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수요 급증, 소재개발 필요성 대두
기존 스펀본드 및 멜트블로운 방식 고습도 노출시 효율↓
환경오염 없는 나노섬유필터 주목받아
■기술의 정의 및 분류
마스크는 미세먼지, 황사 같은 입자성 유해물질과 신종플루,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와 같은 질병의 감염원 등으로부터 인간의 호흡기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미세먼지는 WHO(World Health Organization) 산하의 IARC(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에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되었으며, 2019년 발발한 COVID-19의 감염률이 높아짐에 따라 마스크의 중요도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 유통 중인 마스크는 사용 목적 및 성능 등에 따라 공산품, 산업용 그리고 의약외품 마스크로 다음의 표처럼 분류할 수 있다.
이 중에서 입자성 유해물질 및 바이러스 감염원 차단을 위해 주로 사용하는 마스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서 의약외품으로 분류한 보건용 마스크(KF80, KF94, KF99)이다. KF는 ‘Korea Filter’의 약자이며, KF 뒤에 표기되는 숫자는 0.6㎛, 0.4㎛ 크기의 평균 입경을 가지는 염화나트륨 입자 또는 파라핀 오일 미립자에 대한 입자 차단율인 분진포집효율을 나타낸다.
이 외에도 마스크 성능을 구분하는 지표로는 안면부 흡기저항 및 누설률이 있으며, 국내에서는 이 모든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KF 마스크의 등급을 나눈다. 마스크의 등급을 나누는 기준은 나라마다 상이하며 각 나라에서 시행하는 표준법에 따라 마스크를 구분지어 표기한다.
보건용 마스크는 안감, 겉감, 정전 필터 등을 포함한 3~4중의 적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사용자 편의를 위해 턱받이, 위 코받이, 코편, 밴드가 추가적으로 부착되기도 한다. 정전 필터는 필터 내부에 형성된 정전기를 통해 미세먼지, 세균, 바이러스, 비말(호흡기 질병 감염원) 등을 걸러주는 핵심 역할을 하며(그림 1), 주로 폴리프로필렌(PP, polypropylene) 소재가 활용된다.
상용화된 대다수의 마스크 필터는 수 마이크로미터(㎛) 직경의 섬유를 생산하는 스펀본드(spunbond) 공정과 멜트블로운(meltblown) 공정을 통해 제작된다.
최근에는 직경이 약 수십 나노미터(nm)에서 수백 나노미터 사이의 나노섬유를 생산할 수 있는 전기방사(electrospinning) 공정이 차세대 필터 제조 기술로서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으며, 전기방사 기술을 통해 제작된 나노섬유는 낮은 흡기저항 및 높은 분진포집효율을 유도할 수 있는 신소재로써 큰 주목을 받고 있다.
■ 기술의 원리
1) 스펀본드 필터
스펀본드 방식은 폴리프로필렌(PP, polypropylene), 폴리에틸렌(PE, polyethylene),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polyethylene terephthalate) 등의 고분자가 용해된 용융 고분자 용액을 섬유 웹 형태로 만드는 방사 방식 중 하나로, 특별한 처리 없이도 용융된 형태의 섬유들이 적층되며 웹을 형성하는 공정이다(그림 2).
이때, 용융된 상태로 뿜어지는 고온의 고분자가 섬유 형태를 가질 수 있도록 약한 공기를 불어주는 것 외에는 추가적인 공정이 없다. 방사된 섬유는 10~20㎛ 정도로 그 직경이 비교적 두껍고, 낮은 밀도로 컨베이어 벨트(수집판) 위에 쌓여 필터를 형성한다. 컨베이어 벨트에 모인 섬유들은 롤투롤(roll-to-roll) 방식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특히, 만들어진 스펀본드 필터는 섬유 직경이 두꺼워 기계적 강도가 높으며 길게 뽑아내어 가공할 수 있는 특징 때문에 마스크의 안감 및 겉감의 생산 기술로 주로 활용되고 있다.
2) 멜트블로운 필터
멜트블로운 방식은 용융 고분자 용액을 웹 형태로 만드는 방사 방식 중 하나로서 스펀본드 공정과 그 원리는 비슷하나, 용융 고분자를 뜨거운 공기로 방사하기 때문에 스펀본드보다 얇은 10㎛ 이하 직경의 섬유를 얻을 수 있다(그림 2중).
멜트블로운 부직포의 제조 공정시 불량이 적게 발생하고 원료의 물질안전보건자료가 존재하여 인체 친화적 소재를 사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얇아진 섬유의 직경에 추가로 냉각 공기를 불어주는 공정을 통해 방사 섬유를 층층이 쌓아 올릴 수 있으며 방사된 섬유의 자체적인 물리적 결합으로 웹을 형성할 수 있다. 따라서 미세 이물질이 통과하기 힘든 구조로 구성되어 후공정을 통해 정전기를 부여하면 초미세먼지까지 여과할 수 있는 정전기 필터가 제조된다.
대표적인 정전기 부여 방식은 코로나 방전법과 하이드로 대전법(hydrocharging)이 있다. 코로나 방전법은 롤 위에 만들어진 섬유에 10~100 kV 사이의 높은 직류 고전압을 부여하여 코로나 방전을 유발하고 섬유 표면에 정전기를 띄게 만드는 방법이다.
하이드로 대전법은 부직포 섬유에 35~3450kPa의 수압으로 물을 분사하여 하전시키는 방법이다. 이렇게 정전기가 부여된 필터들은 일반 필터보다 압력강하가 낮으면서 집진 효율이 높아 진공청소기, 방진마스크, 보건용 마스크, 공기 청정기용 필터로 널리 사용하고 있다.
3) 전기방사 필터
전기방사(electrospinning)는 고분자 용액 및 용융된 고분자를 내뿜을 수 있는 젯(jet)에 전기장을 가하여 약 수십 나노미터에서 수 마이크로미터 사이의 직경을 가지는 고분자 섬유를 연속생산하는 공정으로(그림 3), 천연/합성고분자 및 복합 고분자 등의 다양한 종류의 고분자 방사에 응용되고 있다.
특히, 기능성 나노입자, 생체 단백질 또는 금속 및 세라믹 전구체 등을 방사 용액에 첨가할 경우 다양한 기능성 섬유를 얻을 수 있다. 최근에는 마스크 필터의 호흡 편의성 및 높은 분집포집효율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나노섬유를 활용한 필터 개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전기방사의 기본 구조는 크게 전기방사 용액이 토출되는 바늘(needle), 용액을 일정한 속도로 밀어내는 실린지 펌프(syringe pump), 뽑힌 섬유를 수집하는 전도성 집진판(current collector)과 직류 고전압 발생기(power supply)의 4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림 3>에 도시된 것처럼 3단계의 과정을 거쳐 섬유 제조가 이루어진다.
구체적으로는 ① 바늘의 끝부분으로 토출되는 용액이 반구 형태를 이루고 있다가 바늘 팁에 인가된 수~수십 kV의 전기장으로 인해 액상의 고분자 방울이 테일러 콘(taylor cone)을 형성하는 단계, ② 가해지는 전기장이 고분자 용액이 가지는 표면장력을 넘어서면서 테일러 콘의 끝에서부터 젯 형태로 토출되는 단계, ③ 고분자 용액 내 충분한 분자응집력이 형성되어 고분자가 연신 및 회전하며 연속적인 섬유를 생산하는 단계로 이루어진다.
특히, 이렇게 고분자가 연신되면서 용매의 휘발이 일어나고 동시에 n차 방사 과정이 이루어지면서 머리카락보다 가는 수백 나노미터 단위의 미세섬유가 만들어진다.
고분자 용액을 전기적으로 방사하는 공정은 간단하지만 방사되는 단일 섬유의 형상 및 특성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표 3>과 같이 다양한 물성 인자 및 공정변수들을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으로는 고분자 분자량, 방사 용액의 점도 및 전기 전도도 등의 물성 인자와 인가전압, 토출량, 온도 및 습도 등의 공정 변수가 있다.
■ 마스크 소재 관점에서 전기방사 기술의 중요성
마스크 소재 디자인을 위해 필요한 요소는 가격, 친환경성, 통기성, 분진포집효율, 누설률, 생산성 등이 있다. COVID-19가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함에 따라 방역 및 전염 예방을 위해 보건용 마스크의 수요가 급증하였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마스크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유통되는 마스크 필터는 생산 단가가 낮고 대량 생산이 가능한 스펀본드 및 멜트블로운 방식으로 제작되며, 필터를 여러 겹으로 적층하여 유해 입자의 제거 성능을 제어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다. 그러나 이렇게 생산된 필터는 고습도 환경에 오랜 시간 노출되거나 물에 젖고 나면 필터가 지닌 정전기를 잃어 분진포집효율이 저하되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식약처에서는 마스크를 재사용하기 위한 소독(헤어드라이어, 전자레인지, 알코올) 및 세탁은 권장하지 않고 있다.
유엔 무역 개발 회의(UNCTAD)에서는 2020년 마스크의 전 세계 매출이 약 1,6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는데(2019년 약 8억 달러), 이는 곧 마스크 폐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임을 의미한다.
기존 스펀본드 및 멜트블로운 공정으로 제조된 필터의 경우 200g/m2의 높은 면적당 무게비를 가지므로,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마스크가 생산되고 폐기될 것이라고 가정하면 원재료의 사용량 및 폐기량은 환경오염 측면에서 유의미한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다.
특히, 플라스틱 폐기물이 자연 분해되려면 짧게는 수십 년에서 길게는 수백 년의 긴 시간이 필요하므로 장기적으로 환경오염을 심각하게 일으키게 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에는 직경이 작고 가벼운 무게를 가짐에도 분진포집효율이 우수한 나노섬유 필터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나노섬유 필터는 면적당 무게비가 최대 10g/m2 정도로 기존 필터 섬유 대비 원재료의 사용량 및 폐기량을 최대 1/20배까지 줄일 수 있다.
가벼운 면적당 무게뿐만 아니라 조밀한 기공 크기 덕분에 기존 필터 대비 얇은 두께의 필터를 생산할 수 있어 향상된 호흡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나노섬유 필터의 양산 공정의 부재, 기존 섬유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기계적 강도 및 나노섬유 기반 필터의 표준 시험법 부재 및 유해인자 검출 등의 제한점들로 인해 나노섬유의 상용화는 아직 이루어지지 못한 실정이다.
이 외에도, 필터에 포집된 미립자 및 감염원의 유해성 문제, 기존 마스크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입 모양이 보이지 않아 생기는 의사소통의 어려움에 대한 해결이 필요하다. 향후 마스크 소재는 빠른 자연분해 소재의 활용, 세척 및 세탁을 통한 재사용성, 그리고 항바이러스 기능을 통한 감염원 사멸 능력의 기능성을 갖춘 마스크 필터의 연구개발 기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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