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에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거시경제 여건 악화 속에서도 에너지 전환 투자에 1조 1천억 달러가 투자 됐으며, 이는 31%라는 큰 폭으로 급등하며 화석연료와 대등한 수준에 올라온 것으로 드러났다.
에너지 전문 리서치 업체 BloombergNEF(BNEF)는 최근 연례보고서인 ‘에너지전환 투자 트렌드(Energy Transition Investment Trends)’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전세계 저탄소 에너지전환에 1조 1,000억 달러가 투자됐으며, 이는 기록적인 수치이자 전년대비 큰 폭의 가속 성장으로 에너지 위기와 정책 이행이 청정에너지 기술의 보급을 앞당겼다고 분석했다. 또한 처음으로 저탄소 기술 투자가 화석연료에 투입된 자본과 동일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생에너지, 에너지 저장, 수송과 난방의 전기화, 탄소 포집 및 저장(CCS), 수소 및 지속가능한 소재 등 이 보고서에서 다루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2022년 투자가 급증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원자력만이 전년도와 비슷한 투자 수준을 유지했다.
풍력, 태양광, 바이오연료 등 재생에너지 부문은 2022년에 전년대비 17% 증가한 4,950억 달러로 역대 최다 투자액을 기록하며 최대 투자처의 위상을 유지했다. 전기차 및 관련 인프라 지출을 포함하는 수송 전기화 부문이 4,660억 달러로 전년대비 54%라는 놀라운 증가세로 신재생에너지의 뒤를 바짝 좇았다.
수소는 민간 부문의 지대한 관심과 많은 정책적 지원에도 2022년 11억 달러에 이르는(총 투자액의 0.1%) 최저 투자액을 확보했다. 그러나 수소는 전년대비 세 배 이상의 투자 규모를 보이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부문이다.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중국은 전 세계 총 투자액의 거의 절반인 5,460억 달러를 차지하며 현재까지 에너지전환 투자 유치에 있어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1,410억 달러로 큰 격차를 보이며 2위를 기록했지만 유럽연합(EU)을 단일 연합체로 취급 시 1,800억 달러에 밀려나게 된다. 독일은 지난해와 같이 3위를 유지했고 프랑스가 4위로 올라서며 영국은 5위로 한 계단 하락했다.
지난해 화석연료 발전(unabated fossil power generation)을 포함한 전세계 화석연료 투자 추정액은 1조 1,000억 달러로, 에너지전환 총 투자액과 동일하다. 지난해 에너지 위기로 인한 화석연료 투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에너지전환 투자 규모가 화석연료 투자와 대등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버트 정 BNEF 글로벌 분석 수석은 “조사 결과는 에너지 위기가 청정에너지 보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논쟁을 잠재웠다. 국가 및 기업이 전환 계획을 지속적으로 이행함에 따라 에너지전환 투자 속도가 늦춰지기는 커녕 기록적으로 급증했다. 청정에너지 기술 투자는 화석연료 투자를 조만간 앞지를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러한 투자는 단기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기적으로는 에너지 안보를 달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넷제로 궤도에 오르려면 훨씬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2년의 괄목할 만한 성과에도 전세계 저탄소 기술 투자는 여전히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수준에 비하면 매우 부족하다. BNEF는 전세계가 2050 년 ‘넷제로’ 탄소 배출량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투자 규모가 당장 세 배 증대되어야 한다고 추산했다.
전력망에 추가로 투자된 2,740억 달러를 포함하면 2022년 전체 에너지전환 투자액은 1조 3,800억 달러에 달한다. 이에 비해 BNEF의 넷제로 시나리오의 궤도에 오르려면 전세계는 2030년까지 연평균 4조 5,500억 달러를 투자해야 한다.
또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후기술 기업의 자금 조달액은 총 1,190억 달러다. 에너지전환 투자 금액과 별개로, 기업이 2022년 시장 발행과 투자자들을 통해 신규 조달한 자본이다. 이는 전년대비 29% 하락한 수치로, 지난해 전 세계 주식 시장이 어려운 한 해를 보내면서 공모주 시장이 침체를 겪은데 전적으로 기인한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 자금조달은 연내 3% 상승했다.
청정에너지 기술 생산 시설 투자는 2021년 526억 달러에서 2022년 787억 달러로 증가했다. 배터리 및 관련 부품 제조 시설 투자가 454억 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태양광은 239억 달러로 뒤를 이었다.
다른 국가들의 청정에너지 분야에서의 기회포착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2022년 전세계 청정에너지 제조업 투자액의 무려 91%를 차지했다. BNEF 추산에 따르면 넷제로 시나리오의 궤도에 오르기 위해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청정에너지 기술 제조 시설 투자에만 연평균 350억 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톤 바그노-존스 BNEF 무역·공급망 리서치 부문 수석은 “청정에너지 기술 제조 역량이 넷제로 달성에 주요 장애 요인이될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공급망 다각화 관점에서 보면 큰 그림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중국은 지금까지 청정에너지 공급망 구축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어, 다른 지역들이 중국의 상당한 시장 점유율에 도전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은 최근 몇 개월 동안 청정에너지 기술 제조 시설 신축 및 확장을 잇따라 발표했다. 하지만 BNEF의 수치에는 성공적으로 착수된 제조시설 프로젝트만 포함하므로 이들 발표는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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