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 기사등록 2024-05-27 09:55:08
  • 수정 2024-05-27 16:59:34
기사수정
한국재료연구원이 발행한 ‘소재기술백서’는 해당분야 전문가가 참여해 소재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국내 유일의 소재기술백서다. 지난 2009년부터 시작해 총 13번째 발간된 이번 백서의 주제는 ‘극한환경 소재’다. 우주·항공, 에너지, 탄소중립 등 미래 유망분야의 극한환경(초고온, 극저온, 초고압, 고부식 등)에서 사용하는 극한소재에 대한 수요와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극한소재는 대다수 수출통제품목으로, 소수의 국가 및 기업이 독점하는 상황이라 국가 간 경제보복, 패권경쟁의 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소재기술백서 2021은 소재연구 분야의 새로운 혁신을 가져다 줄 ‘극한환경 소재기술’을 주제로 초고온 환경용 소재, 극저온 환경용 소재, 특정극한 환경용 소재와 관련된 기술동향을 분석했다. 이에 본지는 재료연구원과 공동기획으로 ‘소재기술백서 2021’를 연재한다.



액체수소 저장, 여타 극저온 환경 달리 수소취성 고려해야




물성·열물리적 특성 고려 및 고압수소 저장 기술 등 개발

연성·취성,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레스강·알미늄 합금 등





■액체수소 저장을 위한 극저온용 특수합금 소재기술



2. 연구개발 동향


본 장에서는 액체수소 저장을 위한 극저온용 특수합금 소재로서 고려해야 할 소재 이슈들에 대해 살펴보고, 이후 현재 적용 또는 연구되고 있는 극저온용 특수합금 소재의 연구개발 동향 및 국내외 선도 연구기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LNG를 비롯하여 액체헬륨까지 극저온에서 사용 가능한 특수합금 소재의 일반적인 특성 및 기술 동향에 대해서는 과거 몇몇 문헌 황병철, 극저온용 특수합금 소재의 특성과 기술 동향에서 발표된 바 있으나, 본 글에서는 ‘수소라는 특수한 물질이 개입되는 액체수소 환경에서의 극저온용 특수합금’이라는 관점에서 소재부품 관련 연구개발 동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1)액체수소 저장을 위한 소재 이슈


1) 수소 취성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액체수소 저장의 경우 여타의 극저온 물질을 저장하는 환경과는 달리 소재 물성에 크게 영향을 주는 수소취성(수소지연파괴) 문제가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수소취성은 수소가 합금 내에 혼입되어 발생한다(그림 1). 수소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가장 작은 원소로, 합금 및 온도에 따라 확산 속도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금속 내부로 확산 유입이 가능하다.

또한,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소재 내 구조결함 등 수소가 우선적으로 모일 수 있는 트랩(trap) 상태에 따라 수소취성에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 <그림1> 일반적인 수소 취성(수소 지역 파괴) 발생 단계



▲ <그림 2> 금속 내 전형적인 수소 트랩 위치



일반적으로 수소 취성은 상온 부근에서 가장 활발하고, 액체수소 온도의 경우 금속 내의 수소 확산이 느리기 때문에 <그림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상대적으로 수소취성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비록 액체수소 상태로 저장하더라도 기체 상태로 기화시켜서 수소를 사용하게 되고, 또한 고압기체수소와 액체수소의 장점을 이용한 극저온 고압 수소(cryo-compressed hydrogen, CCH2) 저장 기술이 차세대 기술로 개발되는 등 기본적으로 수소 확산 유입이 가능한 환경에 필연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에(그림 4) 극저온 저장 시스템의 안전성 확보 등을 위해서 수소취성 특성은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 <그림 3> 온도에 따른 수소 취성 거동



▲ <그림 4> 물리적 방법에 의한 수소저장



2) 극저온용 합금의 물성 적합성

극저온 환경에서 금속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기계적 물성, 열수축-팽창, 열전달 등 기계적-물리적 물성 변화를 고려하여 물성 적합성을 평가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극저온 취성 문제이다. 온도에 따른 금속의 연성-취성 천이는 앞서 설명한 바 있다. 금속의 취성을 측정하는 가장 간단하고 표준적인 방법은 샤르피 충격시험이다.


보통 최대 액체질소 온도(-196℃)에 이르는 냉매에 시편을 담가두어 냉각시키고, 냉각된 시편을 꺼내어 짧은 시간에 충격 파단 시험을 시행한다. 그러나 액체수소(-253℃) 또는 액체헬륨(-269℃) 수준의 극저온 충격시험에서는 특별히 단열 처리된 시편을 사용할 필요가 있으며, 또한 매우 짧은 시간일지라도 시간에 따른 온도 상승을 미리 측정할 필요가 있다(그림 5)


▲ <그림 5> 액체헬륨(-269℃) 환경에서의 샤르피 충격 시험 온도 측정 사례



이외에 극저온 환경이 됨에 따라 소재의 항복강도, 경도, 파단강도, 탄성계수, 피로강도 등은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최적의 시스템 설계 및 소재 선택을 위해서는 극저온에서의 이들 기계적 물성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 확보가 선행되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신합금 개발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이러한 극저온 물성을 평가할만한 평가 장치 등이 전문 연구기관에서마저도 전혀 구축되어 있지 않으며, 피로 특성 등 일부 물성에 대해서는 평가 기술마저도 개발 및 표준화되어 있지 않다.


3) 기타 열물리적 특성

극저온 환경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계적 물성 외에 소재의 열물리적 특성도 반드시 고려하여야 한다. 극저온 냉각에 따른 열팽창-열수축, 극저온 온도의 열전달 및 열용량 등이 이에 해당한다. 열팽창-열수축은 액체수소 저장 시스템에 서로 다른 재료가 사용됨에 따라 수소 누출 및 소재 자체의 열응력 발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일례로 액체수소 저장용 소재로 가장 많이 고려되는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레스강의 경우 상대적으로 열팽창계수가 크기 때문에 치수 정밀도에 악영향을 미치거나 큰 열응력을 유발할 수 있다.


더불어 열전달이나 열용량 특성도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하는데, 극저온 온도의 상승으로 인해 액체수소의 자연 증발인 보일오프(boil-off)나 인접한 소재의 냉각에 의한 취성 파괴 유발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액체수소 또는 액체헬륨 수준의 극저온에 대해서는 이들 열물리적 특성에 대한 데이터 및 측정 기반도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2)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레스강


오스테나이트 스테인레스강은 저온 성능이 우수한 재료 중 첫 번째 선택되는 소재이며, 액체수소 저장 및 운반 용기용 소재로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1955년 초 항공용 연료로 처음 액체수소를 사용하고자 시도할 때 날개 끝에 스테인레스강 액체수소 탱크 설치를 시도한 바 있다.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레스강은 보통 극저온에서도 FCC 결정구조를 갖기 때문에 극저온에서도 연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충격 저항성도 유지된다.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레스강 중에서는 크롬-니켈(Cr-Ni)이 포함된 300계열 등급의 합금이 극저온용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 중에서 304L, 316L, 321, 347 합금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316 스테인레스강의 경우 상온부터 액체수소 온도(20K)까지 온도가 감소함에 따라 강도가 증가하고, 연신율은 비록 감소하지만 20K에서도 상당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파괴인성 관점에서 보면 77K에서 최댓값을 보인 후 20K에서 다소 감소하지만 여전히 상온 파괴인성보다 높은 것을 볼 수 있다(그림 6).


▲ <그림 6> 316 스테인레스강의 온도에 따른 기계적 특성 변화



그러나 합금 내의 미량 원소의 차이가 합금의 최종 성능 및 적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현재 이에 대한 노하우는 매우 부족하다. 일례로 몰리브덴(Mo) 원소는 염화물 부식 저항성이 높기 때문에 해양 환경에 적합할 수 있지만, 극저온 수소 환경과 해양 환경 등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을 할 만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


참고로 중국에서는 수소산소엔진 시험운행을 위한 액체수소 탱크에 304 스테인레스강을 사용하고 있는 반면, 하이난 우주발사장의 액체수소 운반용으로는 321 스테인레스강을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레스강에 대해서도 소재의 기계적 특성, 부식 특성, 용접성 및 비용 등 용도 및 상황별로 최적화된 재료의 선택 및 표준화가 가능하도록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연구를 통해 등급별 소재의 다양한 성능 특성을 충분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레스강의 경우 저온에서 FCC 결정구조가 안정하기 때문에 우수한 수소취성 저항성 갖는데, 이것이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레스강을 액체수소 환경에 사용할 수 있는 주요 이유 중 하나이다. 수소취성 저항성은 오스테나이트 상의 안정성에 크게 영향을 받는데, 상 안정성이 우수한 316 및 310 스테인레스강이 304 스테인레스강보다 수소취성 저항성이 더 우수하다. 더불어 액체수소 또는 응력이 가해지는 환경에서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레스강의 장기 수소 취성 저항성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한편 소재 부품을 제조하는 과정에 따라 달라지는 소재의 미세조직(결정립 크기 등, 나노 쌍정 등) 등이 수소 취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심지어 절단 과정에서 유기된 응력이 수소 취성을 발생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도 주의 깊게 이루어져야 한다.


단순히 액체수소 저장 및 운송뿐만 아니라 액체수소 모빌리티로의 활용 등의 분야에서 스테인레스강의 적용이 증가하고 응용 환경도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수소 취성에 대한 이해도 깊어질 필요가 있다. 따라서 강종별 특성과 더불어 용도 맞춤형 신합금 개발이 함께 이루어진다면 매우 실용적인 연구가 될 것이다.


(3) 알루미늄(Al) 합금


알루미늄은 FCC 결정구조를 갖는 금속으로서, 액체헬륨급의 극저온 온도까지 연성-취성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충분한 물성 데이터가 일반에 알려져 있진 않음). 또한 Al은 수소 친화력도 낮고, 표면에 Al 산화막 생성으로 수소의 침투도 어려울 것으로 기대되어 일반적으로는 수소 취성을 나타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기화학적인 방법에 의해 수소가 장입된 pure Al에 대해 강도가 약간 증가하는 반면에 50% 가까운 연신율 감소가 보고된 바도 있어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현재까지 극저온용 Al 합금으로는 Al 5xxx 및 Al 6xxx 계열 합금이 주로 고려되고 있으나, 액체수소 수준의 극저온에 대해서는 소재 물성 데이터가 크게 부족할 뿐 아니라 수소취성에 대한 연구도 부족하다. 또한 Al 합금은 높은 열전도도와 열팽창계수, 낮은 강도 등의 특성을 갖고 있어 내구성 및 단열성 등을 판단하기 위해 열물리적 특성, 피로 물성 등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amenews.kr/news/view.php?idx=5759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프로토텍 11
서울항공화물 260
이엠엘 260
린데PLC
im3d
엔플러스 솔루션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