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원유 가격 추이

10월 넷째 주 국제 유가가 불안한 중동 정세를 완화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외교,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 및 양호한 경제 지표로 인한 고금리 장기화 예상 등으로 인해 전 유종이 하락했다.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센터(PISC)가 발표한 ‘10월 4주 주간 국제유가동향’에 따르면 대서양 유 종인 브렌트(Brent)유의 평균가격은 전주대비 배럴당 2.13달러 하락한 88.99달러를 기록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주대비 3.49달러 하락한 84.46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유종인 두바이(Dubai)유는 전주대비 배럴당 1.31달러 하락한 90.49달러를 기록했으며, 오만(Oman)유는 전주대비 1.26달러 떨어진 90.56달러를 기록했다.

부문별 유가 변동 요인을 분석해보면, 지정학 부문에서는 중동 지역의 긴장 완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 지속 등이 유가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카타르 등 인접국의 외교적 노력에 의해 팔레스테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인질 일부를 석방했으며,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군 보호를 위해 중동 내 방공시스템을 배치할 때까지 지상군 투입을 연기해 달라는 미국의 요청에 이스라엘이 응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지상전을 준비 중이라는 메시지를 지속 전달하는 등 중동 정세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미국워싱턴포스트는 10월 25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포로 교환 등의 사안으로 협상 중임을 전했다. 자세한 사안으로는 전쟁 포로 및 전사자 시신 교환, 흑해 항구 선박 통과, 러시아로 이송된 우크라이나 어린이 귀환 등 인도주의적 사안 관한 물밑 협상 진행 중이며, 튀르키예, 카타르, UAE, 사우디 등의 중재자를 통한 협상이 이뤄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불안한 중동 정세를 완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유가 하락을 견인했다.

석유 수급 부문에서는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 등이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10월 20일 기준 미국의 상업 원유재고는 4억 2,112만 배럴로 전주대비 137.2만 배럴 증가했다. 원유재고 증가 원인은 정제투입량 감소와 원유 순수입량 증가에 따른 것이다. 정제투입량은 하루에 1,518.9만 배럴로 20.7만 배럴 감소한 수치며, 원유 순수입량은 하루 53.9만 배럴 상승한 1,180만 배럴이었다. 미국의 원유 재고량 증가로 석유 수급 안정화를 예상해 유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유가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타났다. 헷지펀드 매니저인 Pierre Andurand는 사우디의 생산정책이 원유 가격 결정 요인으로 남아있다고 언급하면서도 이스라엘 사태에 대한 이란의 직접적 개입으로 유가 흐름이 변하는 시나리오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사우디가 어떤 공급 정책을 펼칠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배럴 당 110달러 정도의 조정 가능성을 예상한다고 밝혔으며, 이 발언은 유가 상승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국제금융 부문에서는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등이 유가 하락을 견인 했다. 미국의 10월 제조업과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0.0, 50.9로 각 6개월, 3개월래 고점을 기록했다. 또한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속보치는 전년동기대비 연율 4.9%로 시장 예상치 4.7%를 상회한 수치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양호하게 발표되자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또 애틀란타 연은 총재는 물가 목표치인 2%에 아주 근접해야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내년을 언급,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1년 넘게 지속될 것이라는 발언은 유가 하락에 기여했다.

유럽의 경제가 주춤한 것 또한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 유로존의 10월 제조업 PMI 예비치는 43으로 3개월래 저점 수준을 나타냈으며, 서비스업 PMI도 49.2로 9개월래 저점을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D)은 유럽의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하향 조정하고 정책 금리를 동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