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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12-12 18:4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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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 Ti볼트’ 기술로 韓 파스너업계 이끈다

“저가, 저부가가치 3D 산업으로 전락한 국내 볼트 산업이 이제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재도약해야 합니다”
지난해 재료연구소와 공동으로 ‘타이타늄(Ti) 합금볼트 온간성형 기법’(본지 제32호 2010년 3월3일자 보도)을 개발,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은 (주)신진 임성근 대표이사(사진)의 말이다.

경남 창원에 위치한 파스너(fastener) 전문 기업 신진은 최근 이 기술에 관한 2개 특허를 획득했다.

알루미늄(Al) 6%, 바나듐(V) 4%를 함유한 타이타늄 합금 ‘Ti-6Al-4V’ 소재 볼트의 온간성형 제조방법과 제조설비 관련 특허를 모두 확보한 것이다.

통상 ‘타이타늄 6·4합금’으로 불리는 이 소재는 뛰어난 경량성과 높은 탄성 및 인장강도 등의 기계적 특성으로 항공기 및 자동차, 로봇용으로 활용도가 높으며 내산·내식성 등 화학적 특성을 살려 석유가스 플랜트는 물론 의료용으로도 각광 받고 있다.

더구나 고품질을 요구하는 전방산업 특성상 부가가치도 상당히 높아 길이 2cm짜리 볼트의 개당 단가가 5~8달러 수준인 프리미엄급 시장이다.

그러나 신진의 이번 기술개발 이전에는 국내에서 이 소재를 응용한 부품생산이 전무한 상황이었다.

회사 임성근 대표는 “(타이타늄)6·4 볼트는 그 재료도 보잉과 에어버스를 가지고 있는 미국, 프랑스 외에는 없을 정도로 고기술과 신뢰성이 요구되는 까다로운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실에서 중소기업기술혁신 개발과제로 재료연구소 염종택 박사팀과 회사가 공동 개발한 이 기술은 제조비용과 생산시간을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국산화 성공을 넘어 기존 제품을 뛰어넘을 수 있는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경우 예상되는 매출은 연간 200억원 규모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유수의 관련 기업들이 기술개발을 망설인 이유는 막대한 비용부담.

소재 특성상 고가의 개발비용 및 기간의 부담이 따르는 데다 개발에 성공해도 항공우주, 자동차, 의료용 시장에서 실제 수주를 받는 데는 인내심을 요구한다.

실제로 이번에 2개의 특허를 획득했지만 안전성 과 신뢰도 요구치가 높은 항공시장에서 제품과 업체 모두 적격 승인을 받는 데는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스테인리스강 볼트 및 너트류 부문에서 내실을 다져온 신진이지만 겉으로 보이는 회사는 연 매출 100억대에 총 인원 30명이 안되는 업력 12년짜리 작은 기업이다.

이 같은 회사가 만만치 않은 위험과 부담을 무릅쓴 이유는 ‘도약의 계기’로 설명된다.

임성근 대표는 “(국내 업계가) 파스너 강국인 미국, 독일, 일본을 따라잡지 않고는 저가 시장에서 중국과 대만에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며 그 돌파구는 일반적인 수준(의 제품)으로 힘들다고 생각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볼트 업계에서 12년간 노하우를 쌓아온 신진이 강소기업으로 거듭나는 시발점으로 삼고, 고부가 산업군으로 이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는 판단에 4년간 투자를 감행했다”고 밝혔다.

재료硏과 ‘온간성형’ 개발…車·항공·플랜트 활용

국산화 넘어 고부가 산업화 …‘최고경영委’ 도입 눈길

▲ ▲(주)신진의 타이타늄합금 볼트(M7) 시제품. ▲(주)신진의 타이타늄합금 볼트(M7) 시제품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해 업계 변화를 리드하는 ‘중심축’이 되겠다는 전략을 세운 회사는 지난 2007년부터 3개년 계획으로 재료연구소와 공동개발에 착수, 지난 2009년 1차 개발을 완료하고 지난해부터 상용화를 진행하고 있다.

사실 양산 돌입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물량 확보다.

워낙 대규모 투자를 요하는 제품이다보니 향후 설비를 갖추기 위해서는 물량확보가 선결돼야 한다.

이를 위해 회사는 내년부터 우선 석유화학 플랜트와 자동차용 시장에 중점을 두고 영업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수요처의 적격 승인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항공, 우주 분야에 비해 승인이 필요없거나 소요시일이 짧은 이들 분야에서 먼저 시장이 열릴 것으로 회사는 판단하고 있다.

회사 안제현 영업본부장은 “타이타늄은 내식·내산성이 좋기 때문에 화학플랜트 수요 확대가 기대되며, 튜브타입 열교환기 분야 수요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비행기용은 오래 걸리지만 (공급업체로) 가기만 하면 프리미엄제품”이라며 장기적으로 항공시장을 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2017년까지 항공R&D분야에 17조가 투자되는 등 국가 전략산업으로 항공분야 육성책이 제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전망은 더욱 밝다.

회사는 또한 의료용 제품인 Ti-6Al-4V ELI의 특허도 진행 중이다.

현재 소수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시장에 기존 절삭 가공을 대체하는 온간단조 공
법의 제품이 등장하면 제조단가를 1달러가량 낮춤으로써 시장에 바람을 일을키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어려운 경제상황과 적지 않은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산업전체의 흐름을 보는 큰 안목으로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를 단행한 신진은 이처럼 다양한 활용도를 가지는 차별적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남은 것은 신공법으로 제조된 첫 국산 제품이 넘어야 하는 신뢰성, 혹은 선입견의 장벽 뿐이다.

그러나 이 역시 개발과정에서와 같은 인내심과 꾸준함이라면 문제없이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너십의 영향력이 큰 것이 일반적인 중소규모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회사 의사결정구조를 민주적 다자결정방식으로 전환하는 데서 회사의 지향점이 아주 멀리 있음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임성근 대표는 “경영자 독단에 의한 전략 방향 설정 등 그동안 구태의연한 경영 방식을 탈피하기로 했다”며 “내년부터 장기근속 팀장급 들을 위원으로 하는 ‘경영최고위원회’를 발족, 이를 통해 비전제시, 전략 방향결정 등을 수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더구나 위원회는 일부의 독단과 전횡을 막기 위해 만장일치제를 채택했다.

빠른 의사결정과 단기간의 성과에 목메는 우리 기업문화의 병폐를 벗어나 긴 안목으로, 느리더라도 정확한 목표를 향해 신중한 발걸음을 옮기는 신진의 모습에서 진정한 ‘강소기업’의 면모를 이미 읽을 수 있다.

신소재경제
김성준 기자 sj@am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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