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 중인 차량 간 무선통신을 통해 도로의 상황이나 교통 흐름 등을 공유해 사고를 방지하고 원활한 차량 소통을 유도할 수 있는 ‘스마트 하이웨이(Smart Highway)’ 실현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김흥남)은 스마트 하이웨이 시스템의 핵심기술인 ‘멀티홉 방식의 차량간 통신 기술’(이하 VMC 기술)을 개발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이번 기술 개발은 지식경제부의 IT융합 원천기술개발사업으로 지난 4년간 총 136억원을 지원받아 이루어진 것으로, 관련 핵심 특허 확보와 상용 수준의 통신칩 개발도 완료됐다.
스마트 하이웨이는 고속도로 상에 정보 발신 장치를 일정하게 설치, 주행 중인 차량에 앞차와의 차간 거리, 교차로에 진입하는 다른 차량 등과 같은 각종 교통 정보를 무선통신망을 이용해 전달한다. 또 사고 위험 시 자동적으로 운전자에게 사전 경보함으로써 운전자는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지능형 교통 서비스(ITS, 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s)이다.
이번에 개발한 VMC(Vehicle Multi-hop Communication) 기술은 차량 간 실시간 무선통신을 통해 앞 차의 사고 등 돌발 상황을 뒤따라오는 차에 직접 전달해 연쇄 추돌을 미연에 방지하고, 내비게이션과 연동 시 교통 정체 없는 빠른 길 안내, 차량 고장 원격 점검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신개념 텔레매틱스 기술이다.
이동통신, 무선랜, 하이패스 등의 현재 차량에서 이용 가능한 무선통신 기술은 모두 도로변에 설치된 기지국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데 비해, VMC 기술은 차량간 직접 통신이 가능해 통신비용이 저렴하고 응답시간이 100m/sec 이내로 짧기 때문에 차량 안전과 첨단 교통시스템 구축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다.
또 무선랜 방식에 비해 최대 200km/h의 고속 이동 중에도 교신이 가능하며, 국내 하이패스에 사용하고 있는 DSRC(Dedicated Short Range Communication, 근거리 전용 통신) 기술에 비해 10배의 전송능력을 보이며 통신가능거리도 1km까지 확장돼 차세대 하이패스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ETRI는 이번에 개발한 VMC 기술을 한국도로공사 ‘스마트 하이웨이 시스템’과 경찰청 ‘도시교통정보시스템(UTIS)’ 등 공공 교통시스템에 우선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차량 내 대표적 무선통신 단말기인 내비게이션, 스마트폰, 태블릿PC 제조업체와 연계, 해당 제품에 VMC 기술을 탑재시킬 예정이다.
오현서 ETRI 자동차네트워킹연구팀장은 “이번 VMC 기술 개발은 우리나라가 현재 추진 중인 스마트 하이웨이 시스템 및 첨단 교통시스템 실현에 촉매제가 될 것”이라면서 “머지않아 우리나라의 교통 정체와 교통 사고가 획기적으로 줄어 교통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ETRI가 개발한 VMC 기술은 2009년 국토해양부 시행 ‘스마트 하이웨이 서비스’의 통신기술 적합성 시험에 통과하고 기존 무선랜 방식보다 우수한 성능을 입증해 스마트 하이웨이 통신 방식으로 공식 채택됐다.
또 지난해 10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17회 부산 ITS 세계대회’에서 세계 각국의 ITS 전문가 및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부산-울산 고속도로 상에서 성공적인 공개 시연을 펼쳐 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