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이 중국산 배터리 소재 사용을 제한하는 가운데, 현지화 전략의 실행 여부가 분리막 기업들의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SNE리서치가 9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5년 1~5월 동안 전 세계에서 등록된 전기차(EV, PHEV, HEV)에 사용된 분리막 총 적재량은 약 60억 7,200만 ㎡로, 전년동기대비 49.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분리막은 리튬이온 배터리 내부에서 양극과 음극을 물리적으로 분리하면서도 리튬이온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핵심 소재로,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성에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전기차 시장의 급속한 확장과 고성능 배터리에 대한 수요 증가에 따라 분리막 시장 역시 빠른 속도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5년 1~5월 글로벌 분리막 시장에서는 주요 공급업체들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특히 SEMCORP는 전년동기대비 22% 증가한 15억 5,200만 ㎡로 압도적인 적재량을 기록했으며, Senior(+72%), Sinoma(+45%), Gellec(+67%) 등 중국계 주요 업체들의 강세가 지속됐다. 그 외에 ZIMT, CMZF 등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며 점유율을 확대했다.
한편, 한국의 SK IE Technology는 전년대비 47% 증가한 1억 6,600만 ㎡를 기록하며 주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법인국적별 점유율 측면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전체 시장의 약 9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23년 2분기 이후 일본과 한국 기업의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며, ’25년 1분기에는 일본 7.6%, 한국 4.8%로 집계됐다. 중국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글로벌 분리막 시장 내 비중국 기업들과의 경쟁 구도는 더욱 뚜렷하게 양극화되고 있다.
글로벌 분리막 업체들은 완성차 OEM의 공급망 내재화 흐름에 대응해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현지 생산기지를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기업들은 전략적으로 생산 거점을 늘려가고 있으며, 일부 중국 업체들도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과 유럽이 중국산 소재를 제한하면서, 분리막 산업에서도 중국이 아닌 공급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향후 배터리 기술의 진화와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 변화에 따라 분리막 시장의 경쟁 구도는 계속해서 재편될 것으로 보이며, 글로벌 분리막 기업들은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미국은 비중국계 분리막 공급망 재편의 중심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미국 내에서 중국산 소재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면서, SKIET의 비중국산 제품이 전략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보고서는 앞으로 생산지뿐만 아니라 원재료의 국적까지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며, 현지화 전략의 실행 여부가 분리막 기업들의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