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재활용이 불가한 혼합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가스화하는 기술을 개발, 경제성이 향상된 합성가스 생산 기술 확보로 국내 수소 공급 확대가 기대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이창근, 이하 에너지연)은 에너지융합시스템연구단 조종표 박사 연구진이 순산소 연소 기반의 연속식 공정을 활용해 재활용이 어려운 열경화성 혼합 폐플라스틱에서 고품질의 합성가스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합성가스는 일산화탄소(CO)와 수소(H2)로 주로 구성되며, 합성연료를 생산하는 원료 가스로 활용될 수 있고, 일산화탄소는 과열 증기와 촉매 화학반응을 통해 수소로 전환할 수 있다.
전 세계적인 기후 위기와 자원 고갈 문제가 대두되면서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글로벌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은 2023년 100조 원 규모에서 연평균 8.1% 성장해 2030년에는 17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플라스틱은 열을 가하면 다시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 수 있는 열가소성 플라스틱과 한번 굳어지면 분해하기 어려운 열경화성 플라스틱으로 나뉜다.
이 중 열경화성 플라스틱은 고온에 강하고 화학적 안정성이 높아 자동차, 전자제품에 쓰이는 플라스틱에 혼합된 형태로 활용된다. 그러나 초고온 환경에서만 분해할 수 있어 쓰이고 난 후에는 매립, 소각에 의존하고 있어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다.
연구진은 열경화성 혼합 폐플라스틱을 수소 생산의 원료인 합성가스로 전환하는 순산소 연소 기반의 가스화 공정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공기 속 질소를 제거해 열 손실을 최소화하는 순산소 연소 제어 기술과 가스화로 내부에 공급된 열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축열식 용융로 기술을 적용해 1,300도에 이르는 고열을 지속 공급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원료 투입부터 전처리, 가스화에 이르는 연속 공정을 구현함으로써 공정 효율을 극대화했다. 특히 공정 중 발생하는 타르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여, 지속적인 운전을 저해하는 주요 요소를 효과적으로 개선했다.
타르를 분해하려면 1,000도 이상의 고온이 필요하지만, 일반 폐플라스틱 분해 공정은 800도 이내에서 진행돼 미분해 타르가 다량 발생한다. 이를 제거하려면 별도의 정제 장치가 필요해 공정 비용이 크게 증가한다.
연구진은 연속 공정을 통해 초고온을 지속 유지함으로써 정제 장치 없이도 타르의 발생량을 0.66mg/Nm3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는 화학연료 합성 공정에 쓰이는 합성가스의 타르 농도 요구치보다 93.4% 감소된 수치다.
개발된 공정의 실증은 하루 1톤의 열경화성 혼합 폐플라스틱을 처리할 수 있는 파일럿 플랜트에서 진행됐으며 혼합 폐플라스틱 1kg당 수소 0.13kg의 생산 능력을 나타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국내 특허 3건을 등록하고 해외 특허 1건을 출원해 상용화 기반을 마련했다.
연구책임자인 조종표 박사는 “이번 성과는 국내 독자 기술만으로 가스화 공정의 효율을 크게 개선하고 타르 발생량을 획기적으로 낮춘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향후 공정 규모를 2톤급으로 격상하고 관련 연구를 지속해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환경부 폐플라스틱 활용 원료·연료화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