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제2장 항바이러스·항균 금속 소재기술(3)-한승전(재료연)-신소재경제·재료연 공동기획 소재기술백서 2020(7) - 구리·구리합금 접촉, 항바이러스 효과 확인
  • 기사등록 2022-02-07 10:57:37
  • 수정 2022-02-07 16:26:59
기사수정
재료연구원이 발행한 ‘소재기술백서’는 해당분야 전문가가 참여해 소재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국내 유일의 소재기술백서다. 지난 2009년부터 시작해 총 12번째 발간된 이번 백서의 주제는 ‘포스트 코로나 대응소재’다. 2020년 3월 이후 코로나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며 세계 경제 및 사회에 전례없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거대한 변화를 도약의 기회로 만들기 위한 과학기술 기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이에 소재기술백서 2020는 ‘포스트 코로나 대응 소재기술’을 주제로 방역·의료소재, 언택트 환경·디지털 소재, 친환경·신에너지 소재와 관련한 기술동향을 분석했다. 이에 본지는 재료연구원과 공동기획으로 ‘소재기술백서 2020’를 연재한다.

구리·구리합금 접촉, 항바이러스 효과 확인


수분반응 시 변색 등 상용화 걸림돌 개선 필요

korean gold, 구리 등 바이러스 비활성화 우수


■항바이러스 금속소재


병원체중 균에 대한 금속의 작용은 비교적 오랫동안 연구가 지속되어 왔다. 여러 가지 균에 대한 구리의 살균 효과를 나타낸 <표 3>에 일부 살바이러스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도 포함된 것을 알 수 있다. 바이러스는 그 크기가 다음 그림에 나타낸 바와 같이 대개 100나노미터 규모로 매우 작다. 바이러스는 박테리아에 비해 크기가 훨씬 작아 검출이 어렵고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에 박테리아 연구에 비하면 바이러스 연구는 한참 늦어졌으며, 1892년 러시아의 생물학자 드미트리 이바노프스키(Dmitri Ivanovsky)가 담뱃잎 병 모자이크 바이러스(Tobacco Mosaic Virus)를 발견한 것이 인류가 최초로 바이러스라는 미생물을 찾아낸 순간이었다.


바이러스의 효과적인 검출이 가능하고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장비가 발전하며 연구 범위 또한 확장되었다. 현재 COVID-19(corona virus)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인해 경제적, 정서적으로 혼란이 야기되어 바이러스 연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세계 각국은 바이러스 자체의 연구뿐만 아니라 백신 및 치료제 개발 그리고 국가 주도 방역에 혼신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화이자(Pfizer) 및 모더나(Moderna)와 같은 다국적 기업은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각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단언컨대, 현재 COVID-19에 의한 팬데믹 상황은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될 것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SARS,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에볼라 출혈열(EHF, Ebola hemorrhagic fever), 중동 호흡기 증후군(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등 여러 변종 바이러스에 의해 이미 공격을 당한 경험이 있다.


이는 현재 우리에게 당면한 코로나 팬데믹을 슬기롭게 극복하더라도 다른 바이러스의 창궐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기 위해선 예방이 중요하며, 현재 화학약품에 의한 예방법 이외에 새로운 방법이 제시되어야 한다. 금속 소재에 의한 바이러스 제거는 최근에 여러 기관에서 연구되고 있으며 그 결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균의 분류와 유사하게 바이러스는 외피 비보유/보유로 대략적으로나마 구분할 수 있다.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교(University of Southampton)의 Keevil 교수는 외피 비보유 바이러스의 일종인 노로바이러스(Noro virus)를 다양한 금속표면에 접촉시켜 비활성화 정도를 연구하였다.


노로바이러스는 약 18개의 비리온 만으로 인간에도 발병할 수 있는 병원체로써 사람의 장내 손상(특히 공장(空腸))을 야기하여 수분과 영양분의 흡수를 저해하며 설사를 유발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이 비말로 전파되지 않고 바이러스가 축적된 식자재 또는 바이러스로 오염된 식기를 사용했을 때 감염된다. 비교적 경로가 단순하기 때문에 한 편으로는 예방이 용이한 바이러스 질환이라고 판단된다.


외피 비보유 바이러스는 지질로 구성된 외막(envelope)이 없어서 외부에서 공급되는 화학물질이 단백질로 구성된 캡시드(capsid)만을 파괴할 경우, 바이러스를 용이하게 비활성화 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림 10>에 나타내었듯이 금속 표면, 특히 구리 및 구리합금에 접촉된 노로바이러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비활성화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식기 및 일용품에 사용되는 스테인리스 합금은 노로바이러스를 비활성화 시키는 효과가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로 Keevil 교수 연구팀은 구리 이온의 직접적인 반응이 바이러스 비활성화에 주된 원인이라고 하였다.


또한, 구리 이온의 산화·환원 반응에 의해 생성된 활성산소는 바이러스 비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노로바이러스의 비활성화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는 합금에서 구리의 농도를 높여야 한다. 추가적으로 노로바이러스의 유전자(RNA)를 분해하는 데 순(純)구리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구리 이온이 노로바이러스의 비활성화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이는 다른 바이러스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Keevil 교수 연구팀은 외피 보유 바이러스인 Human Coronavirus 229E를 각종 금속표면에 접촉시켜 비활성화 경향을 연구하였다. 외피 보유 바이러스는 지질로 구성된 외막(envelope)이 있어서 이는 외부 화학물질의 방어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바이러스는 외막(envelope)에 스파이크가 부착된 구조이며, 스파이크는 바이러스가 세포를 감염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파이크 끝이 세포의 수용체와 반응할 경우, 세포는 바이러스를 세포 내에서 필요한 물질로 착각하게 되고, 세포 내로 유입시켜 감염을 초래한다. 이 메커니즘은 거의 모든 바이러스가 가지고 있는 세 포내 유입 방법이다.


즉 자기 복제를 위해 다른 숙주 생명체의 세포 내 침입을 위한 일종의 최면술과 같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구리 이온은 스파이크 구조를 파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스파이크의 구조변화는 바이러스 비활성화를 야기하는데, 이는 최 외피 구조 파괴에 구리 이온이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더불어 바이러스를 단시간에 비활성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기도 한다. 또한, 외피 비보유 바이러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바이러스 유전자를 파괴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최근 들어 팬데믹 원인 병원체인 COVID-19에 대한 구리의 항바이러스성을 증명한 연구결과들이 제시되고 있다. 구리 소재가 항바이러스와 관련된 새로운 수요 시장에서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 개선해야 할 문제점이 있다면 바로 변색이다. 구리는 일반적인 금속에 비해 전기화학적 관점에서 귀(貴)한 금속이기는 하나, 수분이 접촉하는 환경에서 표면에 붉은색 혹은 검은색의 부식 산화물이 형성되어 보기 좋지 않은 색조 차이를 유발한다.


이는 구리의 우수한 항균 및 항바이러스 특성에도 불구하고, 구리가 다양한 생활용품이나 의료용품 등에 적용되는 데 있어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소재 제조 측면에서 항균 및 항바이러스 특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내변색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합금개발이 필요하다. 최근 ㈜풍산에서 내변색특성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개발한 제품 3종(① High Copper Alloy [Cu<97.6%>-Ni-Si-Sn계], ② Eco Green Brass [Cu<75%>-Zn-Sn계], ③ Korean Gold [Cu<81.5%>-Mn-Zn-P계])과 비교소재 3종(① 스테인리스 스틸 [STS304], ② 알루미늄, ③ 플라스틱 [Poly propylene])에 대한 항바이러스 특성을 비교·검증하였다.


코로나 19, 메르스, 인플루엔자, 조류 인플루엔자 등 치명적인 감염을 초래하는 4종류의 바이러스에 대해 각 합금의 항바이러스 효과를 분석하여 다음의 <그림 12>에 나타내었다. 여기서 바이러스의 정량 측정방법은 Tissue Culture Infectious Dose50(TCID50)3)3) 바이러스 세포의 변성 효과를 측정하는 지표법을 이용하였다. 테스트에 적용된 바이러스의 초기 역가 농도는 105 TCID50 이며, 이는 일반적으로 항바이러스 테스트에 이용하는 초기 역가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이다. 감염환자의 객담에서 측정되는 바이러스 역가가 105∼106 수준이며, 해외의 연구수준(약 103 TCID50) 대비 약 100배 많은 양이다. 구리합금의 항바이러스효과를 신뢰성 있게 검증하기 위해 초기 비리온 농도를 높였다.


실험 결과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2시간까지는 동합금 모두 비교 소재(Aluminium, plastic, Stainless steel)대비 유의차가 없었다. 그런데, 2시간 이후부터 3종의 구리합금 모두 비교 소재 대비 급격한 역가 감소가 일어났다. 그림에서 LOD(Limit Of Ditection)는 바이러스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최소 검출농도, 즉 검출한계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박테리아의 경우 합금 내 구리함량이 높을수록 높은 항균능을 보인다. 바이러스의 경우, 본 실험의 Korean Gold 소재는 타 합금원소 첨가로 인해 구리의 함량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구리함량이 높은 소재(High Copper alloy)와 동등 또는 그 이상의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였다. 이 결과는 항바이러스 특성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구리함량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Korean Gold는 수용액 속에서도 변색을 지연시킬 수 있도록 개발된 합금으로, 다른 여타 구리합금 대비 내 변색특성이 우수하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부식(이온용출)이 발생하는 부식전위는 일반적인 구리합금보다 낮은 편이며, 따라서 변색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오히려 순수한 구리에 비해 이온 용출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바이러스를 비활성화 시키는데 더 효과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 결과는 다양한 합금원소 첨가에 의하여 변화된 표면의 전기화학적 특성이 구리합금의 항바이러스 특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우수한 항바이러스 특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구리함량뿐만 아니라 표면의 구리 이온용출과 관련된 첨가 원소에 의한 전기화학적 특성변화를 고려하여야 할 것이며, 변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합금설계기술에 관한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 그림 9 바이러스, 박테리아 그리고 생물의 크기 비교


▲ 그림 10 순 구리, 인청동, 백동, 황동, 니켈실버 그리고 스테인리스 강에 노로바이러스을 접촉하였을 때 비활성화 정도, 노로바이러스의 RNA가 손상되는 정도(오른쪽 그림)



▲ 그림11 스테인리스 와 구리 표면에 코로나바이러스을 접촉하였을 때, 외피 구조의 파괴, 바이러스의 RNA가 손상되는 정도(오른쪽 아래)


▲ 그림12 각 소재별 접촉시간에 따른 바이러스의 역가 감소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amenews.kr/news/view.php?idx=4763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프로토텍 11
서울항공화물 260
이엠엘 260
린데PLC
im3d
엔플러스 솔루션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