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IST 연구진이 개발한 반복 합성 전략 모식도로, 2단계 반응 기반 단·양방향 합성을 통해 다양한 구조의 BO-펜타센 유도체를 구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UNIST 연구진이 유기반도체 핵심 소재인 펜타센의 분자 골격 자체를 설계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법을 개발, 기존 ‘곁가지 조절’ 중심의 유기반도체 설계 방식을 넘어, 분자 뼈대 자체를 바꾸는 기술로 차세대 유기전자 소재 개발의 가능성을 넓혔다.
UNIST는 화학과 박영석·민승규 연구팀이 유기반도체의 대표 물질인 펜타센 골격 가장자리에 보론(B)과 산소(O) 결합을 연속적으로 삽입하는 반복 합성법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유기반도체는 실리콘 반도체를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소재로, 휘어지는 디스플레이와 웨어러블 센서, 유기태양전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분자의 길이와 구조, 구성 원자 배열에 따라 전기적·광학적 특성이 달라져 정밀한 분자 설계가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벤젠고리 5개가 직선으로 연결된 펜타센 골격 내부에 보론과 산소를 삽입해 분자 뼈대 자체를 재설계한 데 있다. 기존에는 탄소 기반 골격 외곽에 작용기를 부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연구팀은 반복 가능한 화학 반응 사이클을 통해 원하는 위치에 새로운 원자 결합을 정밀하게 도입하는 데 성공했다.
제1저자인 정성화 박사는 “아이오딘화 반응과 보론 시약 결합, 고리 형성 반응을 하나의 사이클로 설계해 이를 반복함으로써 보론-산소 결합이 연속적으로 배열된 펜타센 구조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합성법으로 보론과 산소 결합 위치가 서로 다른 3종의 펜타센 유도체를 제작했다. 이들 물질은 각각 다른 파장의 빛을 흡수·방출했으며, 형광 양자수율은 모두 0.70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는 흡수한 빛을 다시 방출하는 효율이 높다는 의미로, 고효율 발광 유기반도체와 형광 센서, 광전자 소재 등으로의 응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박영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연속적인 보론-산소 결합을 가진 새로운 아센(acene) 유도체를 단계적으로 합성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라며 “원하는 길이와 배열의 분자를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기반도체 소재의 화학적 다양성과 설계 자유도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지난 4월 16일 온라인 게재됐으며, 한국연구재단과 산업통상부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