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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7-01 09:20:36
  • 수정 2024-07-02 12: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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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코그룹 창립자인 전선규 회장이 회사를 키워온 과정을 살펴보면 도전과 뚝심이 눈에 띈다. 외산 반도체 생산 장비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과거, 핵심부품과 세정·코팅기술도 해외에서 의존하는 것이 당연했던 시기에 기술력으로 글로벌 유수의 기업들을 이기겠다고 도전장을 내밀고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투자 이후에 빨리 성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뚝심으로 이겨냈다.

일례로 지난 2004년 국내 최초로 개발한 반도체 장비 부품인 세라믹 ESC(정전척)는 매출이 본격 발생하는데 까지 10년이 걸렸고, 2011년 개발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시스템은 아직 매출이 없다시피 하지만 사업 확장을 위해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을 인수하고 SOFC 양산라인을 새로 구축할 계획이다.

전선규 회장은 세계 제1의 소재부품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룹의 주요 사업인 4C(클리닝·코팅·세라믹·카본)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지속 투자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전선규 회장의 창간 15주년 특별 인터뷰를 통해 미코그룹의 향후 계획과 비전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차세대 반도체·에너지·전기차·우주항공 등

핵심 소재부품 공급으로 글로벌 기업 도약”




독보적 세라믹 제조·특수가공 기술로 중견社 성장, 파인세라믹 발전 정책적 지원 필요

미래 전략산업 핵심 뿌리기술 내재화로 ‘생산자’ 아닌 ‘첨단기술 제공자’ 성장할 것




▲ 전선규 미코그룹 회장은 자신의 집무실에 미코세라믹스가 반도체 CVD 장비용으로 공급하는 AlN(질화알루미늄) 기판을 HRTEM(고분해능투과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사진을 걸어 놓았다. 세라믹 소재부품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엿볼 수 있다.



■미코그룹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지난 1990년대 대한민국은 반도체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시기였다. 도저히 좁혀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일본과의 기술격차는 하루가 다르게 좁혀졌고, 어느새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최초·최고’ 수식어가 당연한 듯이 붙었다. 이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자부심을 가질만한 글로벌 기업들이 자리잡게 됐다.


대한민국 반도체가 눈부시게 성장한 배경을 살펴보면 변화하는 시장흐름에 대한 기민한 대처, 과감한 투자, 마지막으로 반도체 제조공정 요소요소의 뛰어난 기술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요소 기술력 중 하나가 바로 우리 미코였다고 자부한다. 주식회사 미코는 1995년 울산대학교 창업보육센터 한켠에서 코미코(KoMiCo)라는 이름으로 반도체 세정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코미코가 반도체 세정 기업으로 성장해나가면서 반도체용 세라믹에 대해 알게 됐고, 당시 일본에 잠식당한 시장을 보면서 핵심소재를 국산화해보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계기로 반도체 세라믹 코팅을 시작으로 여러 부품들을 국산화 해 나간 것이다.


지난 28년간 무수히 많은 고난과 역경, 선택의 갈림길이 있었지만 우리의 목표는 흔들림이 없었다. 그래서 지금은 반도체 장비 세라믹 세정, 코팅, 세라믹 히터, ESC, 펄스히터 등 반도체 전후공정에 반드시 필요한 소재와 부품들을 공급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할 수 있게 됐다.


작은 사무실에서 시작했던 미코는 불과 28년만에 2024년 현재 연결 매출액 4,000억, 자산총액 8,300억, 총 임직원 약 2,200명을 보유한 중견기업이 됐다.


▲ 미코 회사 전경



■미코그룹의 성장 역사를 살펴보면 인수합병과 함께 기술개발과 신사업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가 눈에 띈다. 이러한 투자를 지속해온 철학과 원동력은

현재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은 종합생산과 파운드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소재, 장비, 패키징 분야에서는 아직도 미국, 일본, 대만 등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세계화가 당연한 시기에는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지만, 최근 반도체 생산 공급망이 블록화 됨에 따라 이는 반도체 생산의 치명적인 약점이 될 것이다.


일례로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수출제한으로 대한민국 반도체 생산에 큰 혼란이 발생했다. 소부장은 모든 산업의 뿌리산업으로 장기간의 기술개발과 투자가 없이는 도달하기 힘든 영역이다. 쉽게 말해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외면하기 딱 좋은 것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반도체 생산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우리 미코 같은 기업이 이런 핵심소재 기술을 바탕으로 꾸준히 제품을 공급해야 하는 것이다.

세상 모든 일은 어떤 길을 갈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반이다. 그리고 그게 명확해졌다면 그냥 하면 된다. ‘Just Do It’. 벌써 십수년 된 슬로건이지만 전혀 촌스럽지 않다. 수십, 수백 번의 실패는 생각하기에 따라 장기간의 기술경험과 노하우로 뒤바뀔 수도 있다. 거기에는 결국 반드시 성공한다는 강한 믿음이 깔려야 한다.


반도체 장비용 세정 기술이 우리 반도체 산업에 절실한 시점에 미코는 세정사업을 시작했다. 세정사업에서 코팅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니 공정에 대한 효율과 장비 수명이 늘었다. 거기서 생긴 경험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이번에는 반도체용 부품을 국산화를 하고자 했다. 그래서 연구개발 인력을 동원해 세라믹히터와 정전척을 개발·상용화했고, 국내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까지 납품하게 됐다.


또한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생산공정이 바뀌고 수요량이 증가하니 이 부분의 국산화가 필요하게 됐고 우리는 또 당연하게도 국내에서 제일 먼저 개발해 국내 유일 펄스히터 기업이 된 것이다.


이렇듯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은 더욱 파고 들고, 갖지 못했다면 인력과 자원을 투자하면 된다. 물론 국산화 과정에서 우리가 여러 시행착오를 겪는 와중에도 함께 해준 장비사와 사용 기업들의 신뢰가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이러한 믿음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미코는 가망이 없고 수없이 깨지더라도 국내에서 누군가는 갖춰야 할 기술과 제품을 계속 만들어나갈 것이다.



■미코그룹은 그간 지속 투자해온 SOFC와 함께 태양광 셀 제조 장비, 차세대 전도체 배터리용 전해질 등 신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우리의 세라믹 제조 및 특수가공 기술은 국내에서만큼은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반도체 분야에는 계열사인 코미코와 미코세라믹스를 비롯해 해외 기업들에게도 소재와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세라믹은 그 구성 재료와 가공방식에 따라 여러 특성을 구현할 수 있다.

즉, 타 사업분야에 걸맞는 세라믹 소재를 개발,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코는 소재연구개발팀을 통해 전기자동차의 베어링, 방열기판, 태양전지 셀용 부속품, 산화물계 전고체 전해질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과거 20세기 후반만 해도 세계 각국은 기술의 분업화와 교류를 활발히 펼쳐 장단점을 상호보완했지만 앞으로의 미래는 블록화와 자국내 기술내재화, 선점 산업의 고착화 시대가 될 것이다.


특히 선점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승자독식 시장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다. 이미 우리는 메모리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 그걸 경험하고 있다.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SOFC, 태양광 셀 제조 장비,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용 전해질 등은 앞으로 미래 산업에서 더욱 각광받을 영역이며 국가적으로 관리 될 가능성이 크다.


더군다나 이들 신사업은 친환경이라는 공통적인 특성이 있다. 친환경은 더 이상 미래세대를 위한 권고가 아닌 현시대의 의무이자 경쟁력이다. 따라서 이들 신사업을 반드시 선제적으로 상용화해야하며 미코는 이미 갖고 있는 저변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에 핵심 소재부품을 공급하고 나아가 전기자동차, 에너지, 우주항공에 필요한 소재부품까지 공급하는 글로벌 소재부품기업이 되고자 한다.


▲ 미코가 개발해 반도체 산업에 공급 중인 펄스 히터(PULSE HEATER)



■공사다망한 가운데서도 지난 2013년부터 한국파인세라믹스협회장을 맡아 국내 중소 세라믹 소부장 업계와 상생 발전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국내 세라믹 산업계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점이 있다면


금속, 유기소재와 더불어 3대 소재로 꼽히는 세라믹은 유리제품, 점토, 고온단열재, 시멘트 등은 물론 전자, 반도체, 항공우주, 바이오, 에너지 분야까지 인류 문명을 이룩하는데 사용되지 않는 곳이 없다.


반도체 영역에서는 열전도율과 절연성이, 화학 산업에서는 내구성과 화학적 반응에 대한 저항성이, 우주항공분야에서는 내열성과 단열성 등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세라믹소재에 첨가물의 종류를 달리하거나 열과 압력에 변화를 주어 기존 세라믹보다 기능성을 높인 것을 ‘파인세라믹스’라 명명되고 발전해왔다.


앞으로도 파인세라믹스 산업은 사물인터넷(IOT), 로봇공학, 클라우드(Cloud) 컴퓨팅, 인공지능(AI), 빅 데이터 등 4차 산업과 이차전지, 차세대 반도체, 에너지환경, 항공우주, 융합바이오 등 12대 국가전략기술분야의 발전을 이루는 핵심 소재가 될 것이다. 따라서 파인세라믹 원료 제조 및 소개 가공 원천기술 확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에 앞장서서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각국은 이미 정부와 민간기업이 합작해 파인세라믹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 및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새로운 기술과 응용 분야를 개척하여 미래 산업의 주요 기반 기술을 선점하려 하고 있다. 전 세계적 흐름을 따라 우리나라도 국내 파인세라믹 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차세대 세라믹 산업 분야에서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중요성을 인식하고 막강한 지원을 해야한다.


국가 차원에서는 중장기적인 개발 로드맵을 수립하고 지식산업을 내재화 및 보호하려는 제도적인 준비가 필요하며, 저변 기술 개발과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프로그램, 기업들이 연구 개발 활동에 필요한 자금 및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지원책이 절실하다.



■공급망 교란과 첨단산업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소부장 국산화가 필수적이다. 그간 국산화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어려운 점과 국산화를 위해 필요한 점이 있다면


반도체, 조선, 석유화학, 자동차 등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인류 역사에서 유래 없이 단기간의 성장을 이룬 나라다. 참으로 대단한 성과이지만 외형적인 성장에 치중한 나머지 소부장과 같은 뿌리기술의 확보가 부족했다.


그나마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 정부과제에서도 몇 년 내에 가시적인 결과물을 보여야 하니 기업들이 과감히 뛰어들기 어렵고 중도에 정책기조의 변화나 R&D 예산 삭감 등에 따라 모든 게 허사가 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우리는 선진국의 기술을 빌려오거나 외주로서 요구에 따른 생산자 역할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개념설계’라는 용어가 있다. 어떤 종류의 산업이나 시스템을 구성하는데 전체적인 윤곽을 정하고 밑바탕이 되는 작업이다. 설계는 건설 뿐만 아니라 플랜트, 반도체, 프로그램 등 모든 산업에 근간이 된다.


이를 제대로 해내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의 경험에서 비롯되는 무형의 지식과 노하우가 반드시 필요하다. 선진국들은 근대화를 거치는 과정에서 차곡차곡 쌓아 보호하고 있으며, 중국은 이를 뛰어넘기 위해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규모의 R&D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비해 한국은 그러한 시간의 축적이나 대규모 투자가 부족한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은 세계가 부러워할만한 교육수준과 기술에 대한 열망을 갖고 있다. 우리 미코 또한 열망을 바탕으로 일본 등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소재부품 영역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갖출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앞으로 미래를 주도할 전략산업에 대한 기술 내재화를 위해 중장기로 확정적인 R&D 지원을 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가시적인 성과가 없더라도 무형의 노하우에 대한 가치를 인정함으로써 중소기업들이 정부지원과제를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줘야 할 것이다.


이 밖에도 지식재산권에 대한 존중과 제도적인 보호를 통해 대기업으로도 로열티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대한민국도 기술강국으로 거듭 날 것이라 본다.


▲ 미코의 반도체 부품용 세라믹 파우더를 확대한 모습


■미코그룹은 창립 30주년을 앞두고 있다. 미래 비전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앞으로 대한민국은 반도체, 에너지, 바이오 분야에서 미국과 일본을 뛰어넘는 기술강국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를 위해 미코그룹은 대한민국의 미래 첨단산업의 한 줄기 뿌리가 돼야 할 것이다.


이러한 뿌리가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무엇보다 소중한 직원들이 인생에서 동행하고픈 기업이 되고자 한다. 요즘 평생기업이 없다고는 하지만 직장생활을 미코에서 시작하여 미코에서 끝을 맺는다 하여도 후회가 없을 그런 기업이 될 것이다.


또한 각 사업분야의 핵심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투자하여 관련된 지식과 기술만큼은 최고가 되고자 한다. 기존과 같이 선진국들의 기술을 빌려와 생산자로서의 역할에 머무르는 것을 지양하고 거꾸로 우리가 기술에 대한 로열티를 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기술력이 대한민국의 미래 산업 전반에 기여할 수 있도록 상생의 길을 가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


이러한 세 가지 사항을 기반으로 미코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 발전할 수 있도록 임직원들과 함께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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