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화학 기업 머크가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높은 F(불소) 가스 등을 대체하는 물질 개발을 통해 탄소중립을 앞당기고 있다. 새로운 물질 개발에 안전성과 확장성, 양산성 등의 다양한 고려 요소가 필요하며, 이에 따른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산업 전체가 협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글로벌 화학 기업인 머크의 김성호 전무는 17일 SEMI(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에서 진행한 ‘SMC코리아 2023’ 컨퍼런스에서 ‘Low GWP 가스 개발을 위한 혁신’에 대해 발표했다.
반도체 산업은 우리나라 주력 산업으로서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산업이다. 글로벌 기후 변화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은 시대적 요구로 발전해왔고 반도체 산업도 이에 대응해 배출 저감을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반도체 산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생산에 필요한 전기 사용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과 화석 연료 사용에 따른 직접 배출, 생산공정에 이용되는 화학물질이 공기 중으로 배출 되면서 발생하는 공정 배출로 구분된다.
반도체 산업은 설비 가동을 위한 전력 사용량이 대부분의 에너지 사용량으로 간접, 공정 배출 비중이 높다. 특히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불소 화합물(F-gas)이 온실가스 배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 시 식각, 증착, 세정 공정에서 HFCs(수소불화탄소), PFCs(과불화탄소), SF₆(육불화황), NF₃(삼불화질소) 등 F 가스가 사용된다. F 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GWP가 훨씬 높다. 100년 기준으로 이산화탄소의 온실효과를 ‘1’이라 기준했을 때 △HFCs 771~14,600 △PFCs 7,380~12,400 △SF6 24,300 △NF₃ 17,400배에 달한다. 반도체의 생산량이 늘어나면 F가스 사용량 증가도 불가피 하다.
GWP가 높은 CF가스는 탄소와 불화수소의 강력한 결합으로 산화에 대한 약점이 없고 안정적인 반면, GWP가 낮은 가스는 이중 결합으로 안정성이 부족하고 산화성 및 가연성의 특성을 지닐 뿐만이 아니라 식각 속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이에 머크는 반도체 생산량을 증가시키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가스 개발에 초점을 두고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김성호 전무는 “고GWP 공정 가스의 대안을 개발하기 위한 소재 혁신은 설계 단계에서 대량생산(HVM) 단계까지 복잡한 개발 주기를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기존 가스와 성능이 대동소이하면서도 GWP가 낮은 물질을 발굴하기 위해, 계획부터 테스트를 거쳐 평가 받기까지는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고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또 한 종류의 가스가 하나의 공정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공정에 혼합돼 사용되니 안정성과 확장성, 성능, 고객사 기술과의 혼합 등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김 전무는 “공정에 맞는 새로운 물질을 혼합 및 발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시행착오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머크는 새로운 식각 화합물을 선별하기 위한 양자화학에 대한 스펙트럼 시뮬레이션 활용과 건식 식각 테스트 등을 통해 새로운 소재 개발과 함께 신규 제품의 성능 및 안전성을 테스트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 놨다. 또 장비 및 과련 회사들과 협업을 통해 파일럿, 스케일 업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김 전무는 “단순히 비용, 식각 등의 성능만이 아닌 파괴효율, 부산물 생성, 순배출량, 안전성, 확장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 식각 소재에 대한 포괄적인 평가와 식각 공정 최적화는 성공적인 Low GWP가스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낮은 GWP 개발은 하나의 회사의 연구·개발로는 불충분하며, 반도체 산업 전반에서 협업해야 저 GWP 물질 솔루션을 통해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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