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이 해조류를 고부가가치 에너지원으로 전환 가능한 기술을 개발해 탄소중립에 기여할 전망이다.
에너지연은 광주친환경에너지연구센터 민경선 박사 연구진은 강원대학교와의 협력 연구를 통해 해조류를 원료로 바이오항공유의 전구체를 생산하는 공정을 개발했다. 생산 과정에서 나온 잔여물은 리튬 이온전지의 음극 소재로도 활용된다.
해양 바이오매스인 해조류는 연료와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바이오 리파이너리 공정에 사용돼 기존 석유 기반의 화학제품 생산을 대체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바이오항공유의 원료로 주목받고 있는데, 바이오항공유를 적용하면 기존 항공유에 비해 온실가스를 최대 82%까지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 바이오항공유 시장은 `70년까지 전체 항공유의 3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용화된 바이오항공유 생산 공정 중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가장 큰 방법은 바이오매스로 미생물을 발효시켜 전구체를 얻는 방식이다. 전처리 과정을 거쳐 바이오매스를 발효당으로 변환하고 발효당으로 미생물을 발효시키면 바이오 항공유를 생산할 수 있는 전구체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전처리 과정이 복잡하고 고압의 수소를 이용한 반응도 필요하기 때문에 공정에 들어가는 비용이 크다. 또 공정을 통해 생산된 전구체의 양은 투입된 발효당의 15% 수준에 불과해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미생물의 발효 없이 원스톱 효소 반응으로 전구체를 생성할 수 있는 레불린산 기반의 공정을 개발했다. 이 공정을 이용하면 간단한 전처리만으로 해조류를 레불린산으로 변환하고 효소 반응을 통해 기존 전구체보다 활용도가 높은 (R)-감마 발레로락톤((R)-Gamma-valerolactone, 이하 ‘(R)-GVL’)을 생산할 수 있다.
공정의 핵심은 효소 반응을 통해 레불린산을 전구체로 직접 전환하는 것이다. 꼬시래기 등의 해조류는 산처리만 거쳐 레불린산으로 전환된다. 이후 연구진이 개발한 개량 효소를 통해 전구체인 (R)-GVL을 생성한다. 바이오매스로 미생물을 발효시키는 기존 공정과 달리 효소 반응만 필요하기 때문에 같은 양의 바이오매스로도 10배 더 많은 전구체를 생산할 수 있다.
(R)-GVL의 원형인 감마 발레로락톤은 바이오항공유 외에도 고혈압 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의 중간 물질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고혈압 치료제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R)-GVL만 선택적으로 생성할 수 있어야 한다. 감마 발레로락톤은 (R)형과 (S)형이 혼합된 형태로 생산되는데 둘의 쓰임새가 다르기 때문이다.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효소는 레불린산을 99.999% 이상 정확하게 (R)-GVL로 전환할 수 있다. 현재까지 (R)-GVL만 선택하는 기술이 부족해 바이오의약 분야에 적용되지 못했으나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전환점을 마련하게 됐다.
또, 레불린산을 생산하고 남은 꼬시래기 잔여물은 탄화 공정을 통해 리튬 이차전지의 음극 소재로 활용했다. 연구진은 탄화된 꼬시래기 잔여물로 이차전지 음극 소재인 ‘하드 카본’을 제작해 리튬 이차전지에 적용하고 용량, 출력, 수명 특성을 분석해 적용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책임자인 민경선 박사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해조류 확보에 있어 지장학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이번 기술은 해조류로부터 다양한 산업 분야에 응용 가능한 물질을 생산하는 공정 개발과 함께 잔여 바이오매스까지 전극 소재로 활용할 수 있어 탄소중립 실현을 앞당기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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