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대기 중 수은의 출처를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산업단지에서 발생 가능한 수은 배출을 감지하고 파악이 가능할 전망이다.
UNIST는 지구환경도시공학과 최성득 교수팀이 대기 중 수은 출처와 공간적·계절적 분포를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는 평가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개발된 기술은 고해상도 대기모니터링과 수은 동위원소 분석을 기반으로 한다. 수은은 다양한 동위원소가 존재하는데, 동위원소의 비율을 분석해 수은의 출처를 알아낼 수 있다. 수은의 출처를 3가지로 나눠 분석하는 기법을 통해 정확도를 높였다.
연구팀은 해당 평가법으로 울산 지역 대기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 30개 지점의 대기를 1년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울산 지역 수은 농도는 계절과 지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평균 농도는 여름철이 9.3 ng/m³로 가장 높았으며, 가을철에 가장 낮은 4.4 ng/m³를 기록했다. 비철금속 산업단지에서는 최고 농도인 21.9 ng/m³를 보였는데, 이는 비철금속산업이 수은의 주요 배출원인임을 시사한다.
계절풍이 수은 확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름과 봄철에는 남동풍이 우세해 해안가 산단에서 배출된 수은이 울산 내륙으로 확산됐고, 가을과 겨울철에는 북서풍이 대기 중 수은을 동해상으로 이동시켜 수은 농도가 낮아졌다. 특히, 여름철에는 수은 농도의 73%가 비철금속 산업과 같은 인위적 배출로부터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산업단지가 있는 타 지역에 대한 장기 분석을 진행 중이며, 이 분석법은 인접국에서 넘어오는 수은의 기여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성득 교수는 “검출된 수은 농도가 미국환경보호청 권고 기준(300 ng/m³)을 초과하지 않지만, 수은은 잔류성이 큰 물질이므로 산업단지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수은은 과량 노출되면 뇌와 신장 손상, 폐 질환, 소화기 이상, 혈압 상승, 피부 발진 등을 유발하며, 장기적으로 수은 중독이나 미나마타병을 초래할 수 있는 중금속이다. 끓는점과 증기압이 낮아 기체 상태로 대기 중에 존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