근 Crunchbase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GAFAM은 기록적인 수준으로 투자를 늘리면서 2020년에만 총 124억 달러의 담보 지분을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전체 투자시장의 무려 3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구글은 빅테크 기업들 중에서도 가장 활발한 투자 활동을 전개했다. 특히 헬스케어부문 투자가 눈에 띄었다. 알파벳은 Verily Life Science와 Tempus Labs에 각각 7억 달러, 4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2020년 한해 구글로부터 단일 규모로는 가장 많은 투자금액을 받은 기업은 인도 최고의 통신 네트워크 기업 Jio였다. 구글은 Jio의 7.73% 지분에 45억3000만 달러를 투자했고, 이번 거래의 일환으로 구글은 Jio 플랫폼과 함께 향후 인도에서 사용될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 운영체제를 개발하는데 협력하기로 했다.
아마존은 인도 시장을 주목한 투자 활동을 전개했다. 아마존의 CEO인 제프 베조스는 인도를 주요 성장 시장이라고 말하며 인도에 대하여 대규모 투자를 진행할 것임을 공연하게 밝힌바 있어 인도에 대한 투자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한해 아마존으로부터 단일 규모로 가장 많은 투자금액을 받은 기업은 전기자동차 개발 스타트업인 Rivian이었다. 아마존은 2040년까지 아마존 전체에서 완전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는 ‘The Climate Pledge’의 일환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자연을 보존하는데 도움이 되는 기술 및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2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해당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Rivian을 비롯해 Pachama, Turntide Technologies, CarbonCure Technologies와 같이 저탄소 경제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0년 1월 기후 위기에 초점을 맞춰 2030년까지 탄소 네거티브, 즉 자사가 배출하는 것보다 더 많은 탄소를 환경에서 제거하겠다는 계획을 공표했다. 해당 계획의 일환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솔루션을 보유한 Climeworks에 투자하는 것은 물론 Climeworks의 기술을 사용해 자사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제거할 예정이다.
페이스북과 애플은 다른 빅테크 기업들과 대비해 볼 때 상대적으로 투자대상기업 수와 투자규모는 작았다. 페이스북은 애듀테크 스타트업인 Unacademy와 모듈식 건설회사인 Factory OS에 투자했다. 애플은 지난해 투자보다는 M&A활동이 두드러졌으며, 최근 음반 유통 플랫폼 UnitedMasters의 시리즈 B 펀딩 라운드에서 5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상기 GAFAM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의 최근 투자 동향을 살펴보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인도 기업에 대한 투자, 미래 자동차(전기자동차, 자율주행자동차, 스마트 모빌리티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 클라우드·소프트웨어와 같은 기업의 생산성과 관련한 투자, 저탄소 경제에 대한 투자가 주류를 차지했음을 알 수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K사에서 근무하는 애널리스트 M씨는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빅테크 기업들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시장에 베팅한다. 따라서 글로벌 기업들의 자금이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 투자 패턴을 보면 향후 어떤 비즈니스가 유망한지 여부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업계에서 최근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는 분야는 소프트웨어·전자결제·전자상거래·헬스케어 등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