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재생에너지의 변동성과 수요 증가에 따른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활용하는 그린수소 시스템의 효과성을 입증하는데 성공했다. 실제 기상, 전력수요 데이터 활용해 신뢰성을 제고해 정부 및 기업의 그린수소 관련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은 에너지AI·계산과학실 박정호 박사 연구진이 잉여에너지의 에너지 변환과 저장에 용이한 그린수소가 태양광, 풍력을 조합한 재생에너지 전력망의 변동성 극복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30일 밝혔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의 핵심수단으로 재생에너지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확대를 위해서는 보급만큼 불규칙한 일사량과 풍속 등 변동성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재생에너지의 잉여 전력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적기 활용을 통해 변동성을 보완하는 P2G 기술이 제시되고 있다. P2G(Power-to-Gas)는 전력을 가스로 변환하는 기술로서 태양광·풍력과 같은 재생 전기에너지를 수소나 메탄 등으로 전환해 저장하는 기술이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만들어 내는 수소로,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불린다.
연구진은 재생에너지 전력망에 필요한 그린수소 시스템의 최적 규모를 도출하고 효용성을 검증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태양광, 풍력의 전기 생산량이 전체의 20%를 차지하는 제주도의 기상 데이터와 전력수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21.6% 목표에 발맞춘 그린수소 시스템의 최적 규모를 도출할 수 있다.
개발된 모델에 풍속, 일사량, 기온 등의 기상 데이터를 입력하면 시간당 전력 생산량이 계산되고 실제 전력수요 데이터와 비교된다.
전력 수급의 적정성을 확인하고 과다 또는 과소 전력일 경우 그린수소 시스템, 배터리를 적용해 최적의 시스템 균등화발전단가(sLCOE)와 전력 공급 손실 확률(LPSP)을 계산한다.
이를 통해 그린수소, 배터리 시스템의 규모에 따른 각각의 경제성, 안정성을 파악할 수 있어 최적의 규모 예측이 가능하다.
sLCOE는 전력 생산을 위한 총 자본비와 운전비를 전달된 총 전력량으로 나눠 계산하는 균등화 전력 생산 단가를 말하며, LPSP는 수요자에게 전달된 전력을 요구되는 전력으로 나눠 계산된 전력망 안정성 지표로써, ‘0’에 가까울수록 요구되는 전력 공급에 제대로 대응함을 의미한다.
모델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결과, 태양광을 단독으로 활용할 때는 배터리, 풍력만 활용할 때는 그린수소가 가장 효과적인 변동성 극복 방안으로 도출됐다.
하지만 태양광과 풍력을 균등하게 조합할 경우에는 그린수소를 활용할 때 가장 높은 경제성을 보이고 전력 공급의 손실도 가장 낮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태양광 중심에서 태양광과 풍력의 조화로운 보급을 추진하는 정책방향과 일치해 재생에너지 전환 전략을 수립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주저자인 박정호 박사는 “이번 연구는 지역별 특성, 상황에 맞는 최적의 에너지 변환, 저장 장치 시스템을 설계하고 이를 통해 정부, 기업이 그린수소 관련 전략을 수립하는데 통찰력을 제공하며 합리적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USC) 화학공학과 이재형 교수 연구진 등과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결과는 에너지 분야의 국제 학술지 ‘Energy Conversion and Management’에 게재됐으며, 에너지연 기본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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