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전체 구성원이 한자리에 모여 한 해의 성과와 지식을 공유하는 자리에서 실패사례를 공유하고 사례속에서 다시금 교훈을 얻는 특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김종남, 이하 에너지연)은 2022년 12월 15일부터 16일까지 양일간 대전컨벤션센터에서 ‘KIER Conference 2022’ 실패사례 세션을 개최했다고 13일 밝혔다.
‘KIER Conference 2022’ 특별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실패사례 세션에서는 성실한 노력으로 도전적인 연구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했으나, 실제적인 성과의 상업화에는 실패한 연구 과제를 통해 축적한 귀중한 경험이 공유됐다. 실패 사례의 공유는 유사한 실패를 사전에 방지해 다른 연구자들의 보다 빠르고 큰 성공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번 실패사례 세션에서는 총 5편의 사례가 발표됐으며, 연구목표 설정 오류, 시장 예측 오류, 기술사업화 파트너기업 선정 오류, 다학제간 협동과제 수행의 어려움 등의 실패로부터 얻은 교훈이 공유됐다.
연구전략본부 기술사업화실 유윤종 책임기술원은 ‘휘발성유기화합물(VOC) 흡착로타 제조기술의 양산화 실패’ 사례를 공유했다. 그는 소재 개발 등 각각의 세부 연구내용별 목표 달성에 집중해 개발 요소들의 성능 목표는 달성했으나 전체 시스템의 양산화에는 성공하지 못한 경험을 소개했다.
핵심 실패요인으로는 연구 초기부터 양산화를 고려해 소재부터 공정까지 전반적인 과정의 밸런스를 고려하면서 기술개발을 진행하지 못한 점을 들었으며, 단순한 특허분석, 논문 데이터, 제품 분석에 의존한 목표설정은 위험하며 개발하고자 하는 제품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사전에 확보하는 것도 역시 중요함을 강조했다.
에너지효율연구본부 EMS연구실 김강출 책임연구원은 ‘사업화 성공을 위한 메가 트렌드 예측 및 핵심목표 설정의 중요성’이라는 주제로 ‘휴대가 가능한 엔진/발전기 일체형 파워팩 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했으나, 경쟁기술과의 가격경쟁력에 밀려서 상용화에 실패한 사례를 공유했다.
과제기획 시점에서는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면 경쟁기술인 이차전지를 이기고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으나, 이후 글로벌 환경과 국내 정책의 변화에 따라 내연기관 시장은 위축되고 이차전지 R&D 확대로 배터리 출력 및 에너지밀도, 가격경쟁력이 향상되어 개발 기술의 상용화에 실패한 것이다. 유사한 실패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경쟁기술의 5~10년 후의 기술수준을 전망하고, 트렌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 남들보다 먼저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연구본부 미세먼지연구실 정순관 책임연구원은 ‘연구수행에 있어 시장 예측의 중요성’이라는 주제로 상업화에 있어서 기술개발 타이밍이 중요함을 강조했으며, 사례로 두 가지의 경험을 제시했다.
첫 번째 ‘IMO 글로벌 황산화물 규제대응 SOx Scrubber 선박 실증 및 연료유 품질검증 체계구축’ 과제는 수행 중에 이미 경쟁기술이 개발되어 상용화에 실패했으며, 두 번째 ‘선박배출 온실가스 처리 및 자원화 시스템 개발’ 과제는 시장이 만들어지기 전에 너무 빨리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하지 못한 것이 실패의 원인이 됐다.
이와 같은 실패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first mover로서 미래 시장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 fast follower로서 성숙된 시장을 대상으로 상업화 할 것인지를 명확히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연구소 곽지혜 책임연구원은 ‘원천기술과 시장 사이: 저가 범용소재 기반 박막 태양전지’라는 주제의 사례를 발표했다. 실리콘 가격이 높을 때, 높은 가격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저가 태양광 소재를 개발하는 연구를 성공적으로 완료했으나, 그 사이에 실리콘가격이 급락하면서 실리콘 중심의 제품시장이 형성되고 개발한 제품은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실패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의 학문적 성과가 연구과제의 성공을 담보하지 않으며, 저가의 소재가 저가 시장의 형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실패에서 얻은 교훈으로 공유했다.
또한 과제기획과 평가결과는 급변하는 시장동향과 국내외 정세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소에너지연구본부 고온에너지전환연구실 김선동 책임연구원은 ‘다부처공동기획연구 2단계 진입 실패사례 공유’라는 주제로 목표설정 및 여러 주제가 참여하는 사업에서 일어날 수 있는 어려움에 대한 사례를 공유했다.
연구기간과 예산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국내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하겠다는 도전적인 의욕으로 응용기술 개발은 물론 양산/모듈화까지 달성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그러나 양산을 위한 설비 및 주체(기업) 조차도 부재하고, 실증을 담당한 참여 기업의 경영상태 악화로 다부처 협력체계 자체가 붕괴되어 실패를 맞게 되었다. 실패를 방지하고 성공적인 목표 달성 및 상업화를 위해서는 도전적인 목표 설정이 중요하지만, 연구 기간 및 예산, 그리고 컨소시엄 기업의 리스크 예측 등도 매우 중요함을 강조했다.
에너지연 관계자는 “구성원의 소중한 실패 경험이 축적의 시간으로 공유될 수 있도록 실패사례 발표자료와 영상을 자체적으로 구축한 지식공유플랫폼을 통해 모든 구성원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실패사례 공유는 연구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숨기지 않고 구성원들과 공유해 유사한 실패를 사전에 방지함으로써 연구 성과의 실제적인 상업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amenews.kr/news/view.php?idx=519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