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팀이 개발한 형상제어 흑연기반 건식 전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국내 연구진이 전기차 주행거리 향상과 급속충전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전극 제조 기술을 개발, 기존 건식전극 공정의 핵심 소재로 여겨졌던 PTFE(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 없이도 고성능 건식 음극 구현에 성공하면서 친환경 배터리 제조공정 상용화가 앞당겨 질 것 으로 기대된다.
한국재료연구원(KIMS)은 융·복합재료연구본부 윤지희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한국전기연구원 황인성 박사 연구팀과 공동으로 ‘형상 제어 흑연 과립 기반 PTFE-free 건식 전극 제조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최근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확대와 함께 고에너지밀도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더 오래 사용하고 더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유기용매와 건조 공정을 최소화할 수 있는 건식전극(Dry Electrode) 기술이 차세대 공정으로 주목받고 있다.
건식전극은 제조 비용과 탄소배출 저감에 유리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공정이 PTFE 기반 바인더에 의존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PTFE는 전극 소재를 결합하는 핵심 소재지만, 음극 환경에서 성능 저하 가능성이 있고 환경 규제 이슈가 있는 불소계 소재라는 점에서 대체 기술 개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기존 상용 리튬이온전지 습식전극 제조에 널리 사용되는 CMC-SBR 바인더(접착제) 시스템을 건식 공정에 적용하고, 흑연 입자 구조를 새롭게 설계해 PTFE 없이도 고성능 건식 음극 구현에 성공했다.
특히 흑연·도전재·바인더를 혼합한 슬러리를 스프레이 드라이(Spray Drying) 공정으로 과립화해 기존 판상 형태의 흑연 입자를 구형 과립 구조로 재구성한 것이 핵심이다. 종이처럼 납작한 흑연 입자를 둥글게 뭉쳐 배터리 내부에서 리튬이온이 좀 더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를 통해 리튬이온 이동 경로를 균일하게 확보하고, 기존 건식 음극에서 전극 두께 증가 시 나타나던 충·방전 성능 저하 문제를 개선했다. 실제 실험 결과에서도 개발된 건식 음극은 기존 슬러리 기반 음극 대비 우수한 급속충전 성능과 장기 사이클 특성을 나타냈다.
고에너지밀도 조건에서도 리튬이온 확산 특성이 크게 향상돼 두꺼운 전극 기반의 고용량 배터리 구현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는 한 번 충전으로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와 빠른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 개발에 유리한 기술적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기술은 전기차와 ESS, 차세대 고에너지밀도 배터리 분야에 폭넓게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산업계에서 이미 사용 중인 CMC-SBR 바인더 시스템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대규모 생산공정 적용에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또한 용매 및 건조 공정을 최소화할 수 있어 제조 비용 절감과 탄소배출 저감 효과도 기대된다.
윤지희 KIMS 선임연구원은 “이번 기술은 기존 PTFE 기반 건식전극 공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라며 “고에너지밀도와 급속충전 특성을 동시에 요구하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MS 기본사업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 융합연구사업, 산업통상부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 및 기계장비산업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즈(Energy Storage Materials)’에 지난 4월 21일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