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지역내 합금철 공장, 광산 등에서 발생하는 슬래그를 재활용해 시멘트 부원료, 광물화 등을 실증하는 사업이 본격 추진돼 탄소중립 및 ESG 경영과 소재 공급망 강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강원테크노파크 신소재사업단(단장 유재욱)은 7월28일 강릉 세인트존스호텔에서 ‘강원도 자원활용 실증사업 연구회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는 유재욱 강원TP 신소재사업단장과 강원도, DB메탈,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RIST,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강릉과학산업진흥원 등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세미나는 강원도 지역내 합금철 공장, 광산 등에서 발생하는 슬래그를 활용해 이를 소재화 시키는 실증사업(상용화 R&D)을 준비하기 위해 의견을 수렴하고자 마련된 것이다.
페로알로이(Ferro Alloy)라고도 불리우는 합금철은 철강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산소, 유황 등 불순물을 걸러내고 철강에 필요한 성분을 첨가하는 핵심소재다. DB메탈은 지난 1964년부터 강원도 동해 공장에서 전기로와 정련로를 이용해 망간계 합금철인 페로망간(FeMn)과 실리콘망간(SiMn) 등을 생산하고 있다.
공정 부산물로 발생하는 슬래그는 SiO2, CaO, Al2O3 등 산화물로 구성돼 있어 비료, CO2 포집 촉매 등으로 고부가화가 가능하다. 또한 분말화를 통해 시멘트 부원료, 콘크리트 혼합재, 벽돌, 내화물, 연마재 등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섬유화를 통해 무기단열재(Mineral Wool) 등 고부가 소재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DB메탈 동해공장에서 실리콘망간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슬래그는 연간 14만톤에 달하는데 이중 30%는 현재 성토용·도로용 등 채움재로 활용되고 있다. 이를 자원화하면 부가가치를 높이고 신제품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서는 국내에서 총 58개소의 탄광 수질정화시설을 운영 중인데 이중 정기적으로 슬러지가 발생하는 12개소의 발생량은 연간 5,354톤, 처리비용은 연간 약 4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들 슬러지 중 일부는 시멘트 부원료로 재활용되고 있으나 대부분 일반 폐기물로 처리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슬러지의 주요 성분은 Fe2O3와 CaO로 알칼리를 함유하고 있어 수질 또는 토양수 내 오염물질 제거 및 안정화에 적합하다. 또한 석탄광산에서 주로 발생하는 산성광산배수(AMD)슬러지는 현재 개정된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원화를 통해 바이오가스 탈황제, 수처리 흡착제 등 고부가 소재로 활용이 유망하다.
이에 강원TP는 강원도와 함께 관련 전문기관 및 기업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실증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업은 크게 △탄소중립:시멘트 △탄소중립:CCUS(CO2포집활용저장) △환경 등으로 구성된다. 시멘트에서는 슬래그내 CaO, SiO2, Al2O3 성분을 활용한 시멘트 부원료 적용을 위한 실증이 추진되며 CCUS에서는 CaO와 MgO 성분을 활용해 포집된 CO2와 반응을 통해 광물화 및 광산채움재로의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환경에서는 산성폐수 및 오염토양 중화 실증이 추진될 예정이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이러한 실증 사례를 모색하고자 △SiMn 슬래그 주요 조성 및 특성, 재활용가능 산업 관련 주요 이슈(신현규 DB메탈 마케팅팀 차장) △수질복원 및 광산채움재 적용 사례(백승한 한국광해광업공단 기술연구원 원장) △고로슬래그의 칼슘과 CO2 반응 및 실리카 분리(광물화)(방준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기후변화대응본부 책임연구원) △산업부산물 활용 토양복원 및 광해지역 복구 방안(정은진 RIST 산업소재연구그룹 수석연구원) 등이 발표됐다.
백승한 광해광업공단 기술연구원장은 “광산배수슬래그는 철 함량이 높고 위험성이 낮아 재활용 소재로 적합하다”며 “이를 탈황제로 활용하면 흡착성능이 높아져 바이오가스 시장에 진출할 수 있고 흡착제로 활용하면 광해광지사업 처리비용 절감 효과가 있기 때문에 탄소중립 및 재생에너지 3020 이행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은진 RIST 수석은 “철강 슬래그에 포함된 Ca 성분을 활용해 산성폐수 및 오염토양 중화에 필요한 소석회를 대체하면 소석회 생산공정에서 발생하는 CO2 배출 및 폐석회 매립량 저감과 함께 산성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며 “또한 세계적인 친환경·화재안전 정책 강화 및 LNG 선박과 플랜트 확대로 미네랄울이 불연 내화 단열재용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어 슬래그 미네랄울 고성능화 기술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준환 지질자원연구원 책임은 “해수담수화 과정에서 버려지는 농축수에 알칼리물질과 CO2를 첨가해 마그네슘의 90~99%를 회수하고 CO2의 97% 이상을 고체화시키는 CO2 광물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며 “CO2 광물화 기술 상용화를 위해선 금속이온 공급물질 가격 및 공정 비용이 낮아지면서 효율성이 높아져야 한다”고 밝혔다.
유재욱 강원TP 신소재사업단장은 “날로 탄소중립 및 ESG 경영과 공급망 강화가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슬래그의 자원화는 미래 신산업 창출과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며 “연구회를 통해 모아진 의견을 기반으로 사업 방향을 정하고 연말까지 강원도와 협의를 통해 실증사업을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강원TP 신소재사업단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150억 규모 ‘탄소중립 융복합 자원화단지 조성사업' 공모에 지난 6월 최종 선정돼 광업·석회석 가공 등 온실가스 다배출 중소기업의 탄소 포집 실증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2025년까지 탄소중립 융복합 자원화단지를 강원도 영월군 한반도면 일대에 조성해 △포집·액화·유틸리티·폐열회수 등 CCU를 위한 장비구축 △CCU기술 실증지원 △선도 비즈니스 모델 플랫폼구축 등의 실증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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