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절·시간대별 전기요금 개편이 본격 시행되면서 산업용 전력 소비의 약 46%를 차지하는 대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전력 사용 구조 재편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는 ‘계절·시간대별 전기요금 개편안’을 4월 16일부터 적용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은 산업용 전력 소비 구조를 직접 겨냥한 정책으로, 전체 전력 사용의 약 46%를 차지하는 산업용(을) 요금체계를 중심으로 설계됐다.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는 크게 ‘갑’과 ‘을’로 구분되며, 산업용(을)은 경부하·중간부하·최대부하 등 시간대별 요금이 적용되는 구조로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는 사업장이 주 대상이다. 반면 산업용(갑)은 비교적 단순한 요금 체계를 적용받는 소규모 일반 공장 중심으로 운영된다.
기존에는 평일 낮(11~15시)이 최대부하(최고요금) 시간으로 가장 높은 요금이 적용됐으나, 개편 이후에는 해당 시간대가 중간요금으로 낮아지고, 저녁(18~21시)이 최대요금 구간으로 상향된다.
이는 태양광 발전량이 집중되는 낮 시간대의 전력 활용도를 높이고, 상대적으로 발전 비용이 높은 저녁 시간대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구조다. 산업계 입장에서는 전력 단가가 낮은 낮 시간대로 생산 활동을 이전할 유인이 커지면서 공정 운영 전략 전반의 재조정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철강, 비금속, 식료품 등 전력 다소비 업종은 생산 스케줄 조정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되는 동시에, 설비 운영 효율성과 노동시간 관리 등 복합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실제로 개편안 유예 신청은 약 514개 사업장에서 접수됐으며, 업종별 편중 없이 개별 기업의 전력 사용 특성에 따라 대응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전력시장 측면에서는 낮 시간대 수요 분산을 통해 화력발전, 특히 LNG 발전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는 최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에너지 가격 변동성 리스크를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요소로 평가된다.
또한 이번 개편은 전기차 충전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4월 18일부터 봄·가을 주말 낮 시간대(11~14시)에는 전력량 요금이 50% 할인되며, 이에 따라 kWh당 약 40.1원에서 최대 48.6원 수준의 요금 인하 효과가 발생한다.
적용 대상은 자가소비용 충전기 약 9만4천기(전체의 약 43%)와 공공 급속충전기 1만3천기(약 24%)로, 전체 충전 인프라의 상당 비중이 포함된다. 공공 급속충전기의 경우 토요일에는 kWh당 48.6원, 일요일 및 공휴일에는 42.7원의 할인 단가가 적용된다.
이 같은 요금 구조 변화는 충전 수요를 낮 시간대로 이동시키는 동시에, 충전사업자의 수익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일부 민간 사업자까지 할인 정책에 참여할 경우 시간대별 요금 전략, 충전소 회전율, 설비 투자 효율성 등이 주요 경쟁 요소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산업용(갑) 및 일반용 등 다른 전기요금 체계는 준비기간을 거쳐 6월부터 순차 적용될 예정이며, 주택용 역시 시간대별 요금제 확대가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에 대응해 전력 소비를 보다 효율적으로 유도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지속 보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