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산 소재·부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북미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중국산 원료 의존도의 축소와 현지 대응체계 구축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SNE리서치가 10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5년 1~5월 동안 전 세계 전기차(EV, PHEV, HEV)에 사용된 전해액 총 적재량은 약 48만 8,000톤으로 집계되며, 전년 동기 대비 46.3%의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16만 4,000톤으로 30.3% 증가해, 전해액 수요가 안정적인 확장 국면에 진입했음을 나타낸다.
전해액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구성 요소 중 하나로, 리튬이온의 이동을 가능하게 하여 배터리의 충전 속도, 에너지 효율, 안전성, 수명 등에 직결되는 소재다. 전기차 시장의 지속적인 확대와 고출력 배터리 채용 증가에 따라, 전해액 시장은 중장기적으로도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5년 1~5월 기준 글로벌 전해액 시장에서는 주요 업체들의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중국의 Tinci는 전년대비 33% 증가한 10만 7,000톤을 기록하며 시장 1위를 유지했고, BYD는 8만 2,000톤(+29%)으로 그 뒤를 이었다. Capchem은 110%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7만 3,000톤을 달성했으며, GTHR도 3만 3,000톤을 기록했다. Smoothway는 112%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2만 7,000톤에 도달했다. 한국의 Enchem과 Soulbrain은 각각 2만톤(+5%), 1만 5,000톤(+22%)의 실적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법인국적별로 살펴보면, 중국 기업들의 독주 체제가 한층 더 강화되고 있다. ’25년 1분기 기준, 중국 업체들은 글로벌 전해액 시장의 86.3%를 점유하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은 각각 9.1%, 4.6%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소폭 하락한 수치로, 중국 기업 중심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정부는 중국산 소재 및 부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북미 현지에서 생산된 전해액이나 비중국산 원료 기반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완성차 업체들을 중심으로 세액공제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공급사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한국 전해액 업체들에게 기회이자 도전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Enchem은 AMPC 세액공제를 통해 미국 고객 확보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고, Soulbrain도 기술력 강화와 해외 협력을 바탕으로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이 아직 미국 내 대규모 생산 기반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향후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중국산 원료 의존도 축소와 현지 대응 체계 구축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특히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선 중국산 원료를 쓰지 않는 것이 중요한 조건이기 때문에, 미국 내 생산과 원료 관리, 인증 체계 구축이 함께 필요하다.
보고서는 미국 시장에서 성장하려면 △정책에 맞추는 능력 △기술 경쟁력 △현지화 전략이 모두 중요하며, 이 세 가지를 먼저 갖춘 기업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주요 공급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