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출액 대비 물류비(단위 :%, 자료 : 산업통상부·산업연구원(2025), 「2024년 기업물류비 실태조사」)국내 기업 물류비가 운송 중심의 비용 구조와 관리 기반 부족으로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자상거래 확대와 에너지 가격 변동 등으로 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물류비를 단순 비용이 아닌 전략 변수로 인식하고 데이터 기반의 체계적 관리 역량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은 ‘2024년 기업물류비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국내 기업물류비 구조와 시사점’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전자상거래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 에너지 가격 변동 등으로 기업 물류 환경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물류비는 운송비 중심의 비용 구조와 위탁 물류 확대, 기업 규모별 물류 관리역량 격차 등의 특징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외부 환경 변화가 기업물류비 부담으로 직접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우선 물류비 구조를 보면 운송비 비중이 57.4%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이 중 도로 운송 비중이 72.6%에 달해 내륙 운송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가, 인건비, 운임 등 외생 변수 변화가 물류비 상승으로 직결되는 구조임을 의미한다. 반면 물류 정보비는 3.8% 수준에 그쳐 효율화를 위한 투자 기반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급 환경 변화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확산에 따라 배송 구조가 ‘다품종 소량·다빈도’ 형태로 전환되면서 배송 빈도 증가 기업 비중은 2016년 22.4%에서 2024년 29.9%로 확대됐다. 이는 차량 적재율 저하와 운행 횟수 증가로 이어지며 라스트마일 물류비 상승을 유발하는 구조다.
물류비 수준 자체는 매출 대비 7.0%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지만, 체감 부담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45.6%가 물류비 상승을 경험했고, 49.7%는 물류 단가 상승을 체감했다고 응답했다.
한국교통연구원(2024)에 따르면, 국가 물류비는 2013년 152조 원에서 2022년 327조 원으로 증가하며 연평균 8.9% 상승했고, 택배 물량 역시 10년간 연평균 13.9% 증가하는 등 물류 수요는 구조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기업 규모에 따른 격차도 뚜렷했다. 매출 대비 물류비 비중은 대기업 4.1%, 중소기업 7.5%로 중소기업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물류 전담 인력 역시 대기업 평균 82.5명, 중소기업 4.9명으로 큰 차이를 보였으며, 물류 정보 시스템 운영 비율도 대기업 89.3%, 중소기업 43.6%로 격차가 컸다. 특히 시스템 운영 기업의 물류비 비중이 6.6%로 미운영 기업(7.3%)보다 낮게 나타나, 정보 기반 관리 역량이 비용 경쟁력과 직결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국내 기업의 물류 관리 기반은 아직 충분히 확산되지 못한 상황이다. 물류 전담 부서를 보유한 기업은 46.3%, ERP·WMS 등 정보 시스템 운영 기업은 50.6% 수준에 그쳤다. 정부가 제시한 ‘기업물류비 산정지침’ 활용률도 18.2%, 관련 통계를 경영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기업은 10.1%에 불과해 데이터 기반 관리체계 정착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구조는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 에너지 가격 변동 등 외부 충격이 기업 물류비 부담으로 직접 전이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따라 물류비를 단순 비용이 아닌 전략 변수로 인식하는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 박지원 연구원은 “물류비는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며 “단기적 비용 절감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의 전략적 관리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역시 ‘제6차 국가물류기본계획(2026~2035)’을 통해 AI·디지털 기반 스마트 물류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기업 간 투자 여력 차이를 고려할 때 정책 효과의 편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물류 정보화·표준화·자동화 등 관리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방향의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결국 국내 기업 물류비 문제는 비용 수준 자체보다 구조와 관리 방식의 문제로 귀결된다. 운송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의 통합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외부 변수 대응력을 높이는 것이 향후 물류 경쟁력 확보의 핵심 과제로 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