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 스마트카, 바이오 의료 등 미래 신성장동력 육성 및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인 경량소재의 미래와 우리나라 경쟁력을 진단하고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자원이 부족한 탓에 타이타늄, 마그네슘, 알루미늄 등 경량소재 원자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나 세계적인 ICT, 자동차 등 수요처가 있고 가공산업이 발전해 있어 정부와 기업이 관심을 가지고 생태계를 구축하면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다는 진단이다.
서울대 신소재공동연구소, 한국마그네슘기술연구조합, 3D프린팅연구조합 공동주관으로 8일 재료연구소에서 ‘친환경 경량소재 심포지움’이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최근 국가전략과제로 선정돼 내년부터 7년간 추진되는 타이타늄, 마그네슘, 알루미늄 등 경량소재의 주요 시장 및 기술 이슈와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 자리다.
이에 △타이타늄 합금의 기술적 이슈와 사업화 전략(재료연구소 홍재근 박사) △자동차 경량화를 위한 경량금속 제조공정 개발동향(자동차부품연구원 유용문 박사) △경량비철금속을 활용한 무기체계 개발과 응용사례(국방과학연구소 박태원 박사) △마그네슘 판재의 기술적 이슈와 소재 성형 개발 전략(포스코 김재중 박사) △수송장비 경량화와 안전을 위한 내식 난연 마그네슘 합금의 응용기술(재료연구소 유봉선 박사) △비철금속 소재의 뿌리산업 기술동향과 전망(한국생산기술연구원 조인성 박사) △적층제조기술을 통한 경량화 기술 동향 및 전망(마그네슘기술연구조합 강민철 박사) 등이 주제발표 됐다.
고비강도, 내식성, 생체적합성 등이 뛰어난 타이타늄은 항공우주, 열교환기, 군수용, 자동차 부품, 의료 등에 널리 적용되고 있는 소재다. 스테인리스 대비 비강도가 2배에 달하기 때문에 그만큼 소재를 덜 쓸 수 있어 경량화가 가능하다. 그러나 스펀지, 잉곳을 만들고 시트, 롤링 등 중간재를 가공하는데 있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열간공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타이타늄산업에서의 주요 이슈는 저가격 공정과 고성능화다. 특히 우리나라는 타이타늄 중간재를 연간 4천톤 사용하는 세계 3위 국가이지만 타이타늄 스펀지를 전량수입하고 있으며 합금은 생산하지 못하는 등 생태계 연결고리가 끊어져 있다.
홍재근 재료연구소 박사는 “항공 및 군사분야에서 타이타늄 사용량이 연평균 5% 이상 성장하고 있고 중국, 미국, 러시아 등은 타이타늄 중간재를 항공우주분야에 주로 사용하면서 수요가 점차 늘어가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부품, 완제품 등 하공정분야에서 연구역량 및 경쟁력은 있으나 원료, 중간재 등 상공정 분야는 취약한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산업변화 추세가 극한환경 및 융복합 신소재 요구하고 있으며 미래 유망산업인 항공, 바이오산업을 선점하려면 제련과정에서 저비용 고회수 기술 개발. 타이타늄 스크랩 재활용 기술 및 제조기반 마련, 가격경쟁력 가지는 대형주조재 및 대형 단조재 개발 등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자동차 산업의 미래 화두는 에너지 소비 최적화와 CO2 배출 감소다. 이에 자동차 경량화를 위해 부품을 마그네슘, 알루미늄 등 경량소재로 대체하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마그네슘은 지구상에서 구조재료로는 가장 가벼운 소재로 일찍이 1930년대부터 폭스바겐의 비틀 자동차에 20kg이나 적용됐으며 세계대전 기간에는 항공기 엔진 부품 등에 사용되는 등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후로 마그네슘은 대체 소재에 자리를 내주며 침체기에 접어들었는데 현재 현대자동차에 들어가는 마그네슘 소재부품양은 3kg에 남짓할 정도다.
이는 마그네슘이 가지고 있는 발화문제, 비싼 가격, 부식성 등 단점이 극복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마그네슘의 부식성은 관련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이었는데 다른 금속과 달리 합금화하면 오히려 부식이 가속화됐고 이에 별도의 코팅작업을 통해 이를 극복해 왔다.
재료연구소 유봉선 박사는 마그네슘에 칼슘(Ca)과 이트륨(Y)을 소량 첨가해 알루미늄을 능가하는 고내식, 고난연 마그네슘 합금을 개발했다. ‘SEN 합금’이라 명명된 이 합금은 국내 마그네슘 기업인 KMI에 기술 이전돼 상용화 중이다. 유봉선 재료연구소 박사는 “마그네슘의 단점이 극복됨에 따라 자동차 이너 도어, 기차내 의자, 항공기 의자, 통신용 중계기 등 적용처가 널리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포르쉐 지붕용으로 마그네슘 판재를 적용해 화제가 됐으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1,200∼1,500mm에 달하는 마그네슘 광폭판재를 생산할 수 있는 포스코는 자동차용 마그네슘 부품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의 광폭 판재 ‘E-form’은 기존 300도 이상에서 성형가능하던 것을 150~200도로 낮춰 성형성을 개선했다. 또한 알루미늄 대체를 위해 고성형과 고내식성을 동시에 갖는 마그네슘 판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김재중 포스코 박사는 “세계적으로 마그네슘 판재 양산화 기술을 선점한 포스코는 압연에 집중하고 나머지 절단, 표면처리 등은 중소기업과 협력해 관련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신광선 마그네슘기술연구조합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인공지능, VR 등 각광받고 있는 미래 신산업도 제조업 없인 사상누각이기 때문에 제조업 경쟁력에 필수적인 경량소재의 발전방안을 산학연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세계 3대 소재강국에 진입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해두 재료연구소 소장은 축사를 통해 “완제품 품질을 좌우하는 소재부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치 않다”며 “소재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정부가 경량소재를 국가전략과제로 선정해 내년부터 추진하는 만큼 많은 관심을 가지고 서로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제9회 올해의 마그네슘 제품상 시상에서는 (주)오우거의 ‘마그네슘 전기기타’가 최우수상을, (주)파인테크닉스의 ‘마그네슘합금의 반용융 성형법 및 중앙사출 적용을 통한 LED케이스’가 우수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