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산업 폐가스를 별도 사전처리 없이 화학원료로 만드는 효소를 개발해 대량의 개미산 생산 등 탄소 선순환 산업 구축에 기여한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김용환 교수(울산과학기술원, UNIST), 이형호 교수(서울대학교) 연구팀이 일산화탄소 전환효소(CODH, CO dehydrogenase)에 단백질 설계기술을 적용, 철강 산업 폐가스를 화학원료로 만들 수 있는 고효율·고안정성 효소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독성물질이 혼합되어 방출되는 산업 부생가스 중 일산화탄소(CO)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고순도로 정제하려면 분리공정에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며, 이를 고순도로 정제해 사용하는 것은 경제성이 없다고 평가되고 있다.
별도 공정 없이 화학 물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일산화탄소 전환효소가 필요하지만, 발견되는 자연형 일산화탄소 전환효소는 공기에 취약해 실제 폐가스 적용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일산화탄소 전환효소의 3차원 입체구조를 구현,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일산화탄소 전환효소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산소전달 핵심부위(substrate bottleneck)를 인공적으로 재배열해 산소가 있어도 빠른 속도로 촉매반응을 할 수 있는 효소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효소 분자의 3차원 입체구조를 기반으로 재설계된 효소는 선택적으로 산소 분자의 이동을 차단해 안정성을 개선했다. 또 재설계된 효소를 통해 전처리 되지 않은 모든 폐가스를 화학원료로 직접 전환할 수 있는 성능을 확인, 이를 대량의 개미산으로도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개미산이란 가장 간단한 형태의 유기산으로, 현재는 피혁, 방부제, 제설제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향후 수소저장운반체 및 이산화탄소 저장체로서 시장창출이 기대되고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학문적으로 산소에 활성을 잃는 효소를 인공적으로 재설계해 안정한 효소를 개발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또, 산업적으로는 폐가스 등을 자원으로 이용해 상온·상압 조건에서 안전하게 개미산을 생산함으로써 탄소 배출 없는 탄소선순환 산업 구축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향후 계획에 대해 “산소안정성을 높여 공기 수준의 산소가 포함된 환경에서도 활성이 유지되는 효소 개발이 필요하며, 이 효소를 산업현장에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반응공학적 기술 개발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 성과는 화학 국제학술지 ‘네이처 카탈리시스(Nature Catalysis)’에 9월 12일 게재되었으며, 표지논문 및 하이라이트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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