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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1-09-07 00: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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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도산업의 CNG버스 용기용 밸브 YNC-2803D로 교체한 성남시내버스 220번 버스. . ▲영도산업의 CNG버스 용기용 밸브 YNC-2803D로 교체한 성남시내버스 220번 버스.

다년간 해외 수출로 인정받은 품질과 신뢰성, 거기에 가격경쟁력도 뛰어난 국산 제품이 유독 국내시장에서만 힘을 못쓴다면?

상식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지만 국내 시장, 특히 부품 및 소재 시장에서는 종종 일어나는 기현상이다.

공급선 전환에 보수적일 수 밖에 없는 시장에서 ‘적용실적’ 부족 등을 이유로 국산품의 수입대체가 벽에 부딪히는 것이다.

그런데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국산제품이 국내 시장에서 홀대 받는 이 같은 상황을 최종 소비자가 직접 개입하는 방식으로 돌파하는 사례가 CNG버스 용기용 밸브시장에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성남시 전역에서 노선버스를 운행 중인 성남시내버스(주)(대표 김윤태)는 지난 2일 자사 CNG버스의 연료용기 밸브를 기존의 독일제에서 국산제품으로 교체하는 행사를 가졌다.

회사가 이번에 처음으로 도입한 제품은 밸브 전문기업 영도산업(대표 이광호) 의 ‘YNC-2803D’.

이날 1대분 밸브 8개의 교체로 시작했지만 양사는 향후 밸브교체 물량에서 이 제품의 비중을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국내 시장을 거의 독점해온 독일 VTI 제품에 뒤지지 않는 품질과 절반 수준의 단가를 생각하면 교체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 성남시내버스 측의 입장이다.

그럼에도 이번이 국내 CNG버스 밸브시장을 여는 ‘거의’ 첫발이라는 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밸브업계에서 38년의 업력을 다져온 영도산업은 이미 10년 전 CNG 밸브 개발을 마치고, 현재 세계 CNG를 주도하고 있는 이란 등 중동지역과 태국, 방글라데시, 남미,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유럽 진출을 위한 ECE R110과 ISO-15500, 한국가스안전공사 인증, 국내 용기업체를 통한 화염시험도 모두 통과했으며 국내에서는 지난 2005년 대우자동차와 50대, 현대자동차와 5대 분량의 실차적용을 통해 전혀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양산승인 직전에 발생한 국산 CNG용기 폭발사고의 영향으로 버스제작사의 영도 밸브의 도입이 전면 보류되면서 국내 CNG밸브 시장 전체가 VTI 독점체제로 지금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CNG밸브는 이탈리아의 이머(EMER)와 OMB, 그리고 영도산업이 3파전을 벌이고 있고 VTI는 상대적으로 열세에 속하는 회사”라며 “CNG 도입 초기 국내 수입사가 VTI 제품을 공급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100만개 가량의 CNG밸브를 생산, 수출해온 영도산업이 유독 국내 시장에서만 고전해온 이유는 안전우선 정책의 부작용인 보수성과 전례주의에서 찾을 수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가스관련 시장은 (진입)장벽이 심해 레퍼런스를 깔기 어렵지만 레퍼런스가 되면 이후는 쉽다”고 설명하고 “이 같은 점이 (선진국 제품에 대한)사대주의로 작용하는 부분도 많다”고 지적했다.

안전에 민감한 시장이다 보니 전례와 실적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기존 제품, 초기 도입된 수입품이 차지한 품목의 공급선 다변화를 꺼리는 분위기가 있다는 것이다.

결과는 비슷한 품질의 국산보다 2배 이상 비싼 수입품이 독점하고 있는 지금의 국내 시장으로 나타났다.

국내 보급된 CNG버스는 지난해 기준 2만6,900대.

15만대의 중국, 12만대의 우크라이나에 이어 세계 3위권이며 서울과 부산에만 8,500여대가 운행중으로 연간 밸브수요는 2~3만개 수준에 달한다.

지난해 행당동 버스폭발사고 이후 진행되고 있는 교체사업 물량까지 감안하면 더 많아진다.

최종소비자가격이 개당 20만원을 넘는 VTI 밸브 가격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외화 유출이다.

특히 독점제품을 구매해 차량가격에 반영하는 제작사보다는 초기 구매는 물론 교체비용까지 생각해야 하는 운수사에서 더욱 민감해질 수 밖에 없다.

400대의 버스를 보유한 성남시내버스만 해도 VTI밸브의 경우 매년 밸브값만 1800만원가량이 드는 것을 영도 제품을 쓰면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번 교체도 성남시내버스 계열의 가스시공 전문회사 (주)SN-테크(대표 김상혁)가 먼저 영도산업에 접촉을 시작해 지금까지 사업전반을 진행하고 있다.

국산품 도입에 미온적인 공급자 대신 실제 사용자인 최종소비자가 직접 나선 것이다.

공급사가 쥐고 있던 세부 선택권을 최종소비자가 찾아왔다는 점에서 이른바 ‘소비자 주권’의 강화로 볼 수 있다.

성남시내버스 관계자는 “이번 적용은 성능검사가 아닌 실적용”이라며 “현재 서울 버스를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는 CNG용기 교체 사업이 경기도에 확대적용될 때도 탱크교체와 함께 영도 밸브를 장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도산업의 이번 국내 CNG버스시장 공급은, 비단 CNG밸브뿐만 아니라 경쟁력 있는 국산 제품이 안방에서 외면받는 경우가 적지 않은 우리 부품소재 시장에서 소비자 주권의 확대로 홀대 받는 국산 우수제품의 활로를 열어주는 새로운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소재경제
김성준 기자 sj@am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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