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선박에 친환경 암모니아 연료를 안전하게 공급하는 기술·기자재를 실증하는 사업을 추진해 국내 친환경 조선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전망이다.
울산시는 지난 4월 12일부터 20일까지 서면으로 개최된 ‘제15차 규제자유특구위원회’에서 ‘울산 암모니아 벙커링 규제자유특구(이하 특구)’가 최종 지정됐다고 21일 밝혔다.
‘규제자유특구’란 새로운 기술을 규제 없이 연구하고 산업화 할 수 있도록 지역을 단위로 지역과 기업이 직면한 신사업 관련 덩어리 규제를 패키지로 완화해 주는 제도다.
이번 ‘울산 암모니아 벙커링(공급) 규제자유특구’는 차량에 고정된 이동식 탱크로리를 이용해 중대형 선박에 암모니아 연료를 안전하게 공급하는 기술·기자재 개발 및 실증하는 사업이다.
지정기간은 2025년 6월부터 2027년 12월까지 2년7개월간이며, 2년 연장이 가능하다. 사업비는 총 160억원이 투입되며 △기반조성(43억원) △실증 연구개발(R&D)(87억5,000만원) △사업화 지원(30억원) 등 3개 분야로 나눠 진행하게 된다.
울산테크노파크,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울산대, HD현대중공업 등 총 23개 기관 및 기업이 참여해 암모니아 벙커링 기술의 국산화와 국제 표준 대응을 동시에 추진한다.
주요 사업 내용을 보면, ‘기반조성’은 △실환경 모사 기반 암모니아 트럭-선박 간 연료공급 안전훈련 시스템 구축 및 고도화 △고정식 암모니아 벙커링 실증 연계 가상 모의훈련 체계(시스템) 개발 및 구축 △암모니아 벙커링 기자재 시험인증 기반 구축 △암모니아 벙커링 관련 국내외 표준 개발 등으로 구성됐다. 사업은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이 주관하고, 울산대 산학협력단이 참여한다.
‘실증 연구개발’은 △벙커링 기자재 개발 후 단계별 성능평가 및 실증 △암모니아 트럭-선박 간 연료공급 안전성 평가 등이 추진된다. 사업은 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이 주관하고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등 8개 기관·기업이 참여한다.
‘사업화 지원’은 △책임보험료 지원 △실증 제품 상용화 지원 △실증 판로개척 지원 △기술자문 지원 및 지식재산권 출원·등록 지원 △사업화협의회 개최 지원 등으로 구성됐다. 사업은 울산TP가 주관하며 전 특구사업자를 대상으로 추진된다.
특히 이번 특구 지정으로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등 기존 규제 아래서는 불가능했던 이동식 탱크로리를 이용한 해상 벙커링 실증이 가능해졌다.
기존에는 암모니아 벙커링을 위해 선박이 육상 연료공급시설로 이동 및 접안해야 했으나, 앞으로는 이동식 탱크로리가 건조 중인 선박으로 접근하여 암모니아를 직접 충전하는 방식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는 국내 최초 규제특례 적용 사례로, 암모니아 벙커링의 실질적인 사업화를 위한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2050년 암모니아가 전 세계 해운업 연료의 44%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암모니아 조선·기자재 시장은 새롭게 열리는 신규 시장”이라며 “이번 특구 지정을 통해 우리 울산이 세계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류홍렬 HD현대중공업 기술본부장(CTO)는 “세계 최초 중형 암모니아 추진 암모니아 운반선의 트럭-선박 간 암모니아 연료공급 실증 성공을 통해, 대형 선박으로의 확대 적용과 관련 사업 활성화를 기대한다”라며, “본 특구 지정을 계기로 암모니아 벙커링 안전기술 및 기자재 개발, 그리고 국제 표준 정립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암모니아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무탄소 연료로, 최근 국제해사기구(IMO)가 제시한 2050년 탄소중립 해운 전략에 부합하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암모니아는 액화천연가스(LNG)나 수소에 비해 액화에 소요되는 에너지가 적고, 기존 저장 및 운송 인프라와의 높은 호환성을 바탕으로 차세대 친환경 해양 연료로서의 실용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갖춘 에너지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