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탄소산업진흥원이 산업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로 미래 산업의 핵심 소재로 손꼽히는 탄소나노튜브(CNT)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개발된 기술은 품질 뿐만이 아니라 경제성도 갖춰 탄소중립 달성과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은 실용화본부 김동영 박사 연구팀이 CO2를 활용해 첨단 고부가가치 소재인 단일벽 탄소나노튜브(Single-Walled Carbon Nanotube, SWCNT)를 생산할 수 있는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SWCNT는 우수한 전기적 특성과 기계적 강도를 지닌 차세대 첨단소재로, 이차전지 도전재 등에 주로 사용되고 있는 다중벽 탄소나노튜브(Multi-Walled Carbon Nanotube)에 비해 전기 전도성 및 내구성이 우수해 전기차나 드론 등 미래 모빌리티와 에너지 저장장치 뿐만 아니라 우주·항공·방산 분야 등 국내 주력 산업군에 적용 가능한 소재로 꼽힌다.
통상적으로 SWCNT는 아세틸렌(C2H2), 에틸렌(C2H4), 메탄(CH4) 등 고가의 탄화수소를 주원료로 사용하는데, 제조 원가가 비쌀 뿐만 아니라 단일벽 구조를 구현하기 위한 제조 공정에 대한 기술장벽 등이 존재해 왔다.
탄소산업진흥원은 이산화탄소 포집·활용(CCU)을 통한 탄소소재 기술 자립화를 목표로 지난 2023년부터 자체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 산업 공정에서 발생하는 CO2로부터 SWCNT를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김동영 박사 연구팀은 이산화탄소의 메탄화 및 탄소나노튜브화를 위해 독자 개발한 단계별 유동층 화학기상증착법(Fluidized Bed Chemical Vapor Deposition, FBCVD)을 이용해 고가의 탄화수소 원료 대신 CO2와 수소만으로 SWCNT를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해 경제성을 확보했다.
연구팀은 CO2의 메탄화를 위해 유동층 반응기에서 세라믹 비즈상의 니켈 담지 촉매를 이용해 CO2를 고효율 메탄으로 전환하고, 이를 철(Fe) 및 코발트(Co) 기반의 나노촉매가 도입된 별도의 유동층 반응기로 유도해 높은 수율과 고품질의 SWCNT 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CO2로부터 전환된 SWCNT는 1~2나노미터(nm)의 직경과 높은 결정성을 갖추고 있으며, 탄화수소를 이용한 기존의 SWCNT소재와 동등한 물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철 또는 코발트 촉매의 설계 최적화를 통해 CNT를 구성하는 벽(wall)의 수와 직경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까지도 확보했다. SWCNT의 정제 공정 및 기능화를 통해 이를 고농도 분산액으로 제조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해 에너지 저장장치 및 나노섬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CO2를 활용한 SWCNT 제조 기술 개발로 국내 특허 3건을 출원 완료했으며, 올해 상반기 내 국제특허(PCT) 출원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동영 박사는 “고가의 탄화수소 원료 대신 CO2를 활용해 경제성과 기능성을 모두 갖춘 SWCNT 생산 공정을 확보했다”며 “향후 대량 생산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한 공정 기술 개발 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규순 탄소산업진흥원 실용화본부장은 “이번 연구가 국내 산업계에서 요구되는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CO2 자원화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CO2의 탄소소재화 기술이 지속가능한 탄소순환경제 구축과 저탄소 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