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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4-01 14:43:29
  • 수정 2026-04-01 15:3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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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2&FC EXPO 2026`에 많은 참관객들이 모여 수소산업의 최신 기술 및 제품을 관람 하고 있다.




“日 수소경제, 실증에서 산업으로”



日 GX 정책 기반, 글로벌 밸류체인 구축 본격화

생산·운송·충전 인프라 동시 확대, 韓 정책·산업 연계 必




▲ 최신 에너지 기술을 한 자리에서 살필 수 있는 `Smart Energy Week 2026`를 관람하기 위해 많은 참관객들이 일본을 찾았다.





▲ 신소재경제참관단이 `스마트 에너지위크 2026’이 개최된 도쿄 빅사이트 전시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3월의 도쿄는 아직 겨울의 기운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시기였다.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전시장으로 향하는 길, 익숙한 이름의 전시회를 다시 찾는다는 사실보다 더 크게 다가온 것은 ‘이번에는 무엇이 달라졌을까’라는 질문이었다.


필자는 일본 최대 전시 주최사 RX Japan의 초청으로 3월 17일부터 19일까지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Smart Energy Week 2026’을 참관했다. 수소, 태양광, 배터리, 스마트그리드 등 차세대 에너지 기술을 총망라한 이번 전시회는 글로벌 에너지 산업의 현재와 방향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자리였다. 특히 수소·연료전지 산업 전시인 ‘H2 & FC EXPO’는 단순 기술 소개를 넘어 실제 산업 생태계의 구조와 작동 방식을 확인할 수 있는 장이었다.


이번 일정에는 신소재경제가 구성한 참관단도 함께했다. 수소와 에너지 산업을 비롯해 소재·부품·장비 분야 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해 각자의 산업적 시각에서 전시회를 바라보고 의견을 나눴다. 서로 다른 산업 분야의 전문가들이 같은 전시회를 해석해가는 과정은, 현장에서 작은 산업 세미나가 이어지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몇 해 전 이 전시회를 처음 찾았을 때만 해도 수소 산업은 여전히 ‘미래 에너지’라는 표현이 더 익숙했다. 기술 개발은 활발했지만 그것이 실제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 마주한 풍경은 분명히 달랐다. 수소는 더 이상 설명해야 할 기술이 아니라, 이미 작동하기 시작한 산업 구조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었다. 기술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던 단계에서, 실제 시장과 비즈니스 모델을 논의하는 단계로 넘어간 것이다.


▲ ‘H2 & FC EXPO’에 한국의 현대차는 ‘디 올 뉴 넥쏘’ 와 수소 충전 로봇(ACR-H)을 선보였고, 도요타에서는 크라운 수소 택시를 소개했다.


전시장에는 수전해 설비, 압축기, 저장탱크, 디스펜서, 연료전지 시스템 등 생산부터 활용까지 이어지는 전주기 기술이 구체적인 형태로 구현돼 있었다. 개별 기술이 아니라 연결된 시스템으로서의 수소 산업이 눈에 보이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이는 수소 산업의 무게중심이 기술 개발에서 시장 구축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를 관통한 또 하나의 축은 일본 정부의 정책 방향이었다. 일본은 2024년 ‘수소사회추진법’을 통해 2050년까지 수소 도입량을 약 2,000만 톤 규모로 확대하고, 수소 가격을 Nm³당 약 20엔 수준으로 낮추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민관 합동 약 15조 엔 규모의 투자가 계획돼 있으며, 차액보전(CfD) 제도(약 3조 엔)와 인프라 지원 정책을 통해 초기 시장 리스크를 흡수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정책의 방향이 단순한 보급 확대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본은 가격, 수요, 인프라를 동시에 설계하는 ‘시장 설계형 정책’을 추진하고 있었다.


▲ 일본의 수소 정책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관람객들이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현장에서 체감된 일본의 전략은 명확했다. 시장과 비용 구조를 동시에 설계하며 산업을 지속 가능하게 키우는 방식이다. 일본은 기존 그레이수소 기반 위에서 점진적 전환 경로를 택하고 있었고, 이는 이상보다 산업 확장성을 우선한 접근으로 읽힌다. 또한 해외 생산–국내 활용을 전제로 한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병행하면서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적 의도도 엿볼 수 있었다.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 변화도 뚜렷했다. 노르웨이의 넬(Nel ASA)은 대형 수전해 설비를 통해 그린수소 생산 기술을 강조했고, 미국 플러그파워(Plug Power)는 수전해와 연료전지를 통합한 솔루션을 제시했다. 프랑스 에어리퀴드(Air Liquide)는 수소 저장·운송을 기반으로 글로벌 공급망 전략을 선보였으며, 독일 지멘스 에너지(Siemens Energy)는 대규모 수소 생산과 발전 연계 기술을 강조했다. 기업들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수소 산업은 더 이상 단일 기술 경쟁이 아니라, 생산·저장·운송·활용을 아우르는 전주기 밸류체인 경쟁 단계로 진입했다는 점이다.


일본 기업들의 움직임도 같은 방향을 향했다. 가와사키중공업은 액화수소 운송 및 저장 시스템을, 미쓰비시중공업은 수소·암모니아 발전 기술을 통해 전력 산업과의 연계를 강조했다. 도요타와 혼다는 연료전지 시스템을 모빌리티를 넘어 발전·산업용 에너지 영역으로 확장하며 수소 비즈니스 외연을 넓히고 있었다. 이는 수소가 특정 산업에 국한된 에너지원이 아니라, 다양한 산업과 결합하며 확장되는 플랫폼 에너지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 신소재참관단이 수소 쇼룸과 이와타니 수소충전소를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제품 및 운영 방법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둘째 날 방문한 도쿄 도심의 수소 쇼룸과 이와타니 수소충전소는 이러한 변화를 더욱 구체적으로 보여줬다. 실제 차량이 충전소에 진입해 약 3분 만에 충전을 마치는 장면은, 수소 인프라가 이미 실증 단계를 넘어 일상 운영 단계에 들어섰음을 체감하게 했다. 쇼룸 역시 단순 전시 공간이 아니라, 수소탱크·충전설비·시스템 기업들이 함께 기술을 설명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었다. 이는 기술 홍보를 넘어 산업 생태계 전반을 이해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현재 일본 전역에는 약 160기의 수소충전소가 구축되어 있으며, 향후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확충도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물론 인프라 밀도와 비용 구조 측면에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존재한다. 그러나 분명한 변화는, 이 문제가 더 이상 가능성의 장벽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적인 산업 과제의 단계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이제는 ‘할 수 있는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효율적으로 확장할 것인가’의 문제로 논의의 축이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한국 역시 수소경제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정책과 산업, 공급망 간 연결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보완이 필요한 단계다. 특히 초기 시장 형성을 위한 가격 구조 설계와 안정적인 수요 창출, 그리고 인프라 구축 속도 간의 균형이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일본 사례는 정책과 시장을 동시에 설계하는 접근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참고 모델이 될 수 있다.


▲ 신소재경제신문 참관단이 마지막날 우에노 시장을 방문했다.

일본 일정의 마지막 날, 필자는 도쿄 우에노 시장 일대를 찾았다. 좁은 골목을 따라 늘어선 상점들에서는 신선한 식재료와 잡화, 다양한 먹거리가 활발히 오갔고, 상인과 시민들의 일상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있었다. 관광지의 활기와 생활 시장 특유의 온기가 공존하는 공간이었다. 첨단 기술과 산업의 변화를 좇던 일정 뒤에 마주한 일상의 풍경은, 결국 기술과 산업의 발전이 사람들의 삶과 얼마나 가까운 곳을 향하고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했다.


3일간의 참관을 통해 확인한 메시지는 분명했다. 수소는 더 이상 미래의 에너지가 아니라, 이미 산업 구조 속으로 편입되기 시작한 현재의 에너지다. 일본은 정책과 산업, 공급망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수소경제를 실행 가능한 산업 모델로 구체화하고 있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어떤 구조와 전략으로 이 변화에 참여할 것인가에 대한 선택이다.


이번 전시회는 이러한 변화의 방향성과 현실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번 기회를 제공해준 신소재경제신문에 감사드리며, 2박 3일의 일정 동안 함께하며 뜻깊은 시간을 나눈 참관단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 신소재경제 참관단이 전시회 관람을 마치고 식당에서 즐거운 식사와 함께 친목도모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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