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사장 서문규)가 캐나다 하베스트의 자회사 North Atlantic(NARL) 구입과정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내부수익률(IRR)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12일 국회에서 열린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국회 박완주 의원은 1조원을 투자해놓고 단 900억원에 팔아 국민적 공분을 하게 한 대표적인 해외자원개발 실패사례인 NARL의 IRR이 실제보다 부풀려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석유공사는 지난 2009년 10월 26일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열고, 10월21일에 구입한 캐나다 에너지회사 하베스트와 그 자회사로 인한 ‘해외 석유회사 자산매입 변경안’을 의결했다. 당시 회의안건에서 NARL을 포함한 하베스트의 내부수익률 IRR은 5.0%였는데 이는 공사의 내부기준인 8~10%보다 낮은 것이었다.
이에 당시 안건작성 담당자였던 김모 M&A팀장은 “신모 신규사업처장이 ‘총투자액과 총현금흐름액을 기준으로 다시 작성해보라는 지시를 받고 경영위원회 때에는 8.3%로 IRR을 맞출 수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후 하루만에 열린 10월27일 제241차 석유공사의 경영위원회에서는 IRR이 8.3%인 안건이 통과될 수 있었다.
박완주 의원은 “IRR을 규정에 맞추기 위하여 일종의 ‘조작’을 한 것이 아니고서는 단 하루만에 3.3%의 수치가 조정될 수 있느냐”고 지적했고, 이에 대해 서문규 사장은 “하루만에 3.3%나 조정된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잘못을 인정했다.
박 의원은 “투자결정할 수 없는 규정에 위반된 수익률을 조작까지 해서 이사회 눈을 속이고 계약하더니, 결국은 헐값에 매각했다”고 비난하며, “일개 공사의 직원이 조작을 해 1조원 넘는 투자를 결정할 수 있었던 과정에서 누군가가 사주했다면, 그 뿌리를 반드시 밝혀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석유공사는 2009년 4조5,000억원을 투자해 캐나다 하베스트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후 하베스트 측에서 정유 자회사인 NARL을 인수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약 1조원이 더 투자됐고, NARL로 인해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자 미국계 상업은행에 매각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