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페라이트 국산화,
1조원 전자파 차폐시장 진출한다
일본산 比 가격 20% 저렴, 내년 양산화 돌입 100억 매출 기대
세라믹 소재부품 전문기업 ㈜알엔투테크놀로지(대표 이효종)가 전자파 차폐 및 흡수 성능이 뛰어나고 가격도 저렴한 나노 페라이트(자성체) 분말을 국산화하는데 성공해 수입대체는 물론 수출길 개척에 나설 전망이다.
알엔투테크놀로지는 나노융합산업연구조합(이사장 이희국)이 추진하는 ‘나노소재 수요연계 제품화 적용기술개발사업’을 통해 2014년 12월부터 2년간 9억원을 지원받아 통신용 부품전문기업 ㈜멤스솔루션과 함께 나노 페라이트 분말을 개발하고 스마트폰 핵심 부품인 LTE 밴드 7용 듀플렉서 필터에 적용하는데 성공했다. 내년 6월엔 나노 페라이트 분말을 시장에 출시하고 이후엔 필름(시트) 양산화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페라이트는 산화철을 포함한 자성체 세라믹을 말하는 것으로 외부에서 가해진 교류 주파수에 반응하여 자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자기 테이프, 컴퓨터용 기억재료, 영구자석 등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신소재다.
특히 연성 페라이트는 나노 사이즈가 될 경우 초상자성이 발현되는데 이는 주파수를 받으면 매우 강한 자성을 띠다가 주파수를 받지 않으면 일반 세라믹으로 바로 변하는 성질이다.
기존 제품보다 우수한 전자파 차폐효과가 있으며 특히 기기 내부에서 발생하는 2차 전자파를 흡수해 노이즈를 제거할 수 있어 부품의 성능과 신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기지국 등에 들어가는 세라믹 소재부품을 생산해 오던 알엔투테크놀로지는 나노 페라이트의 이같은 장점에 주목하고 2년전부터 강릉원주대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수열합성법을 통해 네가지 종류의 소프트 및 하드 나노 페라이트 분말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통신용 부품 우선 적용, X선 조영제·자성잉크 등 신시장 도전장
이 수열합성법은 철(Fe)을 산에 녹여 염화철을 만들고 화학제품에 섞어 열을 가하는 방법으로, 구형 또는 막대모양의 균일 입자를 가진 분말을 만들 수 있으며 생산비도 전자파 차폐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탄소나노튜브(CNT)의 1/10에 불과하다.
고객이 원하는 주파수대의 전자파를 흡수하도록 조성과 크기조절을 통해 맞춤형 분말제작이 가능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회사는 나노 페라이트 분말로 만든 시트를 멤스솔루션에 공급해 전자파 흡수 효과가 뛰어남을 확인했고 나노 페라이트 시트가 부착된 부품은 조만간 국내 기업이 생산하는 모 스마트폰에 적용될 예정이다.
알엔투테크놀로지 손석호 연구소장은 “현재 국내시장을 장악한 일본산 나노 페라이트 시트보다 20% 가량 저렴해 가격경쟁력이 충분하다”며 “국내 1조원으로 추정되는 전자파 흡수 시장에 진출해 연 100억원 매출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엔투테크놀로지는 나노 페라이트 기술을 통해 스마트폰, 기지국 중계기에 필요한 Isolator, Circulator, CMF, NFC 안테나 등 통신용 부품을 시작으로 X선 조영제, 나노 자성잉크 등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회사가 나노소재 상용화의 길을 찾는데는 나노조합의 도움이 컸다. 수요연계 지원사업은 물론 지난 10월 일본 오사카 INTX 전시장에서 열린 ‘고기능성 소재 전시회’(Highly-functional Material World 2015)에서 나노조합이 구성한 한국관을 통해 나노 페라이트 시트를 소개하고 일본 시장조사를 하는 등 마케팅 지원을 받았다.
전시회에 참여한 손석호 연구소장은 “일본 경쟁사와 대응한 특성을 갖는 나노 페라이트 시트가 예상보다 많은 관심을 받아 연구자로서 많은 격려와 동기부여가 됐다”며 “오랜 파트너이자 수요기업인 멤스솔루션의 긴밀한 협조로 인해 양사가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코넥스 상장기업으로 연매출 100억원을 기록하고 있는 알엔투테크놀로지는 나노 페라이트 분말 및 시트사업을 기반으로 내년 이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산화를 통해 국내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의 기술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 알엔투테크놀로지가 코스닥이라는 날개를 달고 세계적인 나노소재 강소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