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태양광산업협회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린다
우리 태양광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산업의 가치에 걸맞은 정부의 지원과 국민적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태양광산업만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전문 민간 커뮤니티가 필요했다. 이에 ‘태양광 기업들간의 정보교류, 태양광 기업간의 상호협력, 기술혁신, 밸류체인별 균형성장, 그리드패리티의 조기달성’을 목표로 한국태양광산업협회를 설립했다.
밸류체인에 따라 산업적 특성이나 요구들도 다르므로 태양광산업의 모든 밸류체인들이 다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폴리실리콘, 잉곳·웨이퍼, 셀, 모듈, 인버터 등을 제조하는 각 밸류체인별 기업과 장비, 부품, 소재 분야의 업체, 그리고 시스템업체들까지 고르게 회원사들이 구성돼 있으며 기업규모 측면에서도 대기업에서 중소기업까지 골고루 분포돼 있다.
그 외에도 설계업체, 시장조사 기관, 물류기업 등도 회원으로 가입돼 현재 약 55개 회원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곧 협회 창립 만 2년을 맞는데 그동안의 성과는?
실제 인가를 받고 업무를 시작한 것은 약 1년 3개월 됐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워낙 태양광산업이 지속적으로 핫이슈가 되다보니 다양한 일들이 많았다.
그 중 몇 가지를 꼽자면 먼저 국내 보급측면에서는 RPS의 태양광발전 의무할당량을 늘려 부족하나마 업계의 목소리가 좀 더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기술, 세제, 금융, 인증, 인허가 등 산업 관련 분야에 걸쳐 개선이 필요한 사항과 대안을 내 놓았고 분야별로 하나씩 개선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외연을 넓혀 ADB의 ASEF(Asia Solar Energy Forum), APPIC(Asia-Pacific Photovoltaics Industry Council)참여, EPIA가입, 해외세미나 발표 등을 통해 국제협력의 틀도 강화했다.
▶협회 창립과정이나 창립 이후 어려웠던 일,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2008년 협회 창립 이후 발전차액지원제도 축소 및 폐지에 국내외 태양광시장 경기가 급격하게 얼어붙으면서 굉장히 좋지 않은 여건에서 협회가 출발했다. 여기에 태양광발전 및 산업에 대한 오해와 곡해도 곳곳에 있어 대응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또한 신생협회이다 보니 협회의 기반을 닦는 일도 녹록치 않았다. 이런 모든 일들을 동시에 처리하고 대응하는 것이 어려웠던 일이었다. 그렇지만 점차적으로 태양광산업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고 제도적 정비가 하나씩 진행되며 무엇보다 우리 태양광산업과 협회의 기반이 점차 확충되는 것을 보며 보람도 느낀다. 이 모든 일들과 그 과정들이 여전히 선명히 기억에 남아 있다. 그 가운데 굳이 하나 들라면 올해 초 협회 창립 이후 처음으로 신년하례회를 예상보다 많은 호응 속에서 치러낸 것이다. 태양광산업의 위상과 영향력이 협회를 중심으로 더 커지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었기에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로 꼽고 싶다.
▶고시제정을 앞두고 있는 RPS에 대한 협회의 의견과 대응방안은
아무래도 가중치 분야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태양광발전을 향한 곡해된 시선과도 맞물려 있기 때문에 기회가 닿는 대로 얘기하고 있다. 바로 임야, 전, 답, 목장, 과수원 용지 등의 소위 5대 지목에 대한 낮은 가중치 적용문제다.
예를 들면 임야의 경우 0.9% 정도만 활용해도 우리나라 현재 전력소비량의 10%를 태양광발전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지난 5년간 전용된 산지면적 가운데 1%가 태양광발전소로 허가됐다.
이에 반해 지난 5년간 골프장으로 전용허가를 받은 면적은 전용된 산지면적의 14% 이상이다. 이런 것을 보면 과연 태양광산업이 ‘입산금지’ 철퇴를 맞을 만큼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되묻고 싶다. 그리고 이런 잘못된 이해가 현재 검토 중인 RPS고시안에도 반영되고 있어 안타깝다. 이에 협회도 각종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부 및 언론 등을 통해 보다 공정한 잣대로 태양광발전을 평가하며 이것이 고시에도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임야 0.9% 태양광 주면 국내 전력소비 10% 충당
부품소재·장비 기술력이 전체 산업 경쟁력
▶태양광은 2017년부터 국내 시장에서 타 발전원과의 완전경쟁에 노출되는데
RPS 체제에서 타 발전원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는 데 필수조건은 가격경쟁력이다. 물론 다른 발전원에 비해 태양광발전이 가지는 가장 취약한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태양광발전은 그 어떤 발전원보다 빠른 속도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모듈 분야만 보더라도 지난 1년간 가격이 약 22% 하락했다. 다른 에너지원에서 볼 수 없는 가격하락 속도다. 그러기에 독일 같은 데서 발전차액지원금을 16% 이상 낮춰도 꾸준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 추세대로 간다면 2015년까지는 모듈가격도 1달러/W 수준이 되며 소매가격 기준으로 캘리포니아나 독일 같은 곳들은 2015년까지 그리드패리티에 도달하리라 본다. 한국은 전기요금이 낮고 일사조건이 불리한 면이 있어 다소 늦은 2017년경이나 그리드패리티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보지만 그렇게 되면 타 발전원과 경쟁할 수 있는 가격경쟁력은 확보된다고 본다.
이와 같은 대외요인의 흐름에 더해 협회에서는 우리나라가 보다 적극적인 태양광발전 보급목표를 세우는 대내요인 확보에도 노력하고 있다. 2008년에 수립된 3차 신재생에너지 보급기본 계획에서는 2030년 우리나라 전력수요의 0.9%를 태양광발전으로 보급하는 것으로 돼 있다. 유럽이 2020년까지 전력수요의 최소 4% 이상, 더 나아가 6%, 12%를 태양광발전으로 보급하고 일본이 2030년까지 102GW를 설치해 일본 전기소비량의 10%를 태양광발전으로 보급하려는 목표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목표치다. 우리나라도 2020년까지 전력수요의 2%, 2025년에는 5%, 2030년에는 10%까지 태양광발전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정부 및 관계기관에 정책적 주문을 하고 있다. 이렇게 보급목표가 강화되면 그리드패리티 시대 도래라는 대외적 여건과 보조를 맞추며 2017년 이후에도 국내 보급을 더욱 활성화할 수 있다고 본다.
▶협회는 올초 2012년 세계시장 점유율 5%를 1차 목표로 제시한 바 있는데
밸류체인별로 세계 시장 점유율은 다소 차이가 있다. 폴리실리콘은 이미 18%정도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시스템 분야는 10월 13일 녹색성장위 보고자료에 따르면 1.1% 정도 밖에 안 된다. 그렇지만 전체 산업매출 규모로 보자면 현재 세계 시장에서 대략 3~4%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고 해외 비즈니스가 호조를 띠고 있으며 그 성장추세도 탄력을 받고 있으므로 기본 목표인 2012년 5% 점유는 무난하리라 본다.
▶전문가 입장에서 국내 신재생에너지, 특히 태양광 산업의 장기 전망은 어떻게 보나
태양광산업은 우리나라의 산업체질에 잘 맞는 업종이다. 우리가 세계 시장에서 기세를 올리고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과 유사한 요소가 아주 많을뿐더러 상대적으로 빠른 시간에 사업의 열매를 확인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리 국민들의 성격에도 맞는다. 태양광산업의 경우 본인이 처음에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으로 부임할 때 우리나라 전체매출은 300억원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던 산업이 약 6년 만인 올해 5조3,000억원 정도의 매출을 거두는 산업으로 성장했다. 태양광산업이 비록 비용경쟁력에서 중국에, 기술과 산업인프라 측면에서 독일, 일본 등에 밀려 있기는 하지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서 보여줬던 저력을 태양광산업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해 줄 수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가 반도체 산업에 뛰어들었을 때도 이미 미국, 일본이 지배하는 시장이었지만 우리나라는 세계 최대의 메모리반도체 생산국이 됐다. TFT-LCD를 우리나라가 처음 생산할 때도 이미 일본은 한참 달려가고 있었다. 그렇지만 현재는 우리나라가 세계 선두국가다. 마찬가지로 태양광산업도 우리가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산업에서 보여줬던 그 노력과 투자를 쏟는다면 당당히 세계 선도국가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태양광 등 ‘신성장 동력’ 산업을 중심으로 부품소재 및 장비기술 확보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는데
우리나라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산업은 수출효자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수입유발산업이라는 오명도 가지고 있다. 특히 대일무역역조의 주범이라는 소리까지 듣기도 했다. 이는 부품소재 및 장비의 대외의존도 특히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태양광산업 참여가 늦고 산업의 성격이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분야와 유사하면서 태양광에서도 부품소재 및 장비의 대외의존도가 심한 편이다. 장비 같은 경우는 우리 기업들이 보다 빠른 시간 안에 안정된 생산을 하기 위해 턴키발주를 하면서 대외의존도는 더욱 심해졌다. 이러한 현상이 나온 것은 부품소재 및 장비 분야의 우리나라 기술력이 약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분야의 기술력 확보는 곧 우리 태양광산업의 대외의존도를 줄여주게 된다. 이는 비용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므로 글로벌무대에서의 대외경쟁력을 높여준다. 또한 이들 분야에서의 기술개발은 차세대 기술개발에서도 유리한 국면을 조성할 수 있게 해 준다. 예를 들면 차세대 태양전지들은 효율의 장비의존성이 결정질 실리콘보다 더 높다. 즉 장비기술력이 산업전체의 기술력으로 이어지는 패턴이다. 여기에 더해 부품소재 및 장비 자체가 인프라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밸류체인으로서 수출성장에 이바지할 수 있는, 커다란 시장을 가지고 있는 산업이다. 태양광장비산업의 경우 2009년에 나온 VLSI의 보고서를 보면 2014년에는 90억달러 이상의 시장이 형성되리라 보고 있다.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amenews.kr/news/view.php?idx=55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