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모델 수가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약진하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26년을 기점으로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공급할 전망이다.
SNE리서치가 10월 7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4년 1~8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총 배터리 사용량은 약 510.1GWh로 전년 동기 대비 21.7% 성장했다.
`24년 1~8월, LG에너지솔루션, SK on,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2.5%(61.8GWh) 성장하며 3위를 유지했고 SK on은 8%(24.4GWh)의 성장률을 기록해 4위에 올랐다.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높은 9.2%(21.3GWh)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 배터리 3사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3.4%p 하락한 21.1%를 기록했다.
전기차 판매량 따른 국내 3사의 배터리 사용량을 살펴보면, 삼성SDI의 배터리 사용량은 BMW와 리비안의 판매량 호조로 국내 3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삼성SDI의 배터리를 탑재한 BMW i4, i5, i7과 리비안 R1S, R1T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호조를 나타냈다. 그 외 아우디 Q8 e-Tron, JEEP Wranlger PHEV가 견조한 판매량을 이어갔다.
SK on은 현대자동차그룹, Mercedes, 포드, 폭스바겐 등의 판매량에 따른 배터리 사용량 성장세를 나타냈다. 연초 판매량 부진을 보인 현대자동차그룹의 아이오닉5, EV6, EV9과 메르세데스 벤츠 EQA, EQB, 포드 F-150 Lightning의 판매량이 회복세를 나타내며 SK on의 배터리 사용량 성장세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모델3·Y, 폭스바겐 ID.4, 포드 Mustang Mach-E, GM 캐딜락 리릭 등 유럽과 북미에서 높은 인기를 보이는 차량들이 견조한 판매량을 유지하여 배터리 사용량 성장세를 유지했다. 그 외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탑재하는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6와 코나 일렉트릭의 유럽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했다.
`24년 1~8월 유럽 지역에서 HEV를 제외한 전기차(BEV+PHEV)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7% 역성장을 나타내고 있고, 테슬라 또한 판매량이 역성장하고 있어 LG에너지솔루션의 유럽 지역 배터리 사용량은 감소했다. 그러나, 삼성SDI와 SK on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의 판매량은 호조를 나타내어 배터리 사용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업체 중 유일하게 Top 10에 이름을 올린 Panasonic은 올해 배터리 사용량 22.4GWh를 기록하며 7위에 올랐으나 전년 동기 대비 22.5% 역성장했다. Panasonic의 주요 역성장 원인으로는 연초 모델3의 페이스리프트로 인한 판매량 감소로 분석된다. 최근 모델3의 판매량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Panasonic은 개선된 테슬라향 2170 및 4680 셀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향후 테슬라를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CATL은 전년 동기 대비 27.2%(189.2GWh) 성장률로 글로벌 1위 자리를 견고히 유지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내수 시장에서 ZEEKR와 AITO, Li Auto 등 주요 OME들이 CATL의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고 테슬라 Model 3·Y, BMW iX, Mercedes EQ 시리즈, 폭스바겐 ID 시리즈 등과 같은 전세계 주요 OEM 또한 CATL의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다.
BYD는 25.6%(83.9GWh) 성장률과 함께 배터리 사용량 글로벌 2위를 기록했다. 최근 글로벌 OEM들 간의 하이브리드 기술 경쟁이 확대되는 가운데 1회 충전 시 2,100km 주행이 가능한 신형 하이브리드 차량을 출시하며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장을 투트랙으로 공략하고 있다. BYD는 중국 내수 시장을 벗어나 아시아와 유럽 시장을 진출해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모델 수가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약진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에 주던 보조금이 축소됨과 동시에 열 안정성,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인 LFP 모델 수가 대폭 증가하였고, 중국 외 지역 또한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LFP 배터리 탑재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LFP 배터리 초기 시장을 선점한 만큼, 독점 수준의 점유율을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이 르노와 파우치형 셀투팩(CTP)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삼성SDI와 SK on 또한 LFP 배터리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26년을 기점으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 또한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배터리의 수요가 증가하고, 최근 전기차 화재에 따른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는 만큼 향후 LFP 배터리 시장의 판도 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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