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 이하 화학연)이 울산시와의 협력을 통해 사례집을 발간하고, 지역 유망 중소화학기업의 난관 해결을 돕는 기술혁신 모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화학연은 ‘울산시-화학연 기술협력사업’의 우수 지원성과 사례집 ‘화학연이 실현하는 울산의 꿈’을 발간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사례집은 우수기업의 사업화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신규 지원이 필요한 잠재적 수요기업에게 기술혁신 성공 모델을 제시하고자 제작됐다. 최근 사업화 성공 6건 등 우수 지원 사례 9건이 담겨 있다.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복합비료 제조회사인 ㈜조비는 ’21년도 사업에 참여해 기존 석유계 난분해성 피복비료를 대체하는 생분해성 바이오 우레탄 피복비료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엄마의 입장에서 미세플라스틱 없는 100% 분해 피복비료 개발”을 말한 화학연 김효정 박사는 생분해 고분자를 연구해 비료는 낯선 조합이었다. 하지만 ㈜조비가 친환경 완효성 피복비료 개발을 타진하자, 기술·시장 동향 조사부터 제품 용도와 특성에 맞는 개발 목표 수립까지 기업 눈높이에 맞추고, 아이를 기르는 입장에서 더 열성적으로 연구해 개발을 성공시켰다.
완효성 피복비료는 표면을 특수 물질로 코팅해 비료가 나오는 속도가 조절되므로 약효가 오래 유지된다. 기존에는 코팅 시 폴리우레탄, 폴리에틸렌 같이 석유계 난분해성 수지를 활용했으나, 피복 물질이 미세플라스틱 형태로 토양에 잔류해 환경 문제를 유발할 수 있었다.
㈜조비는 식물유 유래 바이오 폴리올을 사용해 토양 중 생분해되는 바이오 우레탄 피복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1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신규 제조 설비를 구축했다. 바이오 우레탄 피복비료 출시로 ’23년 이후 매출 기여액 109억원이 발생했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제품 개량을 통해 매출액을 늘려갈 전망이다.
또 다른 사례로 도료 첨가제와 합성수지 제조회사인 케이에스케미칼㈜은 ’22년도 사업에 참여해 선박 도료용 고기능성 소포제 개발에 성공했다.
케이에스케미칼㈜과 연구한 화학연 유영창 박사는 독일·일본 등의 특허를 회피하기 위해 일반적인 방법이 아닌 기존 논문들의 한계점에서 단서를 파악하는 역발상으로 접근했다. 그 과정에서 불소-실리콘 물성의 밸런스를 최적화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갈 수 밖에 없었지만, 기업과 즉각적인 소통을 통해 수입에 의존하던 선박용 도료 소포제 시장에서 국산화를 이뤄냈다.
선박 도료는 한번 바르면 바닷물·자외선·기름 등 악조건에서 최소 10년간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려면 끈적이는 도료를 두텁게 발라야 하는데, 이때 소포제가 불필요한 기포 발생을 방지해준다.
2종 이상의 분자량을 갖는 불소실리콘을 혼합해 저온 안정성 및 소포성이 우수한 선박 에폭시 도료용 소포제를 개발했고, 선박에폭시 도료용 소포제와 에폭시 바닥용 소포제 제품을 출시했다. 작년 사업화 이후 현재까지 3.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도료용 첨가제 소재 시장을 국산화해 향후 3년간 45억원의 매출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화학연은 사례집에 참여한 우수기업 관계자를 중심으로 오는 8월 21일, 롯데호텔울산 오닉스홀에서 간담회를 열고 ‘울산시-화학연 기술협력사업’의 개선방향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영국 원장은 “울산화학산업이 스페셜티 화학제품에 대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당면한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울산광역시와 협력을 통해 지원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며, “이번 사례집이 지원이 필요한 지역기업에 성공 모델로 인식될 수 있도록 많은 홍보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화학연은 ’19년에도 우수 사례집 ‘라이징시티 울산 화학연에 꿈을 싣다’를 발간한 바 있다. 이번 사례집은 시즌 2의 성격을 갖고 있으나 사업화 성공 사례 외에도 다양한 공동 수행 경험을 제시함으로써, 지원 사업의 다양한 효과를 미리 체험할 수 있다.
현재 ‘화학연이 실현하는 울산의 꿈’ 사례집은 무료로 배포되고 있으며, 개별적으로 자료집이 필요한 경우, 화학연 울산행정운영실(052-241-6125)로 문의하면 된다. 또는 화학연 홈페이지의 발간물 메뉴에서 확인할 수도 있다.
‘울산시-화학연 기술협력사업’은 ’06년 이래 20년째 시행되고 있는 대표적 지역산업 진흥 협력사업으로, 양 기관이 공동으로 재원을 부담해 화학연과 울산지역 중소기업이 공동연구를 수행함으로써 유망기술의 개발 및 사업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단순한 연구 성과 전달이 아닌 기업이 원하는 기술을 출발점으로 연구 방향을 세우고, 연구실과 현장을 잇는 맞춤형 협력 모델로서 많은 성공 사례가 탄생했다. △출연연의 전문적인 연구방법 기획 △기업에서 갖추지 못한 고가의 고성능 분석·대용량 반응 장비 활용 △효율적 원재료 합성 노하우 제시 △파일롯 규모 생산 지원 등을 통해 적극적인 의지가 있는 기업들과 함께 성공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