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연 연구진이 이산화탄소 포집 효율을 높인 건식 흡수제를 개발하고, 연속운전을 통해 하루 1kg 의 CO2 회수가 가능하게 됐다. (左부터) 시스템 앞에서 전동혁 박사, 이동호 박사, 김재영 기술원, 박영철 박사, 황윤태 선임기술원, 김현욱 박사, 조성호 박사, 김정민 선임기술원, 문동규 박사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CO2) 포집 효율이 높고 장기 운전 시 성능 저하가 적은 혁신 소재와 공정을 개발했다. 하루 1㎏의 고순도 이산화탄소를 회수가 가능하며, 올해 10kg 규모로 확대해 향후 탄소중립 달성 및 탄소배출권 확보가 기대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 CCS연구단 박영철 박사 연구진이 새로 개발한 건식흡수제를 이용해 대기 중의 CO2를 직접 포집하고 평균 96.5%의 고농도로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진은 대기 중 CO2를 하루 1㎏ 이상 회수하는 실증에도 성공해 상용화에 한 발짝 다가섰다.

발전소, 공장 등 대표적인 CO2 배출 시설에는 이미 많은 개발이 이뤄진 CO2 포집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대기 중에 퍼진 CO2를 줄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다. 대기 중 CO2를 직접 잡아내는 직접 공기 포집 기술(DAC)이 주목받는 이유다.

DAC 기술에는 CO2만 선택적으로 흡수하는 성질을 가진 아민 기반의 건식흡수제가 주로 사용된다. 흡수제가 CO2를 머금은 뒤 100도 이상의 고온 환경에서 이산화탄소를 분리하고 순수한 CO2만 회수하는 원리다.

하지만 아민 흡수제는 고온 환경에서 내구성이 떨어져 성능이 저하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진공 환경에서 CO2를 회수하는 등 다양한 대안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상용화에 이르지 못했다.

연구진은 기존 흡수제가 고온 환경의 내구성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아민 기반 건식흡수제(SMKIER-1)를 자체 개발했다.

기존 흡수제는 CO2를 강하게 흡수하는 아민과 아민을 잡아주는 실리카 지지체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아민이 가진 CO2와의 결합력이 너무 강해서 다시 떼어내려면 많은 열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열에 대한 내구성이 낮은 아민이 쉽게 손상되고 성능 저하를 일으킨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아민에 고리화합물 형태의 첨가제를 추가했다. 추가된 첨가제는 CO2와의 결합력을 낮추면서도 아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함께 수행해 열로 인한 손상을 막아준다. 이를 통해 CO2 흡수, 회수에 들어가는 에너지는 줄이고 100도 이상의 고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고순도의 CO2를 회수할 수 있게 됐다.

연구진은 개발한 흡수제를 공정에 적용하고 350시간 이상 연속 운전 실증을 진행했다. 그 결과, 하루 1㎏의 CO2를 96.5%의 고순도로 회수하는데 성공했으며 이는 국내에 보고된 최초 사례다.

연구진은 올해 중 하루 이산화탄소 10㎏을 포집할 수 있는 공정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며 향후 하루 200㎏급의 단계적 규모 확대를 통해 2030년 상용화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35년까지 연간 1,000톤 이상의 CO2를 포집할 수 있는 실증 설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책임자인 박영철 박사는 “본 기술을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궁극적으로 연간 수백만 톤의 CO2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의 첫발을 내디뎠다”며, “이를 통해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노력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