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활성산소에 선택적으로 반응하여 약물을 방출하는 ‘페로센 고분자 나노입자’를 개발해 당뇨병성 피부궤양이나 만성 피부질환 치료에 기여할 전망이다.
한국세라믹기술원(원장 윤종석)과 충북대학교(총장 고창섭) 약학대학 공동연구팀은 상처 부위에 약물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스마트 나노치료제’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는 △한국세라믹기술원 성대경 박사 △유소현 연구원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박찬수 교수 △이민혁 연구원이 주도했다.
최근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당뇨병성 피부궤양 등 만성적인 피부 질환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런 질환의 상처는 일반적인 치료법으로는 재생이 어려워 특별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감염이나 상처가 생겼을 때 우리 몸의 면역 반응으로 활성산소가 생성되는데 너무 많아지면 정상 세포까지 손상시키고 상처의 회복을 지연시킨다. 때문에 활성산소를 조절하면서 필요한 약물을 정확하게 상처 부위에만 전달하는 기술이 절실했다.
기존의 약물 치료 방식은 약물이 몸 전체로 퍼져 정확히 필요한 곳에만 작용하기 어려웠다. 또한 비타민C 기반 치료제는 항산화 효과는 좋지만 피부 흡수율이 낮고 빛과 공기에 쉽게 변질되는 문제로 치료 효과를 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공동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활성산소 농도에 따라 스스로 분해되면서 약물을 방출할 수 있는 ‘페로센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특히 비타민C 유도체를 이 나노입자 안에 담아 안정성을 높이고 피부 흡수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동물 실험 결과, 나노입자는 활성산소가 많은 상처 부위에서 자동으로 분해돼 정확하게 약물을 전달했다. 그 결과 일반 치료법보다 약 19% 이상 빠르게 상처를 치유하고, 피부 재생에 필요한 단백질 생성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입증됐다.
한국세라믹기술원 성대경 박사는 “기술의 핵심은 활성산소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고분자 구조와 약물 전달 메커니즘을 정밀하게 설계한 데 있다”며, “비타민C 유도체의 피부 흡수성과 약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한 점에서 기존 치료제와는 차별화되는 기술적 진보를 이뤘다”고 밝혔다.
충북대학교 박찬수 교수는 “개발한 나노치료제는 기존 치료법이 효과적이지 않았던 당뇨병성 피부궤양이나 만성 피부질환 치료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피부 재생과 치유 속도를 현저히 높여 환자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