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수소를 전략산업으로 인식해 국가 차원의 지원을 이어가는 반면, 미국과 유럽 등은 전기차로의 전환을 지향해 수소차가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소비자 선택에서도 멀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SNE리서치가 13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5년 1분기 글로벌 수소연료전지차(FCEV) 시장은 전년동기대비 11.2% 감소한 총 2,119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현대차는 넥쏘(NEXO)를 주축으로 총 772대를 판매하며 전년동기대비 11.6%의 성장률을 나타내 시장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특히 넥쏘는 ’18년 출시 이후 7년 만에 풀체인지 모델을 앞두고 있으며, 오는 5월부터 양산을 시작으로 국내 시장은 물론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으로의 본격적인 확대가 예고돼 있다.
반면, 도요타는 미라이(Mirai)와 크라운(Crown) 모델을 합해 150대에 그치며 전년대비 무려 82.8%의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한편, 중국 업체들은 승용차보다 상용 수소차에 집중하며 비교적 꾸준한 판매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국가별 시장 동향을 보면, 한국은 현대 넥쏘의 견조한 판매 증가에 힘입어 15%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시장 점유율도 7.8%p 상승한 34.3%에 달했다. 중국은 전기차 시장에 이어 수소차 시장에서도 상용차 중심의 전략을 앞세워 세계 1위 점유율을 달성했다.
그러나 유럽과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수소차 시장은 급격히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럽에서는 미라이와 넥쏘가 단 39대 판매되며 전년대비 91%의 역성장을 기록했고, 미국에서도 미라이 판매가 대폭 줄어 86.1%의 감소세를 보였다. 일본 역시 미라이와 크라운의 판매 부진으로 인해 53.2%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글로벌 수소차 시장의 침체는 단기간의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전환을 의미한다. 현대차와 도요타 등 주요 OEM들이 기술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음에도, 시장은 점점 더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 정책 방향과 인프라 여건에서 기인한다. 한국과 중국이 수소산업을 전략 산업으로 인식하며 국가 차원의 지원을 이어가는 것과 달리, 미국과 유럽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및 탄소 배출 규제를 통해 배터리 전기차로의 전환을 명확히 지향하고 있다.
수소차는 이러한 기조 속에서 정책적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으며, 충전 인프라 부족과 차량 가격, 유지비 등의 경제성 문제까지 겹치면서 소비자 선택에서도 멀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