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안정화제 없이 루테늄 나노입자를 균일하게 합성할 수 있는 신개념 폴리올 공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암모니아 분해 촉매의 성능을 기존 대비 3배 향상시키고, 수소 생산 효율을 크게 높여 암모니아 기반 수소 공급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한층 앞당겼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이창근, 이하 에너지연)은 수소연구단 구기영 박사 연구진이 기존보다 경제성이 향상된 신개념 암모니아 분해 촉매 합성법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개발된 촉매 합성법을 활용하면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더 효율적으로 분해할 수 있어 수소 경제 실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3개의 수소 원자와 1개의 질소 원자로 구성된 암모니아는 수소 함량이 높아 장거리 운송과 대용량 저장이 가능한 수소 운반체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운반, 저장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다른 수소 운반체에 비해 경제적으로 수소를 운반할 수 있다. 하지만 수요지에서 암모니아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은 아직 초기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 기술의 핵심은 루테늄(Ru) 촉매다. 루테늄을 사용하면 다른 촉매보다 100도 이상 낮은 500도~600도의 온도 조건에서도 암모니아를 빠르게 분해할 수 있다. 문제는 루테늄이 소수의 국가에만 존재하는 매우 희귀한 금속이라 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까지는 적은 양으로도 성능을 내기 위해 크기를 나노 수준으로 줄여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나노 촉매는 대량 생산 공정이 복잡하고 제조 비용도 높아 암모니아 분해 기술의 상용화를 저해하고 있다.
이에 연구진은 촉매의 경제성을 개선할 수 있는 폴리올 공정 기반의 신개념 루테늄 촉매 합성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생산한 촉매는 기존 촉매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암모니아 분해 성능을 나타냈다.
폴리올 공정은 금속을 나노 입자로 합성하는 데 주로 활용되며, 기존에는 입자 응집을 막기 위해 안정화제를 사용해야 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공정이 복잡해지고 비용이 증가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안정화제 없이도 나노 입자의 응집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탄소사슬이라 불리는 유기 분자의 길이가 입자의 응집 정도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 주목했다. 탄소사슬의 구조와 길이를 조절하면 첨가제 없이도 나노 입자의 응집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탄소사슬 길이가 긴 부틸렌글리콜을 활용하면 안정화제 없이도 2.5나노미터(nm) 크기의 루테늄 입자가 균일하게 분산되고 수소 생성 반응이 일어나는 ‘B5 사이트’가 형성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생성된 촉매는 기존 촉매의 성능을 크게 웃돌았다. 부틸렌글리콜을 사용하지 않은 기존 루테늄 촉매와 비교했을 때, 활성화 에너지*는 약 20% 낮아졌고 수소 생성률**은 1.7배 증가했다. 또한 단위 부피당 암모니아 분해 반응 성능을 비교한 결과, 기존 합성법으로 만든 촉매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 뛰어난 경제성을 보였다.
연구책임자인 구기영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암모니아 분해 촉매 합성 기술은 기존 나노촉매 대량 제조의 한계와 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용적인 기술로, 암모니아 분해 촉매 기술 국산화와 실용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펠릿 촉매 양산과 다양한 암모니아 크래킹 시스템 적용을 통해 성능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성과는 나노분야 저명 학술지 ‘스몰(Small, IF 12.1)’의 표지논문으로 게재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