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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EV 넘어 ESS로 성장축 전환해야” - EV·삼원계 중심 성장구조 한계, 유럽 시장 점유율 55%→35% - 美 ESS 2035년 320GWh, 관세·AMPC 등 中 대비 경쟁력 개선
  • 기사등록 2026-08-27 13:28:44
  • 수정 2026-08-27 17: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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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배터리 시장 국가별 점유율 변화



국내 배터리산업이 중국 배터리 기업과의 경쟁에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재생에너지와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힘입어 급성장하는 미국 ESS 시장이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탈중국 공급망 정책을 국내 기업의 시장 확대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현지 생산뿐 아니라 국내 소재 공급망 경쟁력과 차세대 ESS·시스템 통합 기술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KIET)은 27일 ‘K-배터리, 위기인가 전환기인가: ESS를 중심으로 본 새로운 성장축의 모색’ 보고서를 통해 전기차 중심으로 구축된 국내 배터리산업의 성장구조를 재점검하고 새로운 시장과 제품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제기했다.


보고서는 그동안 국내 배터리산업의 성장을 이끌어온 미국 전기차 시장과 삼원계(NCM) 배터리의 경쟁력이 동시에 약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 기업의 투자가 집중된 미국 전기차 시장은 수요 둔화에 직면했고, 유럽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LFP 배터리가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기존 성장전략의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전기차(BEV) 판매 증가율은 전기차 구매세액공제 폐지 등의 영향으로 2025년 4분기 -31%, 2026년 1분기 -23%를 기록했다. 최근 수년간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국내 배터리 기업으로서는 현지 EV 수요 감소가 생산시설 가동률과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품 경쟁력 측면에서도 중국과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유럽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2023년 55%에서 2025년 35%로 하락한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42%에서 61%로 상승했다.


이는 전기차 캐즘 이후 유럽에서 중저가 전기차 수요가 확대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산 LFP 배터리가 시장 확대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 기업의 주력인 삼원계 배터리가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LFP에 밀리면서 기존 성장 방식의 한계가 나타난 것이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ESS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AI 산업 성장에 힘입어 새로운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ESS 시장은 2023년 185GWh에서 연평균 19% 성장해 2035년 1,449GWh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아질수록 발전량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ESS 수요가 증가하고, AI 데이터센터 확산 역시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UPS와 계통용 ESS 수요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 글로벌 ESS 응용 분야별 시장 전


특히 미국 ESS 시장은 성장세가 더욱 가파르다. 2023년 55GWh였던 시장 규모가 연평균 16% 성장해 2035년 320GWh에 이를 전망이다. AI 데이터센터용 UPS 시장은 연평균 47%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2035년 135GWh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같은 해 전력망(Grid)용 ESS 시장 전망치인 156GWh에 근접하는 규모다. ESS가 단순히 전기차 시장의 부진을 보완하는 대체 시장이 아니라 탈탄소화와 AI 전환이라는 구조적 변화에 기반한 새로운 배터리산업 성장축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ESS 시장에서는 LFP 배터리의 원료·소재 공급망과 제조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중국 기업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시장에서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통상·공급망 규제가 강화되면서 경쟁환경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2026년부터 중국산 ESS용 배터리에 무역법 301조에 따른 25% 추가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강제노동 관세 등을 합산한 중국산 ESS 관세율은 40.9%로, 한국산 ESS의 12.5%보다 28.4%포인트 높다.


미국 현지 생산에 대한 AMPC(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도 유지된다. OBBBA 이후 풍력 등 일부 산업에 대한 지원은 축소됐지만 배터리는 미국에서 생산할 경우 최대 45달러/kWh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PFE(금지외국기관) 규제까지 도입되면서 중국 공급망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정책 기조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현지 생산 기반을 확보한 한국 배터리 기업이 중국산 수입제품과의 가격 격차를 좁힐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국산 원료·소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현실은 변수다. 특히 흑연 등 핵심 소재의 중국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만큼 단기적으로는 PFE 규제가 국내 기업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대로 한국 기업이 소재·핵심광물까지 포함한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 성공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미국 ESS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산업연구원의 분석이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전략산업분석실장은 “중국이 LFP 제조원가에서 여전히 상당한 우위를 가지고 있어 한국 기업의 가격경쟁력이 자동적으로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중국산에 대한 높은 관세와 미국 현지 생산에 대한 AMPC 유지, PFE 규제가 동시에 작동하면 중국산 수입제품과 한국 기업의 미국 현지 생산 제품 간 가격 격차가 크게 줄거나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미국 ESS 시장을 K-배터리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와 함께 국내 배터리 소재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PFE 규제가 강화될수록 셀 생산시설의 현지화뿐 아니라 소재와 핵심광물까지 포함한 공급망의 탈중국화가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차세대 ESS용 배터리 기술 확보도 요구된다. 기존 리튬이온전지 중심의 경쟁에서 벗어나 차세대 ESS 배터리 기술개발과 함께 ESS 시스템 통합(SI)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실증 및 표준화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상 대응 역시 중요하다. 미국 관세 및 PFE 규제뿐 아니라 EU 배터리법, 산업가속화법(IAA) 등 주요국의 배터리 산업·통상정책 변화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민관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해외 생산 비중이 높은 한국 배터리산업의 경쟁력은 각국의 산업정책과 통상환경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배터리 소재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 수단으로 국내생산세액공제의 실효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황경인 실장은 “미 ESS 시장에서 기회를 잡으려면 국내 소재산업 경쟁력 강화가 중요한데 다행히 최근 발표된 국내생산세액공제 지원 범위에 배터리 분야가 포함됐다”며 “국내 배터리 기업의 투자 확대와 대중국 가격 경쟁력 제고라는 실효를 거두려면 국내생산세액공제에 직접 환급과 제3자 양도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세부 지침이 확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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