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KERI)이 균일한 발열이 금속섬유천 기술을 개발해 전기차의 효율적인 난방과 반도체 생산 장비 및 발열장치 등에 적용해 에너지 비용 절감이 가능할 전망이다.
KERI는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 이동윤 박사팀이 추위에 약한 전기차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고효율·고유연 ‘금속섬유천 면상 발열체’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전기차 성능 향상에서 열 관리 시스템은 자주 고려되는 항목으로, 내연 기관차는 엔진의 폐열을 열원으로 활용해 난방 등 실내 온도 조절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전기차는 폐열이 부족해 히터 등을 위한 별도의 시스템이 필요하고, 이는 곧 주행거리 감소로 이어지곤 했다. 따라서 전기차의 가장 큰 숙제는 낭비되는 열 에너지를 최소화·재활용해 전력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국내 굴지의 자동차 그룹이 전통 온돌 방식에서 영감을 받아 목표로 제시한 ‘복사열 난방 시스템’은 전기를 받으면 열을 내는 ‘발열체’를 차량 실내 면적에 적용해 전기차의 에너지 절감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주목 받는 기술이다.
현재 발열체로는 ‘과전류보호소자(PTC)’가 사용되는데, 빠른 난방과 자체 온도 조절 기능에 따른 과열 방지, 소형화·저소음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부피가 크고 무거우며, 높은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전기차에 적용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에 KERI 이동윤 박사팀은 과거 옷감형 태양전지, 발열 의류 기술을 개발한 노하우를 활용해 ‘금속섬유천 면상 발열체’ 기술을 제시했다.
이 기술은 실을 가로, 세로로 엮어내 천을 짜는 직조기에서 시작해 높은 열 전도성과 내구성을 자랑하는 50μm의 아주 가느다란 ‘스테인리스강 미세 와이어(SUS316L)’를 제직해 천을 만들고, 발열체로 적용될 수 있도록 세부 기술을 복합적으로 적용했다. 전기를 흘리면 금속이 가진 내부저항에 의해 최대 500도까지 발열이 일어나게 되는 구조다.
금속섬유천은 선이 아닌 넓은 면의 형태를 가졌기에 온열 기능에서 고른 온도 분포를 보이고, 유연성도 뛰어나 차량 내부 곡면 어디든 손쉽게 부착할 수 있다. 또한, 같은 양의 전기를 발열체에 흘렸을 때 기존 열선 방식 대비 금속섬유천이 10~30% 높은 발열 성능을 보이는 등 효율 측면에서도 우수하다. 섬유천의 특성상 사용 중에 단선이나 부분 손상이 발생해도 성능을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발열한다는 강점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장점으로 KERI 금속섬유천 면상 발열체는 전기차의 온돌형 바닥 난방을 실현할 최적의 기술로 평가받는다. 장시간 사용 시 실내가 건조해지는 공기 가열식 난방이 아닌, 복사열 방식으로 넓은 공간을 따뜻하게 함으로써 쾌적함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제조업(반도체 생산 장비 및 화학 플랜트 배관, 기계 발열장치 등), 생활용(안마의자, 전기담요, 레저용 난방기), 의료용, 군용 등 균일한 발열이 필요한 다수 산업군에 적용 가능한 전방위 적용 기술로서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이들 분야의 기업들이 금속섬유천 면상 발열체를 활용하면 10~30%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허 출원을 완료한 KERI는 국내 최정상 반도체 대기업을 대상으로 금속섬유천 면상 발열체 표준화 테스트까지 통과하는 등 성능 검증을 마쳤다. 현재 5건의 기술이전을 완료했고, 추가로 전기차와 반도체 등 관련 수요 기업을 발굴해 시제품 제작 및 기술이전을 추진한다는 목표다.
KERI 이동윤 박사는 “금속섬유는 실과 달리 뻣뻣해 직조가 매우 어려웠는데, 직물 생산·가공 업체인 ㈜송이실업과 협업해 오랜 노력 끝에 금속섬유 전용 직조기, 그리고 제직 패턴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밝히며, “금속섬유만으로 면 형태의 발열체를 제작한 건 세계 최초이며, 우리의 성과를 통해 기업들의 에너지 비용 절감과 범국가적 탄소중립 실현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amenews.kr/news/view.php?idx=603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