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인공 섬모구조를 통해 옷과 돌멩이 같은 울퉁불퉁한 표면에도 안정적인 접착력을 가지는 전자소자를 선보였다. 향후 나무와 같은 자연물에도 해당 기술의 전개가 가능 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는 고흥조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연구팀이 지난7일 인공 섬모구조를 이용해 접착력을 향상시켜 옷, 돌멩이 등에도 전자소재를 단단히 부착할 수 있는 전자섬유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고성능 고집적 소자가 사용되는 전자섬유의 경우 반도체 공정을 통해 소자를 먼저 완성한 뒤 직물에 전사 인쇄하는 방법으로 만들어지지만 직물의 표면의 굴곡이 복잡해 접착력을 형성하는 것이 어려웠다.
이에 연구진은 연구팀은 수 마이크로미터의 얇은 두께를 갖는 고분자 유연기판 주변에 포토리소그래피와 건식 식각 공정을 통해 박막 가장자리에 털과 같은 모양으로 인공 섬모구조를 형성시켜 거친 직물 표면을 안정적으로 감쌀 수 있게 해 접촉 면적을 늘렸다.
더불어 매우 적은 양의 접착제(중량비로 약 5% 이내 사용)를 인공 섬모구조 주변에 형성시키는 방법을 적용해 원래 직물의 고유 특성을 유지시키면서도 전자섬유로 사용하기에 충분한 직물과 소자 사이의 접착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실제 제작한 전자섬유를 학생 연구원의 셔츠에 꿰매 변형을 가하고 실생활에서 입고 다녔다. 또한 1만번의 반복적인 인장변형과 세제를 풀어 놓은 물에 담금 세탁(20분) 후 30분 간 깨끗한 물에 씻어내 건조를 해도 소자의 전기적 특성을 유지했다.
또한 인공 섬모구조를 도입한 유연기판은 높은 접착력 덕분에 직물뿐만 아니라 반창고, 차(tea) 거름망, 면봉, 돌멩이 등 평평하지 않고 복잡한 표면에도 전사 인쇄가 가능해 다양한 분야로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기술은 매우 복잡하고 거친 표면을 갖는 옷, 돌멩이, 반창고 등 다양한 소재에 고성능 및 고집적 전자소자의 제작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입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및 컴퓨터 또는 의료 및 환경 모니터링 센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고흥조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단순한 구조의 소자 응용에 국한되어 온 기존 전자섬유의 기술에서 한 걸음 나아가 고성능,고집적 소자들을 직물 등 여러 복잡한 표면에 손쉽게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입기에도 편리한 웨어러블 디스플레이, 건강?환경 모니터링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 교육부 이공학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소재핵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이번 연구 내용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6월 1일자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