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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1-11 10:23:26
  • 수정 2022-01-11 15: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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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연구원이 발행한 ‘소재기술백서’는 해당분야 전문가가 참여해 소재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국내 유일의 소재기술백서다. 지난 2009년부터 시작해 총 12번째 발간된 이번 백서의 주제는 ‘포스트 코로나 대응소재’다. 2020년 3월 이후 코로나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며 세계 경제 및 사회에 전례없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거대한 변화를 도약의 기회로 만들기 위한 과학기술 기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이에 소재기술백서 2020는 ‘포스트 코로나 대응 소재기술’을 주제로 방역·의료소재, 언택트 환경·디지털 소재, 친환경·신에너지 소재와 관련한 기술동향을 분석했다. 이에 본지는 재료연구원과 공동기획으로 ‘소재기술백서 2020’를 연재한다.

항균 구리, 양식산업 적용 연구 활발


항바이러스 등 접촉 시 우수 살균효과 검증

세균 종류에 따른 나노 구조 등 지속 연구 필요


■ 항균 금속소재 연구동향

병원체란 인간 또는 동·식물에게 감염성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 생물체이며, 세균, 진균 바이러스 등이 있다. 바이러스는 숙주에 침입하기 전에는 무생물로 간주되기도 하지만 숙주를 감염시켰을 때, 생명체의 본질인 증식을 수행하기 때문에 생물체로도 인식된다.


1852년, 프랑스 의사 Victor Burq는 구리를 가지고 일하는 사람이 콜레라로 사망하는 확률이 다른 직업자들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것을 관찰하고 이에 대한 이유를 광범위하게 연구하였다. 그는 이와 같은 사실을 관찰하고 구리 또는 그 합금이 콜레라의 효과적인 예방 수단이라는 내용을 1867년 프랑스 과학 및 의학 아카데미(French Academies of Science and Medicine)에 보고한 바 있는데, 금속에 항균 및 살균성이 있다는 공식적인 보고였다.


그 후 많은 연구가 구리를 포함한 많은 금속의 항균 및 살균성에 대하여 이루어졌다. 그중에서도 2011년 미국 네브라스카 대학교(University of Nebraska)의 Gregor Grass는 구리 표면에 접촉된 미생물 제거 효과를 간단하게 정리하였고 그 내용을 다음 <표 3>에 나타내었다.


구리는 대부분의 살아있는 유기체에서 필수적인 미량 원소이다. 오늘날 30가지 이상의 구리함유 단백질이 알려져 있다. 그리고 구리는 산화 및 환원 상태인 Cu(I)과 Cu(II)를 번갈아 가며 전자 공여체 또는 수용체 역할을 한다.


단백질 내부의 구리 배위 유형에 따라 구리의 산화 환원 전위는 200mV에서 800mV까지 다양하다. 반면에 구리의 산화 환원 특성은 세포 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앞에서 언급한 <표 1>과 <표 2>의 여러 메커니즘에 의해 그람 양성균과 그람 음성균을 제거할 수 있다.


a RT, room temperature; only the values for the most efficient alloy are reported.

b Inoculation with 1.5 ml of culture(4.5 x 106 CFU), kept under humid conditions.

c Inoculation with a 20-l drop of culture.

d 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e Epidemic 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f Twenty microliters of culture spread on coupons.

g Time before strain became culture positive in Bactec 12B growth medium after exposure to copper.

h Inoculation with 20 l of virion suspension.

i One hundred microliters of dilute culture.

j Twenty-five microliters of culture spread on coupons with a glass spreader.

k Thin film applied with a cotton swab.


<표 3>에 나타낸 구리표면에 접촉된 미생물의 제거 연구는 대부분 습식 접종(inoculation)기술, 즉 일반적으로 20μl의 세포현탁액(cell culture)을 시편에 묻히는 방법을 이용하였다. 이것은 실험실 테스트를 위한 유효한 접근 방식이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건조한 구리표면을 잘 모사하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건조 방식을 연구하기 위해서 면봉으로 소량의 액체를 금속표면에 도포하는 방식도 수행되었다.


이때, 얇은 액체필름은 몇 초 내에 증발하여 모든 세포가 금속표면에 직접 접촉할 수 있다. 이러한 조건에서 E. coli(대장균)와 기타 세균은 노출된 지 몇 분 이내 비활성되었음을 보였다. 이것은 건조한 금속성 구리표면이 축축한 것보다 훨씬 더 살균성이 있음을 시사하며, 구리표면에 의한 접촉 살균 메커니즘이 더욱 더 연구되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구리에 관한 연구는 병원체에 국한되지 않고 해양 생물에 대한 Cu 합금의 방오성(防汚性)에 대해서도 연구가 진행 된 바 있다. <그림 5>에 일본 미쓰비시 머티리얼(Mitsubishi Materials)이 개발한 양식용 어망 동합금을 해수 내 침지한 결과를 나타내었다.


구리합금 와이어가 해수내에서 오랫동안 방치되었을 경우, 미쓰비시 머티리얼이 개발한 UR30, UR30ST(66Cu-0.6Sn-0.6Al-Zn) 합금이 일반 상용합금인 C6870(78Cu-2.2Al-Zn)과 C7600(88Cu-10Al-1.4Fe) 합금보다 우수한 방오성을 나타내는 것이 확인되었다. 강도 및 기타 특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첨가된 Ni, Al 그리고 Fe가 해수와 반응하여 표면에 화합물을 생성시킨다.


즉, 해수 내 합금이 오랫동안 방치되었을 경우 표면 화합물의 생성으로 구리합금과 해수와의 접촉 면적이 계속 감소한다. 살균성을 가지는 구리합금 표면의 감소는 바이오 필름 생성을 촉진하고, 이 표면에 해조류 및 조개류의 seed가 용이하게 접착되고 성장한다.


그러므로 그림에서 보인 바와 같이 일반 합금 와이어 주위가 해수 생물체로 잠식된다. 이러한 와이어를 어망으로 사용했을 때, 부착된 해수 생명체(조류, 패류)는 어망 사이의 간격을 좁히고 산소의 출입을 억제하여 양식되는 어류를 폐사시킬 수 있다.


또한, 부착된 해조류와 조개류 등의 무게가 합쳐져 양식업 종사자들이 어망을 회수할 때 큰 에너지를 소모하여 작업 효율을 감소시킨다. 해수 분위기에서 구리합금의 방오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해수와 반응하는 원소를 제거하고 어망으로써의 적절한 강도를 유지하는 것이 본 개발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동합금의 살균 특성을 적절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제품의 기존 요구 특성을 만족하는 설계가 필요하다.


구리합금 이외에 은을 이용하여 항균성을 연구한 결과도 한국재료연구원에 의해 보고된 바 있다. 주기율표상 같은 족에 위치한 은도 유사한 전자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은의 항균성에 대한 연구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다음 그림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은 나노와이어(nanowire)도 효과가 있는데, 전자빔을 은 나노와이어에 쪼였을 경우 Ag-O 산화물이 생성되며 살균 효과가 있는 Ag+ 이온이 보다 쉽게 방출되어 돌출된 Ag-O 화합물이 박테리아에게 기계적 스트레스와 데미지(damage)를 입힌다. 그람 양성균인 황색 포도상구균(S. aureus)은 표면처리 효과가 미약하지만, 그람 음성균인 대장균(E. coli)은 장시간 접촉시 우수한 살균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알 수 있다.


구리합금 이외의 비정질 합금을 이용하여 항균특성을 연구한 결과도 진행되고 있다. 2014년 국립대만과학기술대학교(National Taiwan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의 Chu는 Zr계(Zr53Cu33Al9Ta5) 및 Cu계(Cu48Zr42Ti4Al6) 비정질 합금을 스퍼터링(sputtering)하여 박막을 만든 후, 그람 양성균인 황색 포도상구균과 그람 음성균인 대장균의 살균특성을 연구하였다.


아직까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그림 7>에 나타낸 바와 같이 비정질 박막은 실리콘 표면에 비해 소수성(물과의 친화력이 적은 성질)을 나타내므로 박테리아가 표면에 접촉하기 힘들어지고, 구리 이온이 비정질 표면으로부터 배출되어 살균성을 가진다고 보고하였다.


구리가 포함되면서도 균일하게 분포되어야만 살균성이 향상된다고 했는데, 비정질합금의 특성상 첨가된 조성이 균일하게 분포될 수 있고 다른 결정질 금속 보다 형태의 변형이 자유로우므로 금속소재에 의한 살균능 향상에 적절한 착안점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친수성 및 소수성은 화학적인 성분 이외에도 표면의 형태에 의해서도 제어될 수 있다. 이른바 연잎효과(Lotus Effect)로 불리는 초 발수성은 소수성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표면형태는 화학조성과 상관없이 여러 기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18년 한국기계연구원의 임현의 박사팀은유리에 나노 필라(nano pillar) 구조를 만들어 발수성 표면을 조성(造成)하였고, 그람 음성균인 대장균(E. coli)과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을 나노필라 구조를 가진 표면에 접촉시켜 살균특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수분에 대한 초발수성을 유지한 유리의 표면구조가 초 발수성과 살균특성을 동시에 나타낼 수 있는 것을 밝혔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유리 표면의 나노 필라는 세균의 움직임을 저지함과 동시에 뾰족한 나노 필라의 끝은 세균의 세포벽을 물리적으로 파괴한다. 세균은 종류 및 크기가 다양하고, 외피 구조가 종에 따라 매우 다를 수 있으므로 세균의 종류에 따른 나노 필라 구조의 살균 특성을 더욱 깊게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서 금속 자체를 직접적으로 사용하거나 금속의 표면을 변화시켜 살균특성이 나타나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았다. 구리와 은 원소가 살균능이 있고, 금속표면에 소수성을 부여하거나 표면의 나노구조를 조성하면 병원체를 제거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 표3

▲ 그림 4 구리표면의 미생물 접촉살균 메커니즘의 개요도

▲ 그림 5 구리합금 와이어의 해수 침지실험 결과

▲ 그림 6 전자빔 조사가 은 나노와이어의 형태 및 화학적 상태에 미치는 영향 모식도

▲ 그림 7 Zr계 및 Cu계 TFMGs(Thin Film Metallic Glasses)와 물의 접촉각 및 그람 양성균 및 그람 음성균의 살균 효과(비교는 실리콘 웨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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