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반도체·의료 등 제조업 미래 선도할 글로벌 적층제조 트렌드 목도
지난 10월 13일부터 17일까지 ㈜자이브솔루션즈가 주최한 ‘글로벌 적층가공 글로벌 연구 교류단’은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여러 첨단 3D프린팅 회사들을 방문했다. BMF(Boston Micro Fabrication) 본사와 데스크탑 메탈(Desktop Metal) 본사 탐방과 MIT 나노랩에서 실제 장비들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최신 기술 동향을 논의했다.
참가자들은 적층제조 시대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며, 첨단 패키징, 전자부품, 마이크로 유체, 바이오 분야 등 다양한 연구자들이 모여 기술과 어플리케이션의 미래에 대해 심도 있는 토의를 하였다.
3D프린팅 기술은 초기부터 제조 혁신의 상징으로 주목받아 왔으나, 상업화와 대중화까지의 길은 예상보다 더디었다. 가트너의 하이프사이클(Hype Cycle)을 바탕으로 보면, 이 기술은 발생기와 버블기를 지나 환멸기를 겪은 후, 이제 각성기와 성장기에 접어들고 있다.
최근에는 산업 전반에서 소형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3D프린팅의 고해상도 및 정밀성이 더 중요해졌다. 전자부품의 경우, 4G에서 5G, 6G, 7G로 발전할수록 더 작고 정교한 안테나와 부품들이 필요하다. 의료 분야에서도 약물 전달 기기, 센서, 수술 도구 등 모든 기기가 소형화되어야 한다. 이는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고, 빠른 회복을 돕기 위한 필수적인 발전 방향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3D프린팅 기술의 진화는 단순한 제조 방식의 변화가 아닌, 복잡하고 다양한 구조물을 더 빠르고 저렴하게, 그리고 더 정밀하고 작은 구조물을 요구하는 현대 맞춤형 소량 생산 기술 환경에서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에 방문한 BMF는 마이크로스케일 3D프린팅 장비 기업으로, 미국 보스턴 근교에 본사와 중국 선전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고, MIT 교수들과 Z-corporation 창립멤버 일부가 함께 2018년 첫 시스템을 출시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급격히 확장하고 있다.
BMF 3D프린터는 고정밀 광학 부품이 결합된 highend DLP(Digital Light Processing) 방식인 PμSL(Projection micro stereolithography) 기술을 기반으로, 소형 전자·광학 부품 및 의료 기기 시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BMF의 초고해상도 DLP 시스템은 포토리소그래피 공정이 3D프린팅 기술과 결합되어 고해상도 패턴 형성이 가능하고, 칩 소켓 및 노즐, 마이크로 니들 등 정밀한 부품을 저렴한 비용으로 제작이 가능하다. FormLabs, ASIGA, Rapid Shape, 3D Systems, ETEC 등 많은 기업들이 고정밀 DLP 시스템을 표방하고 있지만, BMF는 수~수십 마이크로의 더 작은 패턴을 타겟으로 하여 시장에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나노스크라이브(Nanoscribe)와 같이 이광자 중합(2PP: Two-Photon Polymerization)을 활용하여 나노스케일의 제품을 제작하는 기업도 있지만, 만들 수 있는 제품 크기와 생산성에 제약이 있어, BMF는 중간 정도의 해상도 범위 (2~25 mm)를 가지는 시장의 공백을 메우고 수요를 해결하고자 하는 목표로 설립됐다.
BMF는 RF(무선주파수) 부품, 커넥터 및 패키징 등 칩 제조 관련해서 애플, 인텔, 머크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고, 암페놀 (Amphenol), TE, 몰렉스 (Molex), US Connect, HRS등의 고객사들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치과 보철물, 내시경 셸 등 다양한 의료 기기나 보청기와 같은 제조에서 맞춤형 기술로 뛰어난 성능을 보이며 Dermant, Sanyan, Alcon 등과 함께 일하고 있다. 의료기기의 경우 위생과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장기간 사용하지 않으며 소모품 형태를 많이 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구성보다는 생체 적합성이 중요하며 값싸게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필요하며 사용자 신체 구조나 시간이 지나면 크기가 변하기 때문에 맞춤형 제품, 즉 3D프린팅 공정에 대한 수요가 필연적으로 존재한다.
BMF는 치과 시장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대표적으로 3D프린터로 곡선 구조를 균일하게 복제하여 제작되는 얇은 치과 보철물이 있다. 두께 100 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지르코니아 보철물 제작이 가능하고 미국 FDA 승인 및 중국 CFDA 승인을 앞두고 있다.
BMF는 또한 다양한 산업에서 요구하는 여러 재료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헨켈(Henkel)의 방화 소재와 MechNano의 탄소나노튜브 기반의 ESD 재료는 높은 성능을 자랑하며, 커넥터 시장에서도 사용 중이다.
다양한 해상도(2, 10, 25 마이크로미터)를 지원하는 BMF의 3D프린터는 정확한 표면 마감과 정밀한 제작이 가능하다. 현재 10마이크로미터 해상도를 갖는 제품이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다. 이번에 프로모션을 시작한 다중 해상도를 지원하는 microArch D1025 프린터는 렌즈를 선택적으로 바꿔가며 고해상도(10 마이크로미터)와 저해상도(25 마이크로미터)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세밀한 부분에서 높은 정밀도를 유지하면서도 전체적인 공정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실시간 듀얼 해상도 조절이나 3D프린터 재료의 다양성에 대한 연구는 아직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고, 재료에 따른 광원 조절, 에너지 세팅 등이 필수적이다. 복잡한 내부 구조를 프린팅할 때 발생하는 레진 제거 문제 또한 중요한 과제로, 진공 상태에서 세척하거나 녹아내리는 방식을 사용하는 등 다양한 해결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3D프린팅으로 제작된 부품을 몰딩 재료로 활용하는 방식도 고려되고 있다.
■BMF PμSL 3D프린팅 기술, 반도체 패키징 응용 추진
울산과학기술원(UNIST) 권지민 교수 연구실은 3D프린팅 기술을 첨단 반도체 패키징 (Advanced packaging)의 인터포저(interposer), 즉 재배선층(Redistribution layer RDL)에 응용하고 있다.
RDL은 반도체 후공정에서 여러 소자들을 각각 여러 다른 층에 위치한 금속 배선들을 통해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층을 이야기한다. 기존 포토리소그래피 기반 RDL 제조는 매우 복잡하며, 여러 배선층을 제작할 때, 식각, 금속화, 평탄화 등의 반복적인 많은 공정 스텝을 필요로 한다. 식각 공정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내층에 표면 및 홀 벽면에 남아있는 물질(smear)을 제거하는 공정이 추가로 필요하고 여러 공정 단계를 거치면서 불량률이 높을 수 있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반면 직접 3D프린팅 기술은 스루홀 비아(through-hole via) 형태를 적층 공정을 통해 de-smear 추가 과정 없이 쉽게 제작이 가능하며, 특히 대각선 혹은 곡선형태나 꺾인 구조의 비아홀 (via hole) 형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칩의 입출력 단자 배선을 바깥으로 확장하는 팬아웃 (fan-out) 인터포저에도 적용할 수 있어 수많은 배선층을 제작할 필요 없이 한번에 연결하여 공정을 단순화 할 수 있고 기존 금속 배선 배치에서 발생하는 신호 전달에 영향을 주는 기생 캐패시터 성분을 줄일 수 있다.
연구팀은 유기물로 through-hole via가 형성된 기판을 3D프린팅으로 제작하고, 이후 산소 플라즈마(Oxygen plasma)나 저온 원자층 증착(Low-temperature atomic layer deposition) 방식 등의 표면처리를 통해 전해도금을 하여 금속화 하였다. 3D프린팅으로 만든 스루홀 기판이 재배선층 역할을 하는 인터포저로 활용될 수 있으며, 빠른 프로토타이핑과 같은 이점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패키징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IEEE ECTC 학회에서 2024년 5월에 발표하였다.
적층가공 기술 교류회에 참석한 필자는 BMF CEO인 John Kawola와 이 기술이 실제 산업에 적용되기 위한 요구조건에 대해서 논의를 나눴다. 연구단계에서 생산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선 첫번째로 기존 방식에 비해 기술적으로 동등하거나 개선되었는지를 확인하고, 두번째로 모든 공정 과정에 필요한 금액을 비교하여 경제성을 확인해야 하고, 마지막으로 여러 리스크를 고려하고도 기술을 도입할 수 있을지 판단해야 한다. 3D프린팅 패키징 기술이 대량생산으로 확장성이 있는 공정방식인지, 실제 리소그래피 공정 단가보다 저렴한지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프린팅 재료와 금속 간의 열팽창계수 차이로 인한 금속 배선이 분리되지 않고 장기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개선사항에 대해 논의하였다. 또한 유기 혹은 글라스 인터포저가 기존 실리콘 인터포저에 비해 유전율이 낮아 전기적 신호 전달에 유리하지만, 아직 프린팅 재료에 대한 열적 안정성 및 호환성의 문제가 있다면, 3D프린팅 된 패턴이나 부품을 몰드로 사용하여 간접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였다.
BMF社 PμSL 기술 반도체 패키징 적용 유망, 양산성·기술 난제 해결 논의
복잡·정교한 소형 부품 수요 확대, 미세화 적층제조 기술 응용범위 확장될 것
■복잡한 금속 부품을 안전하게 양산할 수 있는 BJ 기술
바인더 젯(Binder Jet) 기반의 금속 3D프린터 제조기업인 데스크탑 메탈 본사에도 방문했는데, 3D프린터 제조사 중 미국 역사상 최단기간 내 유니콘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Binding jetting(결합제 분사 방식)은 ‘Powder Bed and Inkjet Head 3D Printing’이라는 명칭으로 1993년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 (MIT)에서 처음 개발된 기술로, 기존 Powder Bed Fusion (PBF) 방식의 금속 3D프린터로는 달성하기 어려웠던 수준의 높은 생산성과 재료 호환성, 합리적인 가격으로 프린팅이 가능하다. 잉크젯 헤드에서 액체상태의 바인더 (접착물질)을 파우더에 선택적으로 분사하여 한 층을 굳히면, 프린팅 받침인 베드가 아래로 내려가고, 다시 새로운 파우더를 얇게 도포하여 패터닝하는 과정이 반복되며 원하는 조형물이 적층된다.
데스크탑 메탈의 ‘Studio System 2’는 사용이 매우 용이하며, 금속 및 세라믹 rod를 사용하여 다양하고 복잡한 구조물을 정밀하게 제작할 수 있었고, 기존의 화학 세척 단계를 제거함으로써 환경적 측면도 고려한 시스템은 연구 및 교육 기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인코넬, 스테인리스 스틸, 티타늄 등 여러 재료를 손쉽게 교체하여 프린팅할 수 있는 점 또한 돋보였다.
금속 파우더를 사용하는 경우, 안전장치와 안전관리 규정이 미흡할 시 미세 입자들이 호흡기로 들어왔을 때의 부정적 영향이나 건강에 대한 이슈가 있어 학교에서 연구용 장비로는 다루기 쉽지 않아 보였다. 물론, 절삭 가공이나 주조 시설 등 기존 전통적인 가공 공정 역시 산업재해 위험이 존재하지만, 이러한 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금속 분말이나 레이저 없이도 사무실에서 사용 가능한 Studio system과 같은 금속 3D프린터들이 개발되고 있고, 효율적인 소결 공정 기반으로 스테인리스 스틸, 인코넬, 코발트 크롬 등 다양한 메탈 재료를 손쉽게 인쇄 가능하게 함으로써 금속 산업의 미래를 개척하고 있다.
현재 데스크탑 메탈은 이미 여러 기업들을 인수하면서 외형이 거대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이스라엘 3D프린팅 전문업체인 나노디멘션(Nano Dimension)이 Desktop Metal을 인수한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하면서 금속, 전자, 주조, 폴리머, 마이크로 폴리머 및 세라믹 등 여러 응용 분야에서 연구자 및 고객들에게 강화된 디지털 제조 기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D프린팅 기술이 발전하면서 특히 미세화 기술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 방식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복잡하고 정교한 소형 부품들이 3D프린팅을 통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전자 기기와 의료 기기 분야에서 이 기술의 중요성이 두드러진다. 더 작은 크기, 더 높은 정밀도를 요구하는 부품들이 늘어남에 따라, 3D프린팅 기술은 효율성과 정확성 모두를 충족시키는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미래에는 이 기술의 응용 범위가 더욱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 분야에서는 복잡한 전자 부품들의 대량 생산이나 첨단 반도체 패키징 기술에 적용 가능해질 것이고, 의료 분야에서는 미세 기기들이 환자의 치료를 개선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3D프린팅의 미세화 및 상업화는 앞으로 산업의 여러 영역에서 혁신을 이끌 중추적인 기술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는 제조업의 미래를 선도할 기술로, 그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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