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주요 소비층이었던 30~50대가 고령화 가속 등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자동차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1인가구의 증가로 경제성 있는 차량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이 13일 공개한 ‘인구·사회구조 변화와 국내 자동차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그동안 국내 자동차(관용·영업용 포함) 등록대수는 경제성장 및 소득수준 증가 등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증가해 왔으나 고령화 및 인구구조 변화, 경제성장률 하락 등의 영향으로 인해 성장 동력은 약화되고 있다.
최근 10년간 추이를 살펴보면 자동차 등록대수 성장률은 ’15년 정점(4.3%) 이후 감소 추세이며, ’24년말 기준 총 등록대수는 전년동기대비 1.3% 증가한 약 2,630만대를 기록했다.
과거에는 활발한 경제활동을 바탕으로 주요 소비층인 30~50대 인구비중이 증가해 왔으며, 경제성장에 따른 차량 소유·운행 성향도 함께 향상되면서 자동차 등록대수가 빠르게 증가해 왔다. 그러나 최근 고령화의 가속화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및 잠재성장률의 하락 등으로 이어지며, 장기적으로 자동차 등록대수가 순감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인구구조 변화 및 차량 보유·운행에 대한 성향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연령대별로 자동차 등록대수에 차별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주 수요자가 고령화되는 추세이다.
그중 생산가능인구 핵심층인 30~40대의 총 자동차 등록대수는 인구 감소의 영향으로 인해 답보 또는 다소 감소하고 있으며, 개인별 차량 보유율의 증가도 타 연령대에 비해 더디다.
30~40대의 1인당 등록대수는 증가 추세로 차량 보유 의사는 어느정도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나, 인구 감소의 영향이 그보다 크게 작용해 총 자동차 등록대수가 답보 또는 감소 추세로 분석됐다.
한편, 30대의 1인당 등록대수는 지난 10년간 평균 0.9% 증가해 80대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으며, 이는 혼인·출산율이 저하됨에 따라 자가용 보유의 필요성이 다소 감소했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향후 30~40대의 인구는 더욱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해당 연령대 인구의 소비성향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자동차 수요에 대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60~80대의 총 등록대수는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1인당 등록대수 증가율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고령층의 차량 보유대수 증가는 구매 성향의 증가보다는 인구 증가로 인한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80대는 차량 소유에 대한 필요 감소, 운행의 불편 증가 등으로 인해 1인당 차량 보유율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나, 높은 인구 증가율로 인해 총 등록대수는 증가해왔다.
한편 ’15~’24년 70대의 1인당 등록대수는 3.7%로 30~50대 대비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는데, 이는 다른 연령대 대비 낮은 보유율로 인해 소비 잠재력이 높았다는 점과, 과거 대비 70대의 신체능력이 향상돼 차량 보유·운행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60대 이상의 고령인구의 비중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향후 고령층의 자동차 보유대수의 증가는 확실시되나, 차량에 대한 고령층의 소비성향 확대 정도에 따라 총 등록대수 증가율의 크기가 달라질 수 있다.
한편, 20대는 1인당 등록대수가 가장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으나, 인구 감소세로 인해 총 보유대수의 증가율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사회초년생으로 경제력이 높지 않은 20대는 총 등록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낮은 편이며, 해당 연령대의 인구 또한 지속 감소할 전망이므로 총 자동차 수요에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사회진출이 활발해진 여성들의 차량 보유·운행 성향이 증가하면서 자동차 시장에서 여성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여성은 동일 연령대 남성 대비 더 높은 1인당 등록대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지고 있는 여성의 차량 보유 의사가 더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회 진출이 활발해짐에 따라 경제력이 높아지는 여성의 차량 보유 의사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총 등록대수 중 여성이 보유한 차량의 비중이 증가할 전망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은 도시의 높은 생계비 및 편리한 대중교통 시스템 등으로 인해 낮은 1인당 자동차 보유율 및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인구 감소 영향이 더해져 타 지역 대비 총 등록대수 증가세도 다소 둔화됐다.
또한 서울 지역에서만 30대의 1인당 등록대수가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원인으로는 자가용 수요가 적은 1인 및 미혼가구의 비율이 타 지역 대비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는 점을 지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인천 지역의 경우 서울보다는 1인당 등록대수가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인구증가로 인한 영향이 동시에 발생해 비수도권 대비 총 등록대수가 빠르게 증가해왔다. 그러나 향후 수도권 지역의 도시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서울과 비슷한 사회·경제적 변화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개인의 차량 구매 성향을 감소시키는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경제·사회적 변화 요인과 각 그룹별 특성 등을 고려했을 때, 향후 자동차 시장에서 여성 및 고령층의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대형차 보다는 경제성 있는 중소형 차량 모델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1인·미혼 가구의 증가, 높은 생활비로 인한 경제력 감소, 편리한 대중교통 시스템 확충 등으로 인해 향후 경제성 있는 차량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최근 실용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카셰어링 등 차량 구독서비스가 확대되고 있어, 이러한 서비스와 경쟁할 수 있는 합리적 가격의 제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