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의 결과가 국내 방위산업의 생산·투자·수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대응방안을 준비해야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산업연구원(KIET, 원장 주현)은 미국 대선 결과의 시나리오에 따른 국내 방위산업에 대한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담은 ‘미국 대선 향방에 따른 방위산업 영향 및 대응과제’ 보고서를 11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 시 한·미 방산협력과 수출호조가 지속되는 반면, 트럼프 당선시 양국간 방산협력 후퇴 및 우크라이나 지원중단에 따른 수출둔화가 우려된다.
중동 지역에 대한 수출통제 완화로 사우디·UAE 등 주력 시장에서 미국 업체와의 경쟁 격화 역시 불가피하다. 보고서는 미국의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 구축에 적극 협력하는 동시에, 미국이 다시 자국중심주의와 고립주의로 노선을 갈아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정권이 재집권할 경우, 현재 한국과 추진 중인 방산협력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국방부 공급망 보고서는 반도체, 배터리, 극초음속 미사일, 단·주조 등을 자국 공급망의 취약 분야로 지목하고, 공급망 리스크 대응을 위한 동맹국과의 방산협력 추진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추진 중인 한·미 RDP-A(국방상호조달협정)이 발효되며 양국 간 공동 R&D, 조달시장 상호개방, 원자재 리스크 공동 대응 등 한·미 방산협력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정권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계속되면서 국내 방산수출 호조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방산 수출수주 증가로 국내 방산투자 역시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현지생산의 비중이 늘며 수출의 파급효과가 줄어들 수 있지만, 현지생산을 위한 부품·구성품의 상당수를 국내에서 생산·조달해야 하는 까닭에 국내투자 역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정권 하에서는 미국 방위산업 재건과 Buy-American 기조를 강화하면서 한·미 방산협력이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미국과의 무기체계 공동개발, 미국의 방산공급망 진입 등 최근 추진되고 있는 한·미 방산협력이 좌초될 위험도 있다. 특히, 미국 대선 이전에 RDP-A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시,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정부의 노골적인 방위비 분담 인상 요구는 한·미 방산협력을 가로막는 장애물 중 하나이다. 현재 미국과 제12차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트럼프 당선 이후 재협상 요구를 하거나 제13차 협상에서 높은 인상률을 강요할 위험이 있다. 트럼프 정권의 방위비분담금 인상 요구가 현실화된다면, 국내 무기획득 예산이 제약되면서 방산투자 역시 함께 위축될 수 있다.
트럼프 집권 시, 우크라이나 전 조기종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방산수출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우크라이나 전 종료, 혹은 축소 시 탄약 등을 중심으로 국내 방산수출이 둔화·정체될 전망이다.
트럼프의 중동 국가에 대한 수출통제 완화 역시 국내 방산수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집권 시 사우디, UAE 등 바이든 정부가 인권침해국으로 지정한 국가들에 대한 수출통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주력시장인 중동 지역에서 미국 업체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단, 트럼프 집권 시 미국의 국방예산이 바이든 정부 집권 시기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국내 방산수출이 확대될 기회가 있다. 특히, 미국의 국방비 증가로 고등훈련기·함정 사업 등에서 진입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대선 결과 예측이 어려운 만큼 미국의 정치환경 급변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책 기조가 요구된다. 특히,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 구축에 주력하고 있는 미국과의 방산협력 및 수출확대 방안을 구체화하면서, 미국이 다시 고립주의로 선회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보고서는 동유럽 등 수출 유망국가들이 선호하는 기술이전·공동개발·현지생산을 위한 범부처 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선진국의 공급망 정상화로 경쟁이 다시 격화되는 시점에 대비해야 하며 원자재 등 공급망 리스크와 한·미 방산협력 후퇴 위험에 대한 대응 매뉴얼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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