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스마트폰, 평판 TV 및 디지털 카메라 같은 IT 기기들이 박형화 및 집적화되면서 그로인한 역기능도 늘어나고 있다. TV의 경우 더욱 얇게 만들기 위해 중량이 증가하고, 휴대전화의 정보 송수신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더욱 많은 전자기파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동차의 운송기능과 안정성 확보를 위해 연비가 감소되고, LED와 같은 신조명은 주 조명화를 위해 출력 향상을 추구하게 돼 발열량이 증가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세계 각국은 전자파나 소음, 진동 등 소비자의 육체적 건강 및 심리적 안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제품에 대해 규제와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제품의 설계나 추가 부품소재의 개발을 통해 해결하고 있으나 결국 제품 설계 변경으로는 한계에 이르고 있다. 또한 새로운 부품 및 재료의 확보는 해외 의존도가 높아 동일한 세트 및 디바이스 산업으로 경쟁하는 현재의 상태에서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
나노카본 복합소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다. 나노카본의 우수한 전기적 특성으로 인한 나노카본·고분자 복합체가 IT 내장 부품 및 반도체 공정재료에 적용되고 있다.
LG화학이 주관을 맡은 다기능성 나노복합 사업단은 탄소나노튜브(CNT), 그래핀 등을 이용한 에너지 절감/변환용 다기능성 나노복합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들이 연구하고 있는 과제는 △초경량 구조용 나노복합소재 △에너지흡수용 나노복합소재 △에너지 절감용 고방열 나노복합소재다.
이들 소재는 자동차, IT, 에너지, 환경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수요기업들의 개발요구 및 잠재수요가 커 2019년 그 시장규모는 국내 8조5,000억원, 국외 21조2,000억원 등 총 29조7,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왜 필요한가
에너지 절감을 위해 개발된 LED, 그린카 등은 성능 하락을 막기 위해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잘 배출할 수 있는 고방열 특성 구현이 필요하다. 자동차 산업은 경량화, 연비 절감 등을 위해 하이브리드차, 전기자동차 시대에 진입했고 이에 전자제어부품에 있어 고방열 구현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LED용 방열 기판 시장은 LED BLU형 LCD의 시장 성장이 가속화 되면서 내년에는 2,640억원 규모로 형성 될 것으로 보이며 본격적인 시장확대와 함께 급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또한 애플의 성공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제품의 디자인이 성공에 직결되는 상황에서 나노카본 복합체를 이용하면 금속보다 다양하고 미려한 IT 기기를 제작할 수 있다.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탄소 소재를 자동차 부품으로 사용해 차량중량의 약 30%를 경량화시킬 경우 10년간 주행 시 약 5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저감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잠재성이 크긴 하나 나노카본 복합소재는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 응용제품 개발의 어려움, 표준화 미비로 인한 호환의 어려움, 시장 미형성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는 도레이, DIC 같은 메이저급 플라스틱 제조업체들이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나노카본 복합소재 개발을 병행하고 있으나 국내는 시스템 시장의 부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원료를 미국이나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위기가 곧 기회인 것처럼 기술의 표준이 형성되지 못한 현시점에서 원천기술 확보를 통해서 선도그룹으로 나설 수 있는 가능성도 크다.
국내의 경우 대기업 및 중소기업에서 원천기술, 특히 CNT 복합화 기술분야에서 외국동등수준의 기술과 대량생산에 대한 인프라가 확보돼 있고, 현재 시제품 제작단계로 세계 최초 상용화도 가능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다.
■기술은 있으나 시장 형성이 문제
1세부 과제인 초경량 구조용 나노복합소재는 나노카본, 유기물, 무기물을 고분자 또는 금속상에 3차원적으로 분산해 물리적, 화학적 결합을 형성, 기계적 물성의 향상 효과가 기존 복합소재 보다 큰 기능성 소재를 말한다. WPM사업을 통해 알루미늄 나노복합소재와 고분자 나노복합소재가 개발된다.
알루미늄 나노복합소재는 일본과 독일을 중심으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주로 자동차용 내마모 소재 혹은 경량화 소재로 개발 중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주)어플라이드카본나노가 탄소나노튜브가 강화된 알루미늄 잉곳을 잉곳 캐스팅 공정으로 제조한 바 있다. 국내 수요기업으로는 만도, 현대기아차, 현대로템, 현대중공업 등이 있다.
고분자 나노복합소재분야에서는 범용성과 성형성이 뛰어난 고분자 수지에 나노카본을 보강재로 사용한 경량·고강도·고탄성 구조용 소재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는 탄소나노튜브, 그래핀과 같은 나노소재를 이용한 자동차용 경량화 부품개발에 대한 지원 검토가 구체화 된 적은 없고 전도성과 같은 기능성을 부과하는 과제로 진행되고 있다. 탄소계 나노소재 복합재의 경우 원소재업체나 정부출연연구소에서 국책과제로 자동차용 소재개발에 대한 기획을 시도한 예는 있으나 실적은 없다.
2세부 과제인 에너지 흡수용 나노복합소재는 탄소나노튜브, 그래핀 등의 나노카본을 나노금속, 나노세라믹 등과 함께 복합화해 전자파차폐, 진동 및 충격흡수, 박형화 등 다기능성을 구현할 수 있는 IT 제품 외장에 적용 가능한 소재다.
국내에는 제일모직, LG화학 등 대기업 외에 다수 중소기업에서도 고분자에 나노카본을 분산시켜 대전 및 정전방지에 적합한 금속대체 소재를 개발해 IT 기기 내외장 및 반도체 공정용 부품소재에 적용하고 있고 전도성 측면에서 전자파 차폐효율을 높이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전자파 차폐율의 경우 외국 대비 90%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며 기술격차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3세부 과제인 에너지 절감용 고방열 나노복합소재는 LED, 자동차 전자제어부품 (Electronic Control Unit, ECU), 가전기기, 태양전지 등의 성능과 안전성을 위해 그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LED의 경우 입력된 에너지의 80%를 열로 방출하는 데다, LED 자체가 열에 취약해 열에너지를 방출하지 않으면 광효율과 수명이 급격히 감소한다. 자동차의 경우 ECU는 약 100여개 이상이 존재하는데 모터나 엔진과 가까이 있는 경우, 안전을 위해 외부 진동이나 열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이 필요하다. 현재 방열기능을 위해 알루미늄 방열판을 사용하고 있으나 경량화를 통한 자동차 연비 향상을 위해 신소재를 이용한 하우징의 개발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고방열 회로기판 소재를 포함한 방열소재 관련해서는 일본 및 미국의 방열 소재 업체에서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며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관련 방열소재도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거의 대부분의 열관련 소재에 대해서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고열전도성, 고방열 특성 소재의 연구가 요구되고 있다.
다기능성 나노복합 사업단은 WPM 1차년도에 직경 20~30nm급 맞춤형 나노카본 설계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세계최고 수준 대비 90% 수준이다. 또한 알루미늄보다 20% 가벼운 자동차 부품용 경량소재 개발 및 적용 테스트를 완료하는 성과를 냈다.
전문가들은 나노카본 소재를 이용하여 다양한 고분자 복합재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단순하게 탄소나노튜브나 카본블랙, 탄소섬유 등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 보다 각각의 특징을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게끔 혼성하여 사용하는 기술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또한 체계적 연구 및 원천기술 확보를 통한 특허권의 확보 및 기술 차별화가 절실히 필요하고, 기술 후발주자와 차별화되는 융합소재제조 원천기술 및 고부가가치의 고성능 제품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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