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음극재 적재량(출처: 2025년 12월 Global EV &Battery Monthly Tracker (Incl. LiB 4 Major Materials), SNE리서치)전기차 보급 확대와 배터리 생산량 증가가 맞물리며 글로벌 음극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안정성과 비용 경쟁력이 검증된 그래파이트 중심 구조 속에서 중국의 대규모 공급 체제가 성장을 견인한 가운데, 향후 음극재 시장은 실리콘 복합 기술의 점진적 확산과 공급망 다변화 요구를 축으로 새로운 경쟁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1~11월 기준 전 세계 전기차(EV·PHEV·HEV)에 사용된 배터리 음극재 총 적재량은 124만1천톤으로 전년동기대비 35.3% 증가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확대 흐름과 함께 음극재 수요 역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관련 업계가 밝혔다.
같은 기간 중국을 제외한 시장의 음극재 적재량은 44만7천톤으로, 전년대비 28.2% 증가했다. 중국 시장의 고성장세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보급이 안정적으로 확대되면서 비교적 완만하지만 지속적인 성장 흐름을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체별로는 중국 기업들의 우위가 두드러졌다. ShanShan이 26만9천톤으로 1위를 차지했고, BTR이 21만7천톤으로 뒤를 이었다. 두 기업은 CATL, BYD, LG에너지솔루션 등 글로벌 주요 배터리 셀 제조사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으며, 대규모 양산 능력과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이외에도 Kaijin(14만2천톤), Shangtai(13만3천톤), Shinzoom(9만3천톤), Zichen(8만5천톤)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역시 대부분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빠르게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는 모습이다.
법인 국적별로 보면 중국 기업의 점유율은 94%를 넘어 사실상 절대적 우위를 형성하고 있다. 공격적인 생산능력 확충과 기술 고도화를 병행하며, 전기차 시장 확대에 발맞춰 주요 배터리 제조사와의 협업도 강화되는 추세다. 특히 실리콘 복합 음극재(Si-Anode) 개발과 적용을 통해 제품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한국 기업의 점유율은 3.2% 수준에 머물렀다. 다만 포스코와 대주전자재료를 중심으로 글로벌 셀 메이커와의 협력을 확대하며 본격적인 시장 진입을 모색하고 있다. 일본 기업의 점유율은 2.5%로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Hitachi와 Mitsubishi 등은 기존 고객 기반에 의존하는 보수적 전략을 유지하면서 경쟁력이 점진적으로 약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최근 음극재 시장의 특징은 단순한 물량 경쟁에서 벗어나 전기차 수요 구조 변화가 소재 선택에 직접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보급형과 중대형 전기차가 동시에 확대되면서, 배터리 셀 제조사는 최고 수준의 에너지 밀도보다는 수명, 안정성, 비용의 균형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고순도 그래파이트 기반 음극재의 안정적인 공급 능력이 다시 핵심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실리콘 복합 음극재는 빠른 대체보다는 기존 그래파이트를 보완하는 형태로 채택이 확대되는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일부 고성능 셀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양상이다.
LFP 배터리 확산과 대중형 전기차 비중 확대를 감안하면, 내구성과 수율이 검증된 그래파이트 음극재의 주력 지위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중국 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은 단기간 내 약화되기보다는, 고객 기반과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SNE리서치는 한국 음극재 업체의 경우 대규모 양산 경쟁보다는 특정 셀과 완성차 플랫폼에 최적화된 맞춤형 제품, 실리콘 복합 기술, 비중국 공급 옵션을 결합한 전략이 현실적인 돌파구가 될 것”이라며 “공급망 다변화 수요가 본격화되는 시점이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