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도호쿠 지방 전역을 강타한 대지진에 자동차·철강·전자·반도체·석유화학 등 일본경제의 주력산업이 강한 타격을 입으며 ‘전면 중단’ 상태에 들어갔다.
지진과 그에 이은 쓰나미(지진해일)에 의한 직접적인 피해는 물론, 해당 지역 도로·철도·해운·항공 등 물류 시스템의 마비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전력공급 차질로 전 제조업 분야가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다.
지진의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미야기현에서는 도요타 도호쿠 공장과 센트럴 자동차 공장이 조업을 중단했고, 소니도 자회사를 비롯한 6개 공장이 침수 등의 피해를 입어 생산설비를 세웠다.
후쿠시마현의 닛산 이와키공장과 도치기현의 혼다 도치기공장도 조업을 멈추는 등 일본의 3대 자동차메이커를 포함해 일본 자동차 업계 12개사 전체가 모든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철강 및 석유화학 업계도 마찬가지다.
이바라키현의 스미토모금속, 미쓰비시화학, 미쓰이 화학, 이와테현의 신일본제철, JX닛폰오일 센다이·가시마 공장, 코스모석유 이치하라 정유공장 등이 침수와 화재 등의 피해를 입어 조업을 멈췄다.
특히 이들 금속 및 중화학 기업들의 피해는 소재 수급문제를 야기해 연쇄적인 피해가 우려된다.
더 큰 문제는 전력과 물류 등 산업 기반시설의 피해로 일본 경제의 피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도쿄전력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계획정전’을 실시, 각 지역별로 순번을 정해 전력 공급을 중단할 예정이며 물류 인프라 피해가 도호쿠는 물론 도쿄 인근까지 미쳐 있어 피해 공장이 수리를 마치더라도 제 기능을 회복하는 데는 훨씬 더 긴 시일이 요구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나프타분해 설비를 갖춘 국내 석화사와 필름 및 도료 등 응용화학 제품 제조사들이 원가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이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일본산 소재와 부품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제조업 분야 역시 원·부자재 수급불안을 겪을 우려가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